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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좌담
에지 컴퓨팅(종합)편 - 디지털 혁신, 에지 컴퓨팅
KDI 경제정보센터 교육콘텐츠2팀 2024년 03호
전문가 좌담
디지털 혁신, 에지 컴퓨팅
「e경제정보리뷰」 2024-3호 좌담은 ‘에지 컴퓨팅’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원장(좌장)을 비롯해 김동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네트워크전략팀 수석, 김선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클라우드기반SW연구실 책임, 배건규 주식회사 사각 대표, 백상헌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이기호 KT 차세대NaaS연구팀 팀장이 참여했다.

KDI 경제정보센터 교육콘텐츠2팀
구분선
일시: 2024년 8월 12일 15:00 ~ 17:00
장소: 비즈허브 서울센터
참석자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원장(좌장)
      김동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네트워크전략팀 수석
      김선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클라우드기반SW연구실 책임
      배건규 주식회사 사각 대표
      백상헌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이기호 KT 차세대NaaS연구팀 팀장
구분선
#1. 에지 컴퓨팅의 개념 및 등장 배경

김종원 오늘 좌담회는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주제로 기술, 산업, 사회적 이슈를 함께 다뤄보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에지 컴퓨팅 쪽에서 항상 문제되는 부분은‘에지가 무엇이냐’,‘에지 컴퓨팅이 무엇이냐’인데, 그래서 개념에 대해 저희가 한 번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이야기하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정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선욱 에지 컴퓨팅은 중앙 집중식 데이터 센터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 근처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분산 컴퓨팅(distributed computing) 패러다임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에지 컴퓨팅은 본래 클라우드 컴퓨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으나, 현재는 에지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상호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협력적인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에지 컴퓨팅은 리소스에 제한이 있지만, 클라우드는 더 풍부한 리소스를 제공하므로 두 기술의 협업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에지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협력적인 관계”
 

<그림1>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의 비교

자료: 삼성디스플레이(2021)

백상헌 학계에서는 초기에 ‘Cloudlet’주1)이라는 용어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의 말단을 의미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에지 컴퓨팅에 관한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접근됩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모바일 코어(core) 네트워크와 무선 액세스(access) 네트워크로 구분되는데,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의 끝부분에서 단말로 넘어가기 전 단계를 에지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또는 IP(Internet Protocal) 기반 전송망의 끝 부분을 에지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러한 구분은 네트워크 형상이나 어떤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지 컴퓨팅의 정의는 네트워크 형상이나 서비스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1) 인터넷 가장자리에 위치한 이동성이 향상된 소규모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위키피디아)
 
김종원 현재는 여러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포그 컴퓨팅(fog computing)은 클라우드와의 관계에서 에지 컴퓨팅을 설명하는 시도로 사용되었으며, 모바일 에지 컴퓨팅(Mobile Edga Computing, MEC)이나 멀티-액세스 에지 컴퓨팅(Multi-Access Edge Computing)이라는 용어도 사용되고 있고, 방금 말씀하신 Cloudlet, 또한, 온디바이스(On-Device) AI라는 개념도 에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용어와 개념을 구분하여 다루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기호 에지의 개념이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 이렇게 먼저 쉽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버라이즌(Verizon) 같은 경우는 10개의 에지를 만들었거든요. 근데 미국에서 하나의 에지가 사실 우리나라 전체 규모와 동일합니다. 이처럼 에지가 도대체 어디까지냐부터 정의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지'의 정의는 응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지’의 정의는 응용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배건규 스타트업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비용 문제입니다. 현재 많은 서비스들이 클라우드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같은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서버와 각 단말기의 에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transaction) 비용이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앙화된 컴퓨팅을 에지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전체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 외에도 일부를 내리거나 아니면 단말기까지 내려오는 경우, 이를 우리 업계에서는 에지 컴퓨팅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타트업계는 비용 문제로 중앙화된 컴퓨팅을 에지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표1> 에지 컴퓨팅 주요 개념
자료: 이주형, “에지 컴퓨팅 자원 관리 기술 동향”, 한국전파학회학술지, 2019


