지역이 세계무대의 핵심적인 경쟁주체로 부상하면서 세계 각국은 지역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역개발 단위를 광역화하는 한편 국경과 행정구역을 뛰어넘는 초광역적 거대 경제집적지 형성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1989년부터 ‘INTERREG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경과 행정구역을 뛰어넘는 초광역적ㆍ초국경적 지역개발에 재정 지원을 강화했으며, 미국 또한 11개 거대지역(Mega-Regions)형성 전략 ‘America 2050'을 논의 중이다.
동아시아에서도 이러한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 간 양안개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와 달리 그간 우리의 지역 및 국토발전 전략은 국내 지향 행정구역 단위의 산술적 균형발전에 우선순위가 있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과 세계 3대 경제권으로 성장하고 있는 동북아 경제권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동북아 경제블록의 구심점을 육성하는 정책으로의 방향 전환이 시급해진 것이다.
동ㆍ서ㆍ남해안벨트, 기능으로 연계
이러한 차원에서 이명박 정부는 남해안ㆍ동해안ㆍ서해안 등을 국가 신성장동력지대로 육성하는 초광역개발권 정책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추진 중이다. 즉, 해양과 대륙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연결하고, 5+2 광역경제권을 기능적으로 연계ㆍ보완할 수 있도록 동ㆍ서ㆍ남해안과 남북교류ㆍ접경지역을 대외개방형 4대 벨트로 발전시키고, 이와 연계해 내륙권의 산업ㆍ특화자원 등의 개발을 촉진하는 내륙 초광역개발권도 육성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초광역개발권 육성은 기존의 지역발전정책과 분명히 차별화되는 정책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초광역개발권은 국가 및 국토발전을 한반도를 넘어선 동아시아와 환태평양 그리고 세계라는 거시적 차원과 환경 속에서 모색하는 전략이다. 둘째, 수도권 일극집중형이라는 현재의 국토 공간을 다극분산형의 국토 공간구조로 재편할 수 있는 장기적 정책이다. 셋째, 광역경제권의 경계를 넘어선 초광역적 공간스케일에서 이를 네트워크화시켜 국토개발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의를 지닌다. 즉, 기존의 거점 중심개발에서 선 또는 벨트 중심의 지역개발이 될 수 있는 시발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2008년 7월 발표된 초광역개발권 추진구상은 이를 보완한 기본 방향을 거쳐 2009년 12월 제3차 지역발전위원회 회의에서 확정됐다. 초광역개발권의 비전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광역경제권 간 상생발전을 위한 개방형 신성장지대 구축’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3대 목표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한 동북아 초국경적 협력 개발기반 구축’, ‘광역경제권 간 기능연계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 신성장축 구현’, ‘산맥ㆍ하천 등을 활용하는 국토의 녹색성장 잠재력 극대화’를 제시했다. 이는 다음의 5대 중점추진 전략을 통해 구체화된다.
첫째, 환동해ㆍ환황해ㆍ환태평양권 등 개방형벨트별로 초국경적 경제교류 협력을 촉진한다. 환동해권은 극동러시아, 일본의 호쿠리쿠, 토후쿠권 등과 에너지ㆍ물류 분야의 교류를 촉진하고, 환황해권은 중국 동부연안 경제거점을 연계한 초국경적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 환태평권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부산-후쿠오카 간 협력을 토대로 남해안과 서일본지역(큐슈권 등)과 초국경 경제협력지대를 구축한다.
둘째,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관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통합 교통ㆍ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간다. 아시안 하이웨이 등 유라시아 도로망과, 한반도 철도망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ㆍ중국횡단철도(TCR) 연계를 추진하고, 인천공항 3단계 확충을 비롯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 부산항ㆍ광양항 및 배후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초국경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개방형 벨트 및 광역경제권 간 기능적 연계와 상생발전을 견인할 동서남북 간선 교통물류망을 구축도 진행한다.
셋째, 국가 신성장동력 육성 및 거점연계를 강화한다. 국가기간산업, IT, 에너지, 국제물류 등 지역주력 및 연관산업 간 초광역 연계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신성장 육성 전략과 녹색성장 전략 등 국가 산업발전 전략을 구현하는 창조적 신성장 산업벨트를 조성하는 등 세계 수준의 산업벨트를 구축한다. 아울러 청정 해양ㆍ경관자원과 생태자원을 연계한 글로벌 녹색 휴양ㆍ관광지대를 조성한다.
권역간 연계 사업도 활성화 꾀해
넷째, 초광역 공유자원 및 문화권을 활용한 지역공동발전을 추진한다. 백두대간ㆍ하천 등 수려한 경관과 자연생태자원을 활용해 생태탐방ㆍ체험관광ㆍ자연휴양 및 교육자원으로 발전시키고, 지역고유의 문화예술ㆍ역사자원ㆍ자연환경 등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창조산업을 육성하며 권역 간 연계를 통해 창조지대를 형성한다.
다섯째, 한반도 통일시대에 대비하는 국토기반을 조성한다.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접경지역에 산업ㆍ관광ㆍ물류기능 등을 수용하는 남북한 교류협력지구를 조성하고, 남북한 철도망 복원, 간선도로망 연결 추진 등으로 한반도 통합 교통체계 구축을 모색한다. 또 비무장지대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태 관광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접경지역의 녹색ㆍ생태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5대 추진전략은 동ㆍ서ㆍ남해안 및 남북교류 접경지역 등 벨트별로 실천적인 사업계획을 담은 발전종합계획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구체화된다. 지난 5월 남해안을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ㆍ물류ㆍ휴양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4대 전략 166개 세부사업에 24조원을 투자하는 남해안발전 종합계획이 확정됐으며, 조만간 동ㆍ서해안 및 남북교류 접경지역 종합계획도 확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륙첨단, 백두대간, 대구-광주 연계협력권역 등 3개 권역을 대상으로 권역확정을 위한 세부적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내륙초광역개발권 육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초광역개발권 기본구상과 종합계획이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비롯한 관련 법제도적 정비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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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超국경 국제컨퍼런스, ‘제주선언문’ 채택
지난 7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2010 초국경 지역발전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동북아 초국경 지역발전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한 이번 회의는 한ㆍ중ㆍ일ㆍ러 동북아 4개국의 저명한 지역정책 학자 100여명이 참석한 첫 행사였다.
이번 컨퍼런스는 초국경적 도시 및 지역 간 협력을 촉진하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위한 ‘제주선언문’을 채택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동북아 지역 간 협력을 활성화하고 장애가 되는 제도적 규제를 발굴ㆍ개선하기 위해 ‘동북아 지역발전 정부 간 협력회의(가칭)’ 설립, 공동 학술연구를 위한 ‘동북아 지역발전 협력기금’ 조성, 3국 정상회담 사무국 내 ‘국토ㆍ지역분야 협력회의’ 신설 등이 담겼다. 참석자들은 지난 5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통합, 표준화 인적자원과 지식교류를 골자로 한 ‘3국 협력비전 2020’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3개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활발하게 교류해 21세기 동북아 지역공동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폐막 직전 우리나라 동남권 광역발전위원회와 일본 큐슈권 경제조사협회가 MOU를 체결해 동북아 초국경적인 광역경제권 형성과 교류활성화를 위한 지역협력의 물꼬를 텄다. 7개 광역경제권발전위원회는 향후 일본 8대광역권 간 산업ㆍ관광ㆍ물류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