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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증가인가? 멸망인가?’
김준식 아시안프렌즈 이사장 2013년 01월호

‘인구 증가인가? 멸망인가?’ 이 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 최초의 이민성 장관인 아서 콜웰(Arthur Calwell)이 호주의 대규모 이민촉진정책을 설명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슬로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 끝난 후 호주의 인구는 불과 7백만명밖에 안됐다. 호주는 이 인구로는 국방도 경제발전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백호주의(白濠主義)를 포기하면서 점차 아시아 지역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2년 현재 270개 민족이 260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다문화국가를 만들어 인구 2천2백만명, 2011년 OECD 행복지수 세계 1위, 1인당 국민소득 6만6,984달러의 행복한 복지국가가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한 인구 순유출국이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이러한 때에 한국의 다문화정책이 단순히 결혼이민자들을 지원하는 다문화 복지정책 차원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국의 다문화정책과 재한외국인정책은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인구ㆍ노동ㆍ경제ㆍ교육문화ㆍ공공외교정책 등을 모두 포괄하는 ‘다문화 사회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연구작업이 필요하다. 재한외국인(다문화가족 포함)이 한국의 인구동향ㆍ경제에 미치는 영향, 공공외교에 대한 기여도, 한국인의 다문화사회 인식과 교육 등에 대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의 다문화 사회정책(재한외국인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각 부문에 대한 단편적인 연구는 있어 왔지만 이젠 보다 심도 있고 포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도 한국의 다문화정책과 재한외국인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정부 기구가 필요하다. 우선은 국무총리실에 외국인정책국을 신설ㆍ운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중장기적으로는 서구 여러 나라와 같이 이민청 설립을 적극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는 통치자가 넓은 영토를 점령한 후 다문화정책을 펼쳤을 때 빠르게 안정되고 발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발해, 고구려의 역사에서도 돌궐, 예멘 등등을 모두 끌어안았을 때 가장 번성했다. 미국은 이민족을 33% 받아들였다고 하고, 중국은 50개 소수민족을 수용하고 인정했다고 한다. 폐쇄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는 나라는 흥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한류가 퍼져나가듯 우리도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배워야 한다. 우리가 다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훗날 우리 아이들은 세계인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한국이란 나라에 고립될 수밖에 없다. 수대를 걸쳐 올라가면 인류 전체가 하나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접근하면 어떨까. 국내 275개 성씨 중 절반 이상이 귀화한 성씨라고 한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민족이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되 다른 문화와 민족의 정체성과 수평적으로 연결될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 여러 문화를 온전히 포용할 때 우리나라가 바람직하게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2013년이 그 원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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