#2. 에지 컴퓨터의 특징

김종원 에지 컴퓨팅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에지 컴퓨팅을 왜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에지 컴퓨팅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와 그 특징, 장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왜 에지 컴퓨팅을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동희 에지 컴퓨팅의 범위와 정의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에지 컴퓨팅을 어느 수준에서 어떤 방향으로 지원하고 활용 사례를 만들어야 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는 5G 초기 단계에 통신사를 중심으로 에지 컴퓨팅을 공공, 산업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융합 서비스를 실증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킬러 서비스 또는 확산이 가능한 서비스가 개발된다면 에지 컴퓨팅뿐만 아니라 5G 서비스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당시 5G 기술과 에지 컴퓨팅 모두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에지 인프라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실증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확산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습니다. 최근에는 에지 컴퓨팅의 개념이 확장되어, 각각의 디바이스가 에지로서 기능하면서 특수한 보안 영역이나 통신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적용 등 서비스 맞춤형으로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에지 컴퓨팅의 개념이 확장되어 서비스 맞춤형으로 활용 가능성 확대”

김선욱 에지 컴퓨팅이 등장한 이유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앙 집중식 처리 방식으로 인해 서비스 지연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실시간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에지 컴퓨팅이 활성화되려면 통신사의 비용 문제 해결과 접근성 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챗GPT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LLM(large language model, 대형 언어 모델)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데이터 지역성(data locality)과 보안 문제가 부각되었고, 이로 인해 에지 컴퓨팅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습니다. 챗GPT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개인 사용자와 기업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서, 데이터 기밀성과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에지 컴퓨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온디바이스까지 에지가 확장되는 상황에서 AI와의 융합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결국 AI 컴퓨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클라우드 AI와의 차별성을 갖춘 에지 AI를 개발하느냐에 따라 에지 컴퓨팅이 더 활성화될 수 있고 기술적으로 발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에지 컴퓨팅의 발전을 위해 AI와의 융합이 중요”


김종원 지금 말씀해 주신 내용을 들으면서, 에지 컴퓨팅과 관련해 두 가지 주요 키워드가 떠올랐습니다. 첫째는 ‘근접 지원’이고 두 번째는 ‘밀착 지원’, 즉 근접해서 밀착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입니다. 요즘 논의되는 LLM 또는 sLLM(small Large Language Model, 경량화 언어 모델)이라고 불리는 서비스들을 현장에서 활용함에 있어서는,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신속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에지 컴퓨팅이 지연을 줄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는 과정에서 데이터 정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에지에서 처리하면 좋다는 점이 부각됩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기호 제가 5G를 다루다 보니, 5G와 에지를 결합했을 때의 어려움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AI, 촉각 인터넷(tactile internet), 클라우드 로봇 이 네 가지 분야를 염두에 두었는데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선, 촉각 인터넷과 클라우드 로봇 모두 실제 레이턴시(latency, 지연 시간)가 목표 했던 수치를 초과하였습니다. 또한, 제조업체들이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주2),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주3) 등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에지에 구축하여 공장의 협동과 실시간 제어를 개선하고자 했으나, 5G의 레이턴시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XR 분야에서는 디바이스의 무게와 성능 문제로 인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AI 분야에서는 비전 AI와 생성형 LLM이 있는데 비전 AI는 예상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는 프라이버시 문제와 클라우드로의 데이터 전송에 따른 비용과 지연 때문이었습니다.
레이턴시 문제로 인해 5G와 에지 컴퓨팅의 결합에 현실적인 어려움 존재”
주2) 산업 플랜트의 유지관리 및 자동 제어 및 모니터링에 사용하는 제어 장치(위키피디아)
주3) 기업의 생산 현장에서 작업 일정, 작업 지시, 품질 관리, 작업 실적 집계 등 제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위키피디아)


김종원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에지 컴퓨팅의 유용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네요. 실제로 에지 컴퓨팅이 가진 근접 지원과 밀착 지원이라는 장점을 제대로 살려내려면, 기술적으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기술 혼자서 잘해 보세요”라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제로 말씀하신 기술적인 도전과제를 함께 노력하여 해결하면서 쓸모있는 에지컴퓨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 현재의 이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추가로 말씀해 주실 부분이 있으신가요?

