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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논쟁,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이창흠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 2013년 11월호

 

[WTO 이슈] IPCC 제5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과학분야) 발표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규명은 기후변화의 원인과 예측을 통해 대응수위를 결정하는 국제협상과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을 조직하고 지난 1990년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의 평가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올해 한반도의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가 가장 빈번했고, 역대 최장의 장마라는 각종 기록을 남겼다. 세계 곳곳에서 인류가 맞닥뜨리고 있는 기후변화 현상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돼 버렸다. 기후변화의 주요한 원인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과학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이러한 관심에는 기후변화의 증거로 자주 거론되는 빙하의 감소와 이상기온 등 가시적인 변화들과 더불어 기후변화가 과장됐거나 자연적 현상의 일부라는 비판적 의견 또한 적잖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을 조직하고 1990년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의 「기후변화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지난 9월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제36차 IPCC 총회에서는 제5차 기후변화 보고서 중 기후변화의 원인과 최근의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 및 앞으로의 변화 전망에 대해 기술한 「Working Group I(WGI) 보고서」를 승인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규명은 기후변화의 원인과 예측을 통해 대응수위를 결정하는 국제협상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학계뿐만 아니라 정부나 산업계의 관심이 매우 높다.

 

WGI 보고서의 핵심은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지구의 기후가 역사적 변동성을 넘어 변화하고 있고, 인간활동이 주된 원인이라는 점을 좀 더 확실성을 갖고 강조하고 있다. 지구에너지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모든 물질과 과정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고 있으나 특히 대기 중의 CO2 농도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대기 중의 CO2 농도는 산업혁명 전 280ppm에서 2011년 391ppm으로 산업화에 따라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감축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CO2 농도는 2100년 936ppm에 도달하며, 이에 따라 21세기 말(2081~2100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해 3.7℃ 오르고 해수면은 63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이 상당 부분 실현이 돼 CO2 농도가 2100년 538ppm에 그치는 경우 평균기온은 1.8℃, 해수면은 47cm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도 밝혔지만 지구온난화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매우 명백한 현상으로 인간활동이 최근 60년 간 온난화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extremely likely: 95% 이상 확률을 의미)'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향후 100여년의 기후변화에 대해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불확실한 과제다. 그러나 보고서는 세계 유수의 전문가 800명이 3년에 걸쳐 전 세계 과학 논문과 연구보고서 9,200건을 분석하고 종합해 작성됐으며, 회원국들의 합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보고서가 주는 의미와 메시지를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상관측 활동의 결과들을 통해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133년(1880~2012년)년 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0.85℃ 상승했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1850년 이래 지난 30년(1983~2012년) 동안이 가장 무더웠던 것으로 나타나 지구의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지난 110년(1901~2010년) 간 19cm 상승했으며, 최근 1993~2010년 사이에는 연간 3.2mm씩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구의 빙상과 빙하의 양은 계속해서 줄어 지난 34년(1979~2012년) 간 북극 해빙은 연평균 면적이 10년에 3.5~4.1%의 비율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1세기 말 평양의 평균기온 서귀포 수준될 것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의 진행과 미래예측이 한반도에 사는 우리와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동아시아 지역의 21세기 말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해 2.4℃ 상승하고, 강수량은 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반도의 경우 21세기 후반부 기후상승은 3.0℃로 더욱 높게 예측되고 있다. 이는 전 지구 또는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상승 예측치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추세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21세기 후반에는 평양의 평균기온이 현재 서귀포의 평균기온(16.6℃) 수준이 되고, 강원도 산간 등 일부 산간 지역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의 지역이 아열대 기후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감수해야 할 기후변화 영향이 우리 일상 곳곳에서 더욱 확연해 질 것이다. 폭염과 열대야로 인한 불편과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집중호우, 태풍과 같은 기상이변은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IPCC는 주기적으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세간의 의문을 해소하고 일반 국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는 역할을 해 왔다. 또한 기후변화 감축협상과 국가정책 이행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며 기후변화 대응에도 일익을 담당해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이 높고, 국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기후변화의 원인과 예측 분야에서 195개 회원국들이 합의를 도출하고 보고서를 채택했다는 것은 다자협력의 성과라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전개될 ‘Post-2020 신기후체제’를 위한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Post-2020 신기후체제’에 多국가 참여유도가 관건


저명한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수차례의 의견 수렴과 정부 간 검토를 통해 인간활동이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며,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것으로 확언한 만큼 앞으로 예정된 기후변화 협상에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보다 구체적인 노력과 지원을 거세게 요구할 것이고, EU 등 선진국들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모든 국가들에 대해 감축노력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IPCC 보고서의 발표에 맞춰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Post-2020 신기후체제를 위한 2015년 합의 내용에 구체적 감축목표를 포함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국가들이 2015년 상반기까지 감축목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는 이미 기후변화 대응 노력 차원에서 2030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략을 2013년 내에 의회에 제출하고, 2014년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맞춰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미온적이었던 미국도 보고서 결과를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IPCC는 각국의 기후변화 과학 수준과 역량을 보여주는 각축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천명의 과학자와 정책결정자들이 분야별로 모여 집필작업과 토론을 수행했고, 워킹그룹과 저자 회의, 총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집하고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협력해 왔다. 제5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작성에는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약 2,500여명의 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기후변화 협상에 자원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 못지않게 기후변화 과학을 위해서도 우리 위상에 걸맞게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이며 미래에 감축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 추세를 피할 수 없다는 IPCC 보고서의 기본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가 부딪힐 위험과 변화에 대해 준비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코니 헤데가드(Connie Hedegaard) EU 기후집행위원장이 ‘모든 과학자들이 100%의 확실성을 갖고 기후변화에 대해 경고하게 되는 날은 이미 때가 늦은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경고임을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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