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까지 25년간 다녔던 첫 직장에서 일관되게 고수했던 철칙이 하나 있다. ‘회사동료들 사이에서 절대 종교얘기 정치얘기 하지말자.’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모두가 똘똘 뭉쳐 목표를 향해 나가도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말까 한 판국에, 조직 안에서 종교나 정치 관련 얘기를 하다 보면 자칫 구성원 간에 마음의 골이 생기거나 심지어 반목과 앙금이 생길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제 전쟁에 버금가는 뜨겁고 치열했던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한쪽엔 감격스러운 환호성과 잔치 분위기가 가득한 반면 반대쪽엔 엄동설한 삭풍 같은 냉랭함이 가슴을 짓누를 것이다. 여진처럼 선거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누가 나에게 ‘당신의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1초의 머뭇거림 없이 답할 것이다. 일거리 좀 많아지고, 회사 경영실적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것. 해가 바뀌었으니 직원들 급여도 올려주고, 미뤄온 노후장비를 교체해 새 장비도 들이고 싶고, 후배들 신바람 나게 근무환경도 개선했으면 참 좋겠는데….
나의 소망은 그저 손 모아 기원만 해선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TV 뉴스에 나오듯 국제경기가 풀리고 유럽경제가 회복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는 식의 거창한 모범답안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는 우리로서는 나라경제 전체에 힘찬 맥박소리가 들리고, 기업들이 적극적ㆍ도전적ㆍ창조적으로 시장과 고객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덩달아 일거리가 생기고 늘어난다. 그러니 부디 바라건대 우리 기업들 전반에 생기가 돌고 ‘한번 해보자’는 의욕과 의지, 으?으? 하는 기운이 회사 울타리 밖으로 차고 넘쳤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히 선거후유증에서 우리 국민 모두 말끔히 빠져나와야 한다. 대통령 후보는 여럿이었으나 우리나라와 국민은 ‘하나’여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이번에 선출된 대통령과 정부가 명확히 인식하고 ‘하나 되는 대한민국’에 모든 리더십과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다. 만약에라도 다음 대선 때까지 계속 국민들이 둘로 나뉘어 대립하고 외면한다면 에너지 누수가 너무 커서 결코 국민의 힘이 극대화될 수 없다는 이치를 말씀드리는 것이다. 첫 출발은 ‘국민마음 어루만져 주기와 하나로 모으기’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상대 후보진영과 경쟁했던 사이지만 집권에 성공한 쪽에서 치유와 회복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져가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상처와 멍은 빠르게 낫고 새살이 돋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2013년 나의 꿈은 그리 엄청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 직원들 개개인에게 적절한 업무량이 생기고,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해 성과를 높이고, 그 결실로 퇴근 후 가정에서 보다 큰 웃음꽃이 피게끔 해줄 수만 있다면 ‘직원대표’로서 더 이상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정책, 기업들의 기를 살려줄 금융지원, R&D 투자의욕을 고취시킬 각종 제도들도 시급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국민들이 서로서로 어깨동무하고 웃게 해주고 ‘선플’ 달게 해주는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