백상헌 저는 주로 네트워크를 연구하다 보니까, 크게 레이턴시 아니면 네트워크 관점에서 트래픽(traffic) 부하를 줄이는 측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레이턴시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식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한편 에지 컴퓨팅을 통해 트래픽 부하를 줄이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 connected car가 많아지면 당연히 트래픽이 많이 발생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에지 환경에서 지원되는 오토모티브(automotive) 에지와 같은 솔루션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외국의 칼럼을 보니 해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목 중 하나는‘통신사들이 에지 인프라 투자를 늦추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이게 당연하다는 시각이었습니다. 이유는 현재 통신사들이 액세스 쪽에 투자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에지 인프라를 고민하게 될 것이며,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생성형 AI와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업이 안정화된 이후에 레이턴시를 줄이거나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을 에지 기반으로 고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지 컴퓨팅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레이턴시나 트래픽 부하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김종원 말씀하신 내용을 들으면서 최근에 자주 말씀드리고 있는 D-N-A(Data-Network-AI) 개념이 떠오릅니다. 데이터와 AI가 서로 연결되어야 하고, 그 연결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에지 컴퓨팅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데이터 수집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데이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또한, 프라이버시와 보안 이슈가 이 과정에 제약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AI 측면에서도 LLM과 sLLM 같은 기술이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배건규 사실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고,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에지 컴퓨팅 플랫폼 같은 경우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주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은 sLLM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기술을 핸드폰에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에, 결국 에지 컴퓨팅에서 중간 단계의 처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에지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에지 컴퓨팅에 대한 투자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3. 에지 컴퓨팅 산업 동향

김종원 전반적으로 보면 에지 컴퓨팅의 기술적 특징은 ‘가까운 곳에서 처리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난제들이 존재합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나아가야 하며, 시장 상황을 고려하는 추가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제 산업적인 측면에서 회사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현장의 얘기들을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선욱 산업적 특징을 살펴보면, 클라우드 기업들은 네트워크 단말 또는 네트워크 종단에서의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지능형로봇 및 스마트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ICT 융합 서비스 분야에서 에지 컴퓨팅과 AI의 결합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네이버랩스는 이음5G주4) 를 활용하여 에지 및 클라우드 기반의 브레인리스 로봇(brainless robots)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전자는 5G MEC기반 클라우드 로보틱스 시스템(robotics system)을 개발하였습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브로드웨이브는 부산의 스마트 시티 사업에서 지능형 교량 안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온택트헬스에서는 AI 앰뷸런스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응급 현장의 다면 데이터를 에지 AI 기반으로 수집 및 처리하고 이를 관제센터에 전송하여 치료 골든 타임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또한 연세의료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함께 개발하고 있는 ‘유연의료 플랫폼’사업에서는 5G·AI·에지컴퓨팅을 기반으로 상시적 의료취약계층 대상 이동형 맞춤 의료서비스 지원을 위해 차량 내에 경량 서버 기반의 이동형 에지를 설치하고 MEC와 협업하여 현장형 진단 및 검사를 지원하는 AI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해당 서비스는 부산시의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통해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에지 컴퓨팅은 IoT, 의료,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으며, 인프라 관리 솔루션도 구글, MS, AWS 등이 기존의 통신사와 협력하여 에지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에지 컴퓨팅은 IoT, 의료,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어”
주4) 건물/토지 등 특정 구역에 한하여 정부에 주파수 신청을 통해 기업/기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5G 네트워크(이음5G지원센터)

