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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동반성장, 함께 가야 멀리 간다
형준호(대ㆍ중소기업협력재단 과장) 2011년 02월호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동반성장’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확실한 미래경영 환경에서 국가 산업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필수조건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데다, 대ㆍ중소기업 간에 내재된 해묵은 불평등ㆍ불공정ㆍ불신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져서다. 이러한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핵심에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쟁력 확보, 대ㆍ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해소를 통한 중소기업의 성장과 고용 확대가 있다.

세계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 네트워크’로 변화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에 대한 세간의 기대와 관심은 매우 크다. 중소기업의 자생력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이 계속해서 요구되는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동반성장에 대한 모멘텀은 이미 형성됐다. 이를 위한 대ㆍ중소기업의 의지 또한 성숙되고 있어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을 찾는 것은 필수불가결의 최우선과제다. 한국형 모델 마련을 위한 선진국의 정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 'SME PACT'통해 혁신 중소기업 성장을 유도

프랑스혁신청(OSEO) 및 프랑스혁신중소기업협회(Comite Richelieu)가 2005년 도입한 중소기업 협약(이하 ‘SME PACT’)은 혁신 중소기업과 대기업 및 공공기관 간의 협약을 통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줘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협약은 중소기업이 처한 각각의 상황적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권고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약은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혁신 중소기업들이 시제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공급하면 정부는 지원을 통해 이 둘의 연결고리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협약에 참여한 대기업은 매년 협약금액만큼 혁신 중소기업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이를 정부에 보고하며, 정부는 이를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2010년까지 약 60여개의 대기업이 참여중인 이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에서는 매년 10% 이상(200억유로)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적 판로확보를 통해 해당 중소기업들이 기술혁신에 매진할 수 있는 효과도 얻었다. 혁신 중소기업 제품의 우선 구매에 대한 취지에 공감한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자발적인 서약(구매협약)을 통해 현재 유럽 최고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노베이션 노르웨이, 유형별 협력 파트너십 지원

‘이노베이션 노르웨이’는 노르웨이 산업-지역개발펀드(The Norwegian Industrial and Regional Development Fund), 노르웨이 무역협의회(The Norwegian Trade Council), 노르웨이 산업발명 컨설턴트 협회(The Norwegian Consultative office for Investors), 노르웨이 투어리스트 위원회(The Norwegian Tourist Board)의 합병을 통해 설립됐다. 중소기업 혁신 지원기관으로 주로 신기술 개발, 농업,에너지 및 환경 등의 분야를 지원하며, 산업연구개발계약(IFU) 제도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금 지원과 신기술ㆍ신제품 개발에 대한 자금을 지원한다.

노르웨이는 460만 인구의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수출을 통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선택적으로 지원하며, 이들의 성장을 통해 고용 증가와 경제 성장을 이루려 한다. IFU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해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할 때 자금을 지원한다. 대ㆍ중소기업이 각각 1/3씩 부담하고 정부가 나머지 1/3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대기업 유형 및 중소기업과의 관계에 따라 다양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파트너십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품을 개발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과 동일하나, 이 프로그램은 한발 더 나아가 마케팅 채널로서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형성한다. 즉, 대기업 영업망을 통해 개발한 완제품 또는 솔루션 등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술협력한 대기업의 영업망뿐만 아니라 직접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 유효수요를 더 많이 창출하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이 고용과 성장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환경, 해양산업, 일반산업, 에너지, 환경 등의 중소기업들이 지원 대상이며, 대기업의 공정에 포함되는 신제품 또는 시제품 및 시장에서 구별되는 소프트웨어,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통합), 모든 새로운 유형의 프로세스 및 제조공법 등도 해당된다. ‘이노베이션 노르웨이’는 2009년 EU에서 수여하는 정부정책의 엔터프라이즈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지원받은 중소기업들은 고급인력 확보와 경영혁신 성공,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시장 다변화와 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ㆍ중소기업, 이제는 성장 패러다임을 바꿔야

해외 선진국의 성공적 대ㆍ중소기업 간 협력 사례는 자발적이면서도 시장지향적인 프로그램과 정부의 다양한 지원방법을 특징으로 한다. 우리의 동반성장 모델이 나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는 우리 경제의 고질적 난제(難題)와 미제(謎題, 수수께끼 같아서 잘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로 치부돼 왔다. 중ㆍ고등학교 사회시간에 배웠던, 수출의존적 우리나라가 항상 만성적자를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중소기업이 타 국가만큼 성장,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극복하고 개선해야 할 때가 됐다. 우리와 같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독일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발달한 국가로, 산업기반이 매우 튼튼해 외국으로의 자금유출이 그리 많지 않다. 주요 부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매우 부러우면서도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젠 대ㆍ중소기업 간의 성장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내가 너보다 더 성장ㆍ발전해야 한다는 식의 이분법적 성장이 아닌, 너와 함께 둘 다 이기는(win-win) 협력 동반성장이야말로 21세기 한국형 동반성장의 최적모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지금보다 더욱 성장한다면 무역수지 흑자, 청년실업 개선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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