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특집
동반성장의 성공 키워드는 단속과 처벌이 아닌 격려와 칭찬
이종욱(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상생협력연구회 회장) 2011년 02월호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MB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나 강연을 통해 ‘상생’을 강조했다. 그 후 9월 28일, 대통령 주재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회의’가 개최되면서 ‘동반성장’이란 용어가 본격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략회의에서 제시된 동반성장의 정책과제는 ‘공정거래 질서의 확립, 중소기업 사업영역의 보호 및 동반성장 전략의 확산,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 지원’이며, 정부는 동반성장 노력이 임기 내 산업 생태계 문화로 착근될 수 있도록 추진․점검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차원의 이행점검시스템이 성패의 관건

MB 정부의 ‘동반성장’은 제2기 동반성장이라 할 수 있다. 1기 동반성장은 2005년 10월 법률 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 회의에서는 ‘장기적 관점으로 우리 경제의 비전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이후 ‘성장둔화ㆍ분배악화’라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 1월 ‘동반성장을 위한 비전과 전략’ 보고서가 발간됐다.
동반성장의 1기와 2기의 주요 차이점은 목표가 다르고 실행 조직이 다르다는 점이다. 2기 동반성장에서는 기업 간 동반성장을 이행하는 시스템이 두 가지다. 하나는 민간 주도의 동반성장위원회이고 또 하나는 정부 차원의 동반성장 이행 점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 MB 정부 상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동반성장위원회는 청와대 전략회의 이후 약 2.5개월 만인 2010년 12월 13일 출범과 함께 1차 회의를 통해 ‘동반성장의 이행 헌장’을 선택했다. 주요 내용은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파트너 인정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준수,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금지, 중소기업의 충분한 기업역량 확보, 중소기업의 하도급 윤리 준수’ 등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이행 헌장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이용할 것인가가 관심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준비한 수단을 보면, 위원회는 기업별 동반성장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의 기업 간 거래에 대한 연구를 보면, 중소기업의 역량,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신뢰 수준, 그리고 새로운 역량을 축적한 새로운 기업들이 동반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균등 등이 상생협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을 반영하기 위해, 창의력과 도전정신으로 신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들이 대기업ㆍ중소기업들의 협력관계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시스템을, 그리고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을 배제해야 한다면 그런 배제 원칙 등을 동반지수에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중소기업 실태조사 자료에서 2008년 기업 간 거래를 보면, 중소기업 간 거래는 64.5%, 중소기업ㆍ대기업 간 21.5%, 대기업 간 거래가 14.0%이다. 중소기업 간 거래가 대기업 간 거래 보다 약 3배나 더 많다. 상생협력 지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1차 협력사 거래를 넘어,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인 2ㆍ3ㆍ4ㆍ5차 협력사의 거래를 어디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의 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 언론ㆍ매스컴ㆍ시민단체 등의 감시를 통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간 거래는 제대로 감시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와 법 이론으로 이루어진 공정거래이론을 기초로 기업 간 거래를 다루고 있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전문가, 중소기업 전문가와 법 전문가가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는지 스스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동반성장 사이버 종합지원센터’, 범부처 차원의 ‘동반성장 추진 점검반’을 운영해 업종별․분야별로 추진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그 결과는 분기별로 국민경제대책회의(대통령 주재)에 보고해 불공정 거래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해야 한다.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는 시스템 정착돼야

정부는 의욕적으로 동반성장 점검 시스템을 제시하고, 조사결과 적발된 위반업체는 과징금 부과한도를 4~5배로 상향하는 등 제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 간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간 거래에서 불공정 거래는 정책 당국이 발견하기도 어렵고, 현실적으로 부당한 거래를 하는 중소기업인은 정책 당국의 제재를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례로 2차 협력업체가 3차 협력업체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면, 3차 협력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 경찰이나 검찰에 고발해 재판으로서 해결해야 한다.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형사사건이 아니고 민사사건이며, 법원에서 민사사건의 진행 과정을 보면 연체된 납품대금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민사사건의 진행되는 동안,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3차 협력업체는 부도가 날 수 있다.
동반성장이 그동안 정부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상생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기업들이 이루어 놓은 상생의 과실을 이용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더 새로운 결과를 창출할 것인지는 대통령ㆍ정책당국ㆍ동반성장위원회의 개방된 자세와 정책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겸손한 자세에 달려 있다.
지난 6년 동안 기업 간 상생의 이론 개발 및 기업 현장 조사 및 인터뷰를 통해 자료 수집과 분석을 해 온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동반성장 성공의 키워드는 단속과 처벌이 아니고 격려와 칭찬이다. 서로가 미래 생존을 위해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는 시스템의 정착인 것이다. 기업 간 최고의 ‘짝짓기’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구축에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