이기호 좋은 유스케이스(use case)들을 많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현재 에지 컴퓨팅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라 시장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작은 규모의 유스케이스들이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하는 경우는 드물죠. 그러나 AI가 활성화되면 상황이 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WS, MS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갤럭시 AI, 애플 인텔리전스 등 디바이스 회사들도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의 호환성 문제로 인해 다양한 유스케이스를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에지 컴퓨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주5)와 같은 글로벌 표준 기관에서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AI 모델을 개발하고, 모델 간의 상호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중국과 유럽에서 시맨틱주6) 커뮤니케이션(semantic communication)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일부 학계와 기업들이 관련 연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러한 과제를 지원하며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에지 컴퓨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
주5) 이동통신 표준을 제정하는 사실 표준화 기구(TTA정보통신용어사전)
주6) 웹 상에 존재하는 정보의 의미를 구문의 형태를 인식하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 사람이 이해하는 수준으로 데이터의 의미를 인식해 처리하는 기술(TTA정보통신용어사전)



백상헌 에지 컴퓨팅 인프라의 헤게모니를 누가 가질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강력한 클라우드 사업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결국, 통신 사업자들이 많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에지 컴퓨팅이 모바일과 결합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신 사업자들은 5G든 6G든 통신 인프라와 연계하는 것이 국내 현실에서는 단기적 및 중기적으로 가장 가시적인 솔루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기호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표준화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데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항상 킬러 앱을 이야기합니다. 킬러 앱을 개발하다 보면 특화된 기술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파편화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파편화된 기술을 표준화하고 플랫폼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R&D 측면에서 보면, 플랫폼화와 표준화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복잡하고 기술이 분산되거나 파편화되기 때문에 서비스의 상용화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시적인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포럼과 같은 단체를 통해 표준화나 플랫폼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파편화된 기술을 위한 표준화, 플랫폼화 및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필요”

김종원 자체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기보다는 표준화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Open Gateway(통신사의 네트워크 정보를 표준화된 API로 외부 개발자와 공유하는 방식) 등의 접근 방식이 단초가 될 것 같습니다. 즉, 표준화된 API를 제공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접근이 더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건규 에지 컴퓨팅의 데이터 측면에서는 아직 큰 발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인해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현재 서비스 기획이나 개발 과정에서 이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나 웰니스 기기들을 연동할 때 데이터 전송 지연 문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나 영국 등에서는 에지 컴퓨팅를 활용해 실시간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기를 연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접근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 처리와 관련해 시맨틱 웹주7)을 활용하여 헬스케어와 교육 데이터 관련 국제 표준을 적용해 보았습니다만 실제로는 활용이 어려워 각자 만든 데이터를 나중에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인공지능을 실용적인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국내의 경우 서비스 측면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글로벌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도입으로 에지 컴퓨팅의 데이터 측면에 큰 변화 예상”
주7)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하여 정보를 읽고 이해하고 가공하여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의미를 가진 차세대 지능형 웹

김동희 에지 컴퓨팅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통신사와 같은 주요 플레이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과 함께 정부는 클라우드 네이티브처럼 에지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에지 기반의 서비스가 개발되는 사례는 드물지만, 에지에서 더 나은 성능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만큼 서비스 개발을 활성화 하기 위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한,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 단말을 넘어서 사무실 내부 또는 서비스 공간에 위치한 특정 디바이스까지 포괄하는 보다 광의적인 의미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지원과 정책을 통해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에지 컴퓨팅 분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지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 개발 지원 프로그램 마련 필요”

김종원 오늘 MEC 관련 표준화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나왔고, MEC 육성을 위한 국가 주도의 초기 시범 사업의 착수 연도가 다소 빨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현재라면 더 유망한 사업들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동희 현재 AI를 중심으로 에지 인프라 활용의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함께 맞춰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선도적으로 과제를 진행하면서 얻게 된 교훈도 많았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5G를 상용화했고, MEC 분야에서도 정부의 육성 정책을 통해서 사업에 참여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서비스 적용 사례와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MEC 사업과 같은 정부 정책을 현재에 맞춰 다시 생각해 본다면, 에지를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개념으로 접근하고, 관련 서비스 개발을 정부가 지원하며 통신사들은 에지 인프라를 API 형태로 개방하여 활용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에지를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개념으로 접근해야”


