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지막 화요일, 서울 세종로 KT 1층에 위치한 올레스퀘어에는 수용인원을 넘는 200~300명이 운집한다. 스타트업 기업 교류의 대표적 장인 ‘고벤처포럼’이 열리기 때문이다.
스타트업(start-up).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IT를 기반으로 한 초기기업을 일컫는 말이 국내에 들어온 지 3년가량 흘렀다. 언론에서 쓰기 시작한 말이 정부와 사회 일반에 확대되면서 이제는 흔한 용어가 됐다.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는 미국 리빙소셜에 인수합병(M&A)됐고, 동영상 검색기술 개발사 엔써즈는 200억원에 KT에 매각돼 화제가 됐다. 국내에도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설법인 수는 지난 2008년 5만855개에서 2011년에는 6만5,110개로 20%가량 늘었다. 벤처 창업, 왜 이렇게 늘었나.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은 전 세계에 창업 붐을 일으켰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한 것. 한국에서 2000년대 초반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리면서 닷컴 붐이 조성됐듯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망 투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야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4세대 이동통신(LTE, 롱텀에볼루션) 전국망을 구축해 창업 열기가 더 뜨겁다.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책도 나왔다. 창업용 경진대회가 생겼고 엔젤투자자금이 투입됐다. 중소기업청 모태펀드가 투자한 벤처펀드 6조4천억원 중 엔젤투자매칭펀드에 2012년 700억원, 2013년 500억원이 투입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부진도 벤처 활성화에 한몫했다. 돈이 벤처로 흘러들었다. 소프트뱅크코리아 정도만 활동하던 초기 투자시장에 스톤브릿지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는 물론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아산나눔재단 등 각종 엔젤투자자금이 조성됐다.
1세대 성공 벤처 기업인의 후배 양성활동도 활발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스ㆍ이니시스ㆍ첫눈ㆍ태터앤컴퍼니 창업자가 뭉쳐 만든 프라이머는 2010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엔턴십’은 창업과정을 미리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장병규 첫눈 창업자가 설립한 본엔젤스, 이석우 카카오 의장이 만든 케이큐브벤처스 같은 엑셀러레이터(투자 및 멘토링 제공회사)도 등장했다. 2세대 벤처 기업가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도 매각에 성공한 후 노정석 태터앤컴퍼니 창업자 등과 기획형 인큐베이터(사무실ㆍ자금지원ㆍ교육 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설립했다. 독일 인큐베이터 로켓인터넷과 팀유럽도 한국에 상륙했다.
IT벤처 전문 정보도 다양해졌다. 전통 매체는 스타트업 전담팀을 신설했고, 전문 매체도 나타났다. 인터넷 매체 벤처스퀘어ㆍ비석세스(BeSuccess)는 물론 ‘쫄지 말고 투자하라’, ‘뜨거운 감자’ 같은 인터넷방송(팟캐스트) 프로그램도 인기를 끈다.
정보는 인재를 모은다. 해외 유학파, 컨설턴트, 명문대 출신은 물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벤처업계에 뛰어들었다. 티켓몬스터 성공 이후 미국 펜실베니아 경영대 와튼스쿨 유학파 사이에 창업 경쟁이 붙을 정도다. 김혜원 소셜클래스 대표, 문성혁 위제너레이션 문성혁 대표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