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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기본은 ‘아이의 행복’
최용규 동양매직 R&D본부 개발팀 과장 2013년 02월호

“우리 아이를 상위 1%로 키우고 싶다.”


육아고수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러 간 자리, 첫마디에 덜컥 실망할 뻔했다. 하지만 상위 1%는 ‘성적’이 아니라 ‘행복’을 일컫는 것이었다. 육아의 가장 큰 원칙과 비법을 묻는 질문에도 최용규 씨는 아이의 행복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그 바탕엔 가정의 행복이 있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은우아빠’는 언제부터 육아고수였을까. 그도 처음엔 다른 아빠들처럼 회사일로 바빴다. 올해 여섯 살인 은우가 갓 태어났을 무렵 그는 서울 연신내의 집과 경기도 화성의 회사를 오가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보냈다. “내 애가 태어나서 좋았을 뿐 막연히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은우 세 살 무렵 회사 근처로 집을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육아에 관심을 갖고 시간을 할애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 그는 주말이면 몸과 마음을 온전히 가정에 둔다. 밥, 빨래, 청소를 전담하고 은우도 돌본다. 결혼식 등으로 외출하게 되더라도 무조건 가족과 함께다. 부인이 나갈 수 없는 경우라면 은우를 꼭 데리고 나간다. 부인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회사일로 바쁜 평일은 어떨까. 수요일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날로 정했다. 화ㆍ목요일은 야근을 하거나 도서관에 가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 월ㆍ금요일의 경우 저녁은 밖에서 하더라도 일찍 귀가해 은우와 놀아준다.


그도 처음에는 그저 아이에게 잘해주는 ‘딸바보’였다. 그러다 “모든 부모는 상위 1%의 아이를 키우길 원하지만 정작 부모 자신은 상위 1%의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소위 ‘꽂혔다’. 아빠가 그냥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초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니 그렇다면 공부를 해보자 해서 육아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홈페이지(http://www.familynet.or.kr)를 즐겨찾기 해두고 강좌가 열릴 때마다 신청해 수강했다. 최근 수강을 마친 4주 코스의 아버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그밖에 보건복지부 주관의 ‘100인의 아빠단’, 온라인 카페 ‘아빠놀이학교’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어렵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그런 질문 자체가 우리 사회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워킹맘에게는 그런 질문을 잘 하지 않잖아요? 육아는 엄마의 일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주를 이루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실은 아빠도 육체적으로 힘들 때가 있다고, 여전히 직장과 가정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 했다. 한 가지 원칙은 있었다. 직장에선 일만, 가정에선 가정만 생각한다는 것.


또 하나 돋보이는 점은 그가 아이의 발달과정에 맞춰 늘 준비하는 아빠라는 것이다. 최근엔 자기주도학습 코치 자격증을 땄고, 언젠가 사춘기를 맞을 은우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방통대 청소년학과에 지원했다. 이런 거창한 것 말고도 평소 은우와 늘 놀아주고 소통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최 씨는 은우가 “아빠~ 엄마한텐 비밀인데…”라며 무언가를 말해줄 때 자신과 많은 것을 공감ㆍ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단지 ‘프렌디(friendy)’하기만 한 아빠는 사양이란다. “친구처럼 친하면서도 멘토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힘들 때 찾을 수 있는 그런 아빠 말이죠. 아이가 언제나 저를 자기 편으로 생각했으면 해요.”


오는 봄, 은우는 누나가 되고 최용규 씨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가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은우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가족회의를 열 생각이에요. 뭘 결정하든 회의를 거치는 거죠. 무엇보다 가족의 일주일 스케줄을 서로 공유해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낼 겁니다. 같이 식사하는 시간도 꼭 만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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