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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동향
급성장하는 온라인 도박, 현실적 해법은?
강지은(KDI 경제뉴스분석팀 책임전문원) 2010년 08월호
1919년 미국 의회에서 「전국 금주법」(National Prohibition Act)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 법안은 미국 양조산업을 붕괴시키고 밀주업자들을 양산했을 뿐 실효를 전혀 거두지 못했다. 이후 마약 금지 조치도 금주법과 마찬가지로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미국 금지법 시리즈의 최근판인 「온라인 도박 금지법」(Unlawful Internet Gaming Enforcement Act)’도 상황이 더 낫지는 않다. 2006년「온라인 도박 금지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이후 잠시 주춤했던 미국의 온라인 도박 거래가 법 통과 이전 수준으로 다시 증가한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온라인 도박이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온라인 도박을 계속 하고 있다.
어떤 컴퓨터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순식간에 카지노의 슬롯머신이나 포커테이블이 될 수 있다. 도박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온라인 도박을 단속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009년 합법적인 세계 도박 시장 규모는 3,350억달러에 달했으며, 그중 복권과 카지노가 3분의 2 정도를 차지했다. 온라인 도박 시장은 2009년 매출 약 260억달러로 세계 도박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9년 전체 시장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도박은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앞으로 이 시장이 연간 13% 속도로 성장해 2012년 무렵에는 매출 36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도박은 전체 도박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기존 도박 산업과 규제 정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경마 등 기존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도박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도박을 금지해야 한다는 또 다른 논리는 더욱 고차원적인 것이다. 중독 가능성이 있는 활동들을 불법화함으로써 사람들을 인간의 내재된 탐닉 본성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타당하지만 법의 규제 아래 도박을 허용하는 것보다 도박을 금지해 음지에서 활개 치도록 만드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영국에서는 온라인 도박이 합법이다. 그러나 영국 온라인 도박업체들은 미성년자 도박 금지 등의 규제를 지키고 세금을 납부하면서 투명한 경영을 한다. 반면 온라인 도박이 불법인 미국에서 사람들은 법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면서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비밀스러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해외에 등록된 사이트에서 온라인 도박을 한다. 다른 유럽 국가, 특히 오랫동안 경마와 복권의 국가 독점 사업권을 보호해 왔던 프랑스조차도 온라인 도박 시장을 합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유럽의 합법화 추세가 미국 등으로 확산되고 결국 온ㆍ오프라인 도박의 통합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정부가 국민의 도박을 장려한다는 발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합법화해 규제한다는 것이 장려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박은 담배와 마찬가지로 합법화하되 그 위험에 대한 경고를 업계에 의무화하는 정책적 접근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 담배회사에서 담뱃갑에 암에 대한 경고문을 붙이듯, 카지노 측에서 돈을 딸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사람들이 합법적인 시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온라인 도박을 하도록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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