#4. 에지 컴퓨팅의 활용 사례

김종원 남은 시간 동안 우리는 현재 에지 컴퓨팅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떻게 응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미래 지향적인 시각에서 논의하면 좋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사례와 전망 두 가지 방향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활용 사례를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배건규 현재 저희 스타트업계는 모빌리티 분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행태나 운전에 관련된 정보 등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에지 컴퓨팅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처리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륜차나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서버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에지 컴퓨팅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병원과 제약사의 사례와 같이 데이터 공유가 엄격히 제한되는 환경에서도 에지 컴퓨팅 또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인공지능 모델이나 챗GPT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기업의 고객 정보나 개인 데이터의 직접적인 클라우드 업로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에지 컴퓨팅은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에지 컴퓨팅의 활용 사례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감한 개인 정보 처리와 관련해 에지 컴퓨팅은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것”
 
백상헌 예전에 서비스 동향과 관련해 3~4년 전 자료를 조사했던 경험을 보면, 당시 에지 컴퓨팅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으로는 AR, VR, XR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런데 산업적인 효과가 생각만큼 확 커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CCTV를 지능적으로 처리하는 데 에지 서비스가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자체나 관련 분야에서 이러한 수요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쪽이 국내 산업체가 강하기 때문에 XR, VR보다 훨씬 시장 규모가 클 것 같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AI 기반의 서비스가 주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관련 에지 컴퓨팅 산업은 XR, VR보다 시장 규모가 커질 것”


이기호 저는 AI의 모든 서비스에서 에지 컴퓨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AI 데이터가 수집된 후, 이를 원하는 형태로 의미를 추론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에지 컴퓨팅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번역의 경우 사람이 말하는 내용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임베딩 벡터(embedding vector)로 해석하는 인코더(encoder)가 필요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번역 결과를 생성하는 디코더(decoder)가 필요합니다. 현재 갤럭시 AI와 애플의 인공지능 시스템도 인코더와 디코더를 디바이스에서 모두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비효율적입니다. 효율적인 통신과 확장성을 위해 인코더와 디코더를 분리해야 합니다. 단말기가 의미 데이터를 전송하면 인코더는 단말기에, 디코더는 에지에 위치해야 합니다. 모든 AI 모델이 이러한 페어링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에지 컴퓨팅은 필수적입니다. 표준화된 임베딩 벡터를 통해 인코더와 디코더 간의 통신이 원활해지고, 다양한 서비스가 온디바이스 AI와 에지 컴퓨팅 간에 페어링되어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임베딩 벡터의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에지 컴퓨팅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AI의 모든 서비스에서 에지 컴퓨팅이 필수적”


김선욱 앞에서 좋은 말씀 많이 하셨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플랫폼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다양한 유스케이스를 진행하다 보면 가장 많이 걸리는 부분이 데이터의 기밀성 문제입니다. 기밀 데이터는 외부로 전송하는 데 많은 우려가 따르기 때문에, 에지 컴퓨팅을 위한 플랫폼과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주8)가 잘 구축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서비스 운영에 제약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교량 데이터 및 CCTV와 같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데이터는 외부로 반출될 수가 없습니다. 의료는 당연하고요. 데이터의 비기밀화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맞지만, 실제로는 국내 여러 데이터 센터에서 온프레미스(On-premise)주9) 에지를 구성해도 기밀성 문제로 인해 활용이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에지 컴퓨팅이 진정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AI와 컴퓨팅 플랫폼이 더 나은 데이터 비기밀화 방법을 지원하고, 데이터 처리 및 활용에 대한 더 많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에지 컴퓨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데이터 처리 및 활용에 대한 더 많은 제도적 지원 필요”
주8)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적합하도록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기술들을 활용하여 애플리케이션을 설계, 개발, 배포, 실행, 운영 및 관리하는 방식(TTA정보통신용어사전)
주9) 모든 정보 기술(IT) 자원을 사용자가 자체적으로 보유하여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직접 운영·유지·관리하는 컴퓨팅(TTA정보통신용어사전)


