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복지’에 대한 토론으로 뜨겁다. 국민이 가장 원하는 복지혜택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정부와 국민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부담을 나눌 것인지가 소시민들의 모임에서도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로 우리 사회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민들의 관심에 부응하는 복지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이에 맞는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는 토대를 다지기 위해 현재 우리의 복지정책의 방향과 모습을 올해 복지예산을 통해 점검해 보고자 한다.
올해 복지예산의 특징은 한 마디로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서민희망 예산’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그간 정부는 2차례에 걸쳐 추경예산과 수정예산을 편성했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결과로 우리 경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층은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완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경제나 위기가 오면 서민 등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어렵게 되고 회복과정은 가장 늦다. 서민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경제성장의 혜택을 나누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는 것이 ‘2011년도 서민희망 예산’의 목적이다.
보육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
올해 복지예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5조2천억원 증가한 86조4천억원이다. 정부 전체 예산 규모가 309조1천억원인데 여기서 28.0%를 차지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지원 규모와 함께 내용도 중요하다. 정부는 전체 복지예산에서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핵심과제 8개를 선정해 중점 지원한다. 핵심과제는 생애단계별로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과제와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선정했다. 생애단계별 핵심사업은 보육, 아동안전, 교육, 주거‧의료 부문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다문화가족에 중점을 뒀다. 여기에는 모두 32조2천억원이 투입된다.
서민희망 8대 과제 중에서도 지난해 9월 1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된 3가지 과제는 이번 서민희망 예산을 가장 잘 대표한다.
첫째, 보육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한다. 어린이집에 만 0~5세 아이를 보내는 보육가정의 70%는 보육비용 걱정이 없도록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고, 맞벌이가구에 대한 무상보육 지원대상도 확대한다. 서민의 보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점에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특성화고 학생에게 교육비를 전액 지원한다. 일반고에 비해 특성화고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녀 비율은 일반고의 2배이고 결손가정 비율은 4배에 달한다. 우수한 학생들이 특성화고에 진학할 수 있고 이들이 취업해 중산층 이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교육희망 사다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성화고 활성화는 청년실업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저소득층 성적우수 장학금을 신설하고, 전문대 우수학생에게도 국가장학금을 신규 지원하는 등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을 확충한다.
셋째, 다문화가족은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고 결혼이민자의 직업 교육과 취업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많은 결혼이민자들이 취업능력이 낮은 저소득층 여성이고 이들 자녀의 교육여건도 취약하다. 다문화가족은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의 0.7% 수준이나 2050년에는 5%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
중장기 재정 건전성 확보에도 주력
올해 서민희망 예산을 편성함에 있어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한 판단기준이 됐다. 따라서 소득 수준을 고려해 취약계층 위주로 지원했고, 저소득층의 자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자리 사업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정부는 서민희망 예산에 소요되는 재원을 경기회복에 따른 세입 증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다. 지난해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상에도 관련 소요를 충분히 반영했다. 늦어도 2014년까지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초반으로 개선할 계획이므로 중장기 재정 건전성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건전한 재정운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빨라 향후 급격한 복지지출 증가가 예상된다. 복지지출은 의무지출적 성격이 강해 한번 늘어나면 줄일 수가 없어 재정운용의 경직성이 심화되고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나 재원 확보에는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 복지의 양적 확대는 ‘우리(세금)’ 또는 ‘우리 아이들(국가채무)’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부담의 증가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이에는 많은 논의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한정된 재정여건을 감안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선정과 이미 추진 중인 복지사업의 효율성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2012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올해 서민희망 예산을 점검하고 보완하려고 한다. 서민‧중산층의 삶의 질을 더욱 개선하면서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복지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