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좌담 (요약편)
로봇과 미래사회
「e경제정보 리뷰」 2023-1호 좌담은 ‘로봇과 미래사회’를 주제로, 산업 경쟁력 확보와 로봇 전문 인력 양성 및 유치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고품질 기술 개발’, ‘부품 내재화 및 국산화’, ‘비즈니스 차별화’ 등의 노력이 거론되었다. 인력 측면에서는 ‘다양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 제공’, ‘중소기업 채용 보조금 지원’, ‘해외 우수 인재 영입’ 등이 제안됐다.
KDI 경제정보센터 자료연구팀
- 일시: 2023년 2월 14일 14:30~16:30
- 장소: 비즈허브 서울센터(서울시)
- 참석자: 서일홍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코가로보틱스 대표(좌장)
박현섭 티로보틱스(T-ROBOTICS) 부사장
백승민 LG전자 CTO부문 로봇선행연구소장(상무)
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기획사업본부 본부장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
구분선
1. Prologue: 로봇의 개념과 활용 사례
□ 로봇은 기계, 전기·전자, 컴퓨터, 통신, 재료 등 첨단기술 융합 분야로,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구분
• (산업용) 공장 자동화, 협동 로봇주1) 등 제품 생산부터 출하까지의 공정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주1) 협동 로봇: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면서 사람을 보조하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 (서비스용) 개인 서비스(가사, 여가, 돌봄 등) 또는 전문 서비스(의료, 국방, 물류 등) 영역에서 인간의 편의를 돕는 로봇
□ 공장에서부터 상업과 가정으로 로봇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협동 로봇, AMR (Autonomous Mobile Robots), 서비스용 로봇의 활용이 급증
• 제조·물류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한 협동 로봇,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 운반차)와 AMR(Autonomous Mobile Robots, 자율 이동 로봇) 활용이 점차 확대
• 상업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가 점차 감소함에 따라 음식 조리 로봇, 바리스타 로봇, 서빙 로봇 등 인력을 보완할 수 있는 로봇이 주목받고 있음.
2. 산업의 현주소와 경쟁력 확보
□ 2020년 기준 국내 로봇 시장은 산업용 로봇이 여전히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나, 서비스용 로봇 시장이 2019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34.9%↑)
• (산업용 로봇)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에 공급되던 수직 다관절 로봇에서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분야와 ‘스카라 로봇(Selective Compliance Assembly Robot Arm)주2)’이 부상
주2) 스카라 로봇(Selective Compliance Assembly Robot Arm): 4개의 축을 가진 산업용 로봇으로, 동작이 수평으로 이뤄져 수평다관절 로봇으로 불리기도 함.
• (서비스용 로봇) 2019년 대비 전문 서비스 로봇은 4,611억 원(+44.1%), 개인 서비스 로봇은 3,966억 원(+25.5%)의 매출을 기록,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의 증가세가 돋보임.
<표 1> 국내외 로봇 시장 매출액
출처: IFR(2021), 한국로봇산업진흥원(2021), 관계부처합동(2022) 재가공
□ 국내 로봇 관련 사업체는 대부분 중소규모 기업(98.7%)으로, 부품 수급 해외 의존도가 높아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
• 전체 로봇 기업 2,500개 社 중 중소기업이 2,467개 社로 전체의 98.7%를 차지(한국로봇산업진흥원, 2021)
• 산업용 로봇은 일본과 유럽 기업이 선도하고, 물류 로봇, 의료 로봇, 서빙 로봇으로 대표되는 서비스용 로봇은 미국과 중국 기업이 주도
[그림 2] 국가별 서비스 로봇 개발 기업 수(Top 10)
출처: IFR(2022)
□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기업 스스로 ‘고품질 기술 개발’, ‘부품 내재화·국산화’, ‘비즈니스 차별화’ 등의 시도 필요
• (고품질 기술 개발) 중국의 강점인 중저가 영역에서는 경쟁이 쉽지 않으므로, 물류 로봇, 디스플레이 이송 로봇 등 높은 품질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를 선점해야 함.
