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서로 의지하고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복 받은 것이다. 아름다운 동행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고, 즐겁게,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 함께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고, 그 사람한테도 계속해서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동행의 대상으로 사람 이외에 음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우리가 사는 동안 피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먹은 음식이 어머니, 아버지를 거쳐 손자들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가 태어나서 먹는 음식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할 정도로 음식이 몸과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 성격, 성적과 사회적인 성취에도 음식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음식이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음식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은 음식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인근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먹을거리가 대부분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먹을거리의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있었고, 자신이 먹는 음식물의 생산자를 알고, 생산자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먹을거리는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생산한 것이다. 생산과정에서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농약 등이 사용되며, 장거리 수송과정에서 변질을 막기 위해 방부제 등이 사용된다. 또 제철에 생산된 것보다 자연의 시간을 거슬리면서 제철이 아닌 시기에 생산된 것이 더 많다. 닭이나 돼지 등의 공장식 사육에서 볼 수 있듯이 성장호르몬 등을 이용해 성장기간을 단축하기도 한다. 이러한 먹을거리는 공간과 시간의 맥락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정체불명의 음식물이며, 여기에서 우리는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음식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려면, 그것은 슬로푸드여야 한다. 슬로푸드는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 ‘공정한 음식’이다. 좋은 음식이란 맛이 좋고, 먹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음식이다. 깨끗한 음식은 생산과정에서 환경, 동물복지, 우리의 건강을 존중한 음식이다. 공정한 음식은 음식 생산자의 노고를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한 음식이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슬로푸드와의 동행은 우리 자신을 건강하게 함은 물론, 땅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고,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나 글로벌푸드가 아니라 슬로푸드를 먹고자 할 때, 우리가 먹는 음식이 보다 온전해지고 우리의 삶 또한 풍요로질 수 있다. 정성을 다해 천천히 만든 음식과 동행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