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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휴대폰 단말기 선택권 확대되고 통신비 부담 완화되고
이승진(방송통신위원회 통신이용제도과 사무관) 2012년 03월호

올해 5월부터 이동통신사의 대리점이 아닌 다른 유통망에서 구입한 단말기도 USIM(가입자 식별카드)을 넣으면 통신이 가능한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가 시행된다. 2세대 이동통신(CDMA)에서는 단말기 식별번호와 가입자 정보가 단말기에 모두 내장돼 단말기와 이동통신서비스가 기술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는데 3세대 이동통신(WCDMA)에서는 가입자 정보는 USIM에, 단말기 식별번호(IMEI)는 단말기에 저장돼 USIM을 다른 단말기에 삽입해 사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식별번호(IMEI; 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는 총 15자리로 구성되며 IMEI를 통해 국적, 제조사, 모델, 단말번호 등의 파악이 가능하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2003년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자사에 IMEI가 등록된 단말기만 통신을 허용하는 폐쇄형 IMEI 제도를 운영해 왔다.

단말기 유통경로 다양화하고 투명성 높여

폐쇄형 IMEI 제도는 이동통신사가 개별 단말기 정보 파악이 가능해 단말기의 도난ㆍ분실 시에 이동전화 번호만 신고해도 단말기 사용을 차단할 수 있다. IMEI 등록절차를 통해 단말 모델을 파악하고 모델별로 부가서비스와의 정합성을 맞추며 통신망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출처불명 단말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 반면, 단말기 공급권한을 이동통신사가 사실상 독점함으로써 단말기 오픈마켓의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말기 가격의 투명성 논란과 이용자의 단말기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IMEI가 이동통신사에 등록되지 않아도 통신을 허용하고 도난ㆍ분실 신고된 단말기만 통신을 차단하는 제도를 운영해 이동통신사 이외에 제조사ㆍ유통업체 등 별도의 유통채널이 발달하고 유통망에 구애받지 않고 단말기를 자유롭게 구매․사용할 수 있어 우리나라와 대조가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년 6월부터 단말기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동통신사, MVNO(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자), 국내외 단말 제조사, 관련 연구기관의 전문가 등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제도개선에 착수했다. 다양한 논의 끝에 이동통신사에 IMEI가 등록되지 않아도 통화를 허용하는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단, 이동통신사에 IMEI가 등록되지 않은 단말기도 통신을 허용하되 이용자가 IMEI를 관리하는 것이 우리나라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쉽지 않은 측면을 고려해 자신이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IMEI를 등록하면 이동통신사가 관리하고, 이동통신사가 유통한 단말기는 이용자의 편익을 위해 IMEI를 관리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사별로 도난․분실 신고된 IMEI를 별도로 관리할 경우 다른 이동통신사에 신고된 단말기의 사용을 차단하기 어렵다. 이용자가 분실이나 도난 신고한 단말기는 국내 다른 이동통신사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IMEI 통합관리센터를 구축해 IMEI DB를 공동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IMEI 통합관리센터가 구축되면 도난․분실 신고된 단말기의 IMEI가 통합관리센터에 저장되고, 이용자가 통신을 시도할 때 단말기의 IMEI 여부를 체크하므로 신고된 단말기의 불법 사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별로 단말기 사양이 달라 USIM을 이동할 경우 MMS가 호환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사업자의 경쟁력으로 여기고 사업자별로 별도의 규격을 사용했는데 이번 제도개선으로 MMS 규격을 통일해 5월부터는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USIM을 이동할 경우 음성(영상), SMS, CID는 물론 MMS까지 호환이 된다.

요금․서비스 경쟁 활성화 → 이용자 편익 UP!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단말기 구매방식에 제약이 없는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의 도입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 국내 단말기 유통구조는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제조사에 특별한 사양 등을 제시해 개발하고, 이를 자사의 대리점에 유통, 판매하는 방식을 유지해 이동통신사가 유통하지 않은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IMEI를 이동통신사에 별도로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동통신사가 유통하지 않은 단말기도 USIM을 삽입하면 통신이 가능해 이용자의 불편이 사라지게 된다. 해외 단말기의 국내 유통이 자유로워져 이용자의 단말기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유통망이 등장하게 되고 유통망 간에 단말기 가격경쟁이 촉진될 것이다. 가격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가격 인하에 기여하게 된다. 이용자의 요구에 맞는 단말기 유통을 촉진하고 대형마트, 제조사 대리점, 전자상가 등 다양한 유통업체 간 가격경쟁을 촉진해 소비자가 다양하고 저렴한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는 이동통신사의 다양한 요금제 중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고 단말기도 다양한 제품군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단말기를 선택해 가입하면 통신요금 인하의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최근 MVNO 사업자가 보조금 없는 USIM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본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음성, 문자,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요금은 절반인 요금제다. 요금부담이 되는 이용자는 MVNO의 USIM을 구입해 약정이 끝난 단말기나, 중고단말기에 삽입해 사용하면 통신요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단말기 유통구조가 개선되면 이동통신사는 통신요금과 서비스라는 본원적 경쟁에 몰두하게 되고 요금과 서비스의 경쟁이 활성화될수록 이용자의 편익은 커지게 된다.

그러나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가 시행돼 이용자에게 보다 큰 혜택이 제공되기까지는 준비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이동통신사가 자사의 각종 시스템을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가입자의 단말기 정보를 모두 갖고 있었으나, 단말기의 정보가 없이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구조로 바꿔야 한다. MMS 규격이 사업자마다 달라 MMS가 호환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MS 규격을 OMA(Open Mobile Alliance; 모바일 개방형 표준개발을 위한 표준화 기구)규격으로 통일하기로 하고 5월부터 출시되는 단말기는 OMA 규격을 탑재하도록 단말기 제조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국내에 유통되는 단말기는 IMEI 번호가 단말기에 표기되지 않아 이용자가 IMEI 번호를 알 수 없었는데 IMEI 관리 주체가 단말기 소유자로 변경됨에 따라 단말기에 IMEI를 표기해야 한다.

단말기 구입 방식에 제약이 없는 요금할인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이동통신사업자는 신규 가입자에게 단말기 보조금과 요금할인을 제공하면서 자사에서 단말기를 구입한 가입자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이 아닌 일반 유통망에서 단말기를 구입한 소비자는 단말기 보조금은 물론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단말기를 구입할 유인이 없게 된다. 따라서 단말기 구매 방식에 제약이 없이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단말기 유통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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