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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날’엔 칼퇴근을, 사내 ‘아버지학교’선 아빠교육을!
전희진 이코노믹리뷰 기자 2013년 02월호

“일하랴, 애들 돌보고 살림하랴, 바쁘다 바빠. 대한민국에서 워킹맘 아무나 못한다!”


결혼 후 일, 육아, 가사로 힘든 워킹맘들의 하소연에 ‘슈퍼우먼’, ‘슈퍼맘’을 강요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높다. 요즘 미혼 여성들, 결혼 계획은 있으나 정작 결혼 생각을 하니 망설여진다. 출산과 육아가 부담스러워서다. 그 이면엔 여성의 출산ㆍ육아 부담에 대해 ‘나 몰라라’ 하는 우리 기업들의 불편한 진실이 자리한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고용 유지 및 출산을 장려하는 제도는 아직도 미흡한 상태다.


이러한 실상은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래 노동력이자 성장 동력으로서 ‘여성’은 물론 ‘아이들’이라는 인력 자원을 확보하고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워킹맘들이 일하면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과 제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워킹맘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기업 내 근로문화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가족친화적인 경영은 근로자의 만족도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도 향상시키고 나아가 저출산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대표적인 가족친화기업으로 꼽힌다. 1993년 유연근무제를 시작한 데 이어 산전휴직 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고 모성보호공간인 ‘느티나무그늘방’과 보육시설 ‘푸른숲어린이집’을 마련했다. 2007년부터는 임산부 간담회를 열어 여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했다. 이에 힘입어 사내 여직원들의 육아휴직사용률은 2006년 4.8%에서 2011년 91.7%로 껑충 뛰었다. 10명 중 9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셈이다. 직무 만족도는 직원들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집중력을 높여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최근 유한킴벌리처럼 출산ㆍ육아 부담을 덜어 아이 낳기 좋은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니 반갑다. 삼성전자는 자녀가 만 12세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 기준을 확대했다. 법정 기준은 만 6세까지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법정 육아휴직 기간인 1년에 추가로 1년 더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2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한 건 유통업계에서도 처음이다. SK건설은 반일 휴가를 오전과 오후 각각 2시간씩 나눠 사용하는 ‘육아 반차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포스코의 경우 첫째 아이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은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제’를 도입했다.


‘일과 삶의 균형 지원센터’를 설립한 LG디스플레이나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Family Day)’로 지정해 정시에 퇴근토록 한 아벤트코리아 등 보건복지부와 맞춤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저출산 극복에 나선 기업도 있다.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성과 더불어 출산ㆍ육아 부담을 여성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는 사회나 기업의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남성의 육아ㆍ가사 참여 및 돌봄 강화를 위해 도입한 유한킴벌리의 사내 ‘아버지학교’는 주목할 만한 사례다. 출산과 육아, 자녀 교육의 책임을 남성과 여성이 함께 지는 것을 사회와 기업이 격려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저출산 극복으로 이어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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