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맞벌이부부가족은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가족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자녀양육을 위한 보육시설 등 육아인프라의 부족,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주 출산 연령대에서 급감하는 등 경력단절의 문제, 취업여성 대부분이 가사를 병행하는 부담 등이 드러나면서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임신 중이거나 자녀가 고등학교 이하인 취업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 워킹맘 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워킹맘의 7가지 갈등은 ①일ㆍ가정 양립이 어려운 조직 분위기 ②조직에서의 성장비전 부족 ③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모성보호제도 ④워킹맘과 상사ㆍ동료 간의 큰 인식격차 ⑤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지원 부족 ⑥보육기관의 질과 비용 문제 ⑦남편의 가사ㆍ육아분담 미흡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한 2012년 여성신문사의 ‘워킹맘 고통지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 고통지수의 상당 부분이 워킹맘이라서 소홀해질 수 있는 가정 및 자녀와 관련해 나타났다. 이들 연구에서 귀결되는 강조점은 워킹맘 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의 중요성과 일ㆍ가정 양립문화의 조성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다양한 일ㆍ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근로자의 출산, 육아 및 취업을 지원하는 근로자 지원제도와 임신ㆍ출산 여성의 고용안정 지원, 직장보육시설 지원, 여성고용 지원 등의 사업주 지원 제도로 나뉘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제도의 이용실태를 보면 산전 후 휴가가 80%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고, 다음이 육아휴직, 유사산 휴가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는 여성들이 사용하는 것이며, 남성배우자의 경우에는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로 인해 가족친화적인 일ㆍ가정 양립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워킹맘들도 임신, 출산 등에서 일ㆍ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육정책의 경우 보육료 지원을 통한 보육의 경제적 부담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취업여성의 일ㆍ가정 양립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에는 그 운영이 미약한 실정이다. 또한 방과 후 돌봄의 경우 자녀의 연령에 따라 다양한 돌봄지원이 여러 부처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돌봄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지속성에도 한계가 있음이 노정되고 있다.
또한 가사는 여전히 부인의 몫으로 남아 있다. 국민생활시간조사 결과 남성의 경우 맞벌이와 무관하게 가사와 가족에 사용하는 시간이 30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민간기업의 조사결과는 출산 이후 여성 직장인들에게 남편ㆍ가족의 가사분담과 배려가 가장 필요함을 말해줬는데, 가사분담에 대한 통계청의 남녀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80% 이상이 ‘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하거나 공평하게 분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의식과 실천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자녀양육 현실에서 돌봄친화 사회환경 조성은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영ㆍ유아기~초중등기’에 이르는 빈틈없고 연속적인 돌봄제도 운영(보육제도 개선, 공동육아 등 다양한 육아지원, 남성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의 실시, 가족친화기업문화 조성 등)을 통해 여성들의 기회 사용과 능력 발휘 그리고 실질적으로 부모권과 근로권을 남성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양성평등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