• (부품 내재화·국산화) 우리나라 제조용 로봇은 구동부주3)가 제품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여 가격 경쟁력이 낮은 수준, 정석대로 부품 국산화 노력을 지속
주3) 구동부: 정밀한 움직임에 필수적인 모터, 감속기, 제어 등을 의미
• (비즈니스 차별화) 식당, 호텔, 병원 등 상업용 버티컬 영역별로 로봇을 공급하는 ‘로봇 전문 SI 기업’, 국내 인프라를 활용한 ‘비즈니스 아이디어 발굴’ 등이 핵심
3. 전문 인력 양성·유치 방안
□ 한국경제연구원(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로봇 분야 인력 부족률주4)은 35%로, 미국, 일본, 독일 대비 인력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남.
주4) 인력 부족률: 업계 수요 대비 부족한 인력의 비율
[그림 3] 국내 주요 기술 인력 부족률 [그림 4] 로봇 분야 인력 경쟁력(한국=100)
출처: 한국경제연구원(2020)
□ 이에 따라 전문 인재 양성, 고급 인력 및 해외 우수 인재 확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
• (전문 인재 양성) 로봇 개발 프로젝트 및 실증사업, 해외 유학·파견, 인턴십 프로그램 등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
• (고급 인력 채용) 중소기업·지방기업 기피에 따른 인력 쏠림이 심각한 수준임에 따라 보조금 지원과 정주 요건 개선 등의 아이디어가 논의됨.
• (해외 인력 유치) GDP 순위가 낮은 국가에 있는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하여 비자 및 영주권을 연계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음.
4. 전문 인력 양성·유치 방안
□ 로봇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방향으로는 ‘공공 데이터·공공 시장 확대’, ‘국제 정세 기반 수출 정책’, ‘로봇 설계 안정성 기준 강화’, ‘협업 생태계 조성’ 등이 거론
• (공공 데이터·공공 시장 확대) 공공 데이터를 국내 기업이 저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앙정부, 지방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로봇을 적극 도입·활용하는 방안이 있음.
• (국제 정세 기반 수출 정책) 미·중 간의 기술 패권 경쟁으로 미국이 중국산 로봇의 대체재를 찾고 있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여 정책을 추진해야 함.
• (로봇 설계 안전성 기준 강화) 로봇 설계 안전성 기준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 간에 간소화된 인증 제도를 적용한다면 전략적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
• (협업 생태계 조성) 이동, 조작, 지능 등 공통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조성할 경우, 공통 기술에 각각의 전문성을 더하는 +α의 형태로 발전 가능
5. Epilogue: 로봇과 공존하는 사회
□ 로봇의 일자리 대체 문제를 논하기엔 시기상조이며, 단기적으론 로봇이 기업의 생산성 강화와 개인의 일자리 유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
• 일부 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하여 저숙련 관련 일자리를 고숙련 일자리로 전환하거나, 일자리의 노동력을 경감하고 3D 작업을 완화해 주는 공생적인 관계로 발전
• 원격제어가 가능한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주5) 로봇과 몸에 장착하는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은 고령층·장애인을 보조하여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를 제공
주5)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원거리를 의미하는 ‘Tele’와 참석을 뜻하는 ‘Presence’의 합성어로, 원격제어를 통해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는 대상과 실감형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
□ 프라이버시 침해를 비롯해 로봇을 독점하는 소수 빅브라더(Big Brother) 출현에 대해선 ‘생산자·사용자 윤리 마련’, ‘법·정책·보험 정비’ 등의 해결책이 제시
• (생산자·사용자 윤리 마련)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로봇을 개발하는 한편, 면허, 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
• (법·정책·보험 정비) 도로교통법·개인정보 보호법에 대한 정비와 함께 로봇을 훔쳐 가거나 고의로 고장 내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선행되어야 함.
□ 다만, 과도한 제한은 신산업의 발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규제에도 현 기술 수준과의 적절한 협상이 중요함을 피력
* 이 내용은 전문가 좌담 내용을 재구성한 것으로 KDI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내용을 보도하거나 인용할 경우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