김종원 지금 계속 데이터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에지 컴퓨팅이 실제로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안과 기밀성 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즉, 데이터를 내 주변에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데이터 연결과 관련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연결을 가볍게 할 때와 타이트하게 할 때를 구분하여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가 에지에서 흩어져 있을 때 필수적인 부분만을 허용되는 범위에 맞춰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걸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배건규 일단 정책적인 측면에서 말씀드리자면, 인공지능 데이터와 모델을 에지 컴퓨팅에서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실제로 기업 측면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소유권 문제는 매우 큰 이슈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다른 기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모델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데이터 기반의 추가적인 작업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부나 정책 측면에서 에지 컴퓨팅을 활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 데이터는 외부로 나가는 것이 제한된다”는 규정을 두기보다는, “에지 컴퓨팅 내에서의 활용은 허용된다”는 식으로 정책을 마련하면, 데이터 활용과 에지 컴퓨팅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책적 접근이 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데이터 소유권 문제 및 활용에 대한 정책적 접근 필요”

김종원 현재 에지 컴퓨팅이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요즘 거론되기 시작한 AI 네이티브 접근 방식이 발전하려면, 에지를 매개체로 하는 표준적이고 호환 가능한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AI 네이티브 기술과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에지 컴퓨팅이 스마트 공장이나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민감한 데이터의 활용을 위한 공유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동희 제 생각에는 에지 컴퓨팅이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 같습니다. 첫째, 에지 컴퓨팅이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 잡으면서, AI 개발 시 클라우드와 에지까지 고려한 통합된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LLM 같은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에지 인프라를 활용한 LLM 관련 응용 서비스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둘째, 에지 컴퓨팅은 특수한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감한 개인정보나 기업 비밀과 같은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 또는 통신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에지 컴퓨팅이 유용할 것입니다. 도서벽지나 일부 산악 지역 등 통신이 불안정한 곳에서는 에지가 일정 부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소규모 정제된 데이터만 전송하는 방식이 활용될 것입니다. 현재 사례를 보면, 스마트 팩토리나 민감한 정보 처리, 대용량 영상 데이터의 에지 처리 등 일부 특수한 영역에서 에지 컴퓨팅의 활용이 검토되고 있지만 에지 컴퓨팅이 주류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참고할만한 사례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으로의 발전에 대한 기대는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에지 컴퓨팅은 메인 스트림과 특수한 영역의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

김선욱 에지 컴퓨팅도 챗GPT와 같은 붐을 타고 활성화되려면, 퍼블릭 에지 컴퓨팅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일반인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즉, 5G나 6G, 저궤도 위성주10) 등과 함께 네트워크 레벨에서의 에지 컴퓨팅을 잘 구현하고, 사용자들이 "에지 컴퓨팅 기반의 챗GPT를 사용해보니 정말 빨라졌다"거나 "응답 속도가 개선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나만의 LLM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았다"는 경험을 통해, 에지 컴퓨팅이 일반인들에게 더욱 가깝고 유용한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챗GPT처럼 일반인들이 에지 컴퓨팅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구현된다면 에지 컴퓨팅의 활성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지 컴퓨팅도 챗GPT처럼 일반인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야”
주10) 고도 수백~수천 km의 궤도로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위성(TTA정보통신용어사전)

김종원 현재 논의 중인 포인트에서 '프라이빗'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액세스 네트워크(Radio Access Network, RAN)에서도 5G 상용망이 있고 오픈 RAN주11) 특화망도 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 성장해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현재 에지 컴퓨팅의 경우, 프라이빗한 각각의 공장들이 자율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독립적인 구축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이러한 프라이빗한 섬들이 서로 연결되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현실적으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적 연합 형태의 에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예측됩니다. 기술적으로는 독자적인 섬들을 서로 연결하고 유지하는 데 많은 비용이 소요되겠지만, 이를 해결해내면 모든 연결이 원활해져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활성화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주11) 무선 접속망 구성 요소 간에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로 구성하여도 동작될 수 있도록 구성된 무선 접속망(TTA정보통신용어사전)



백상헌 말씀하신 대로, 네트워크 서비스의 패턴에서 퍼블릭은 매우 넓은 범위로 확장되어 있고, 프라이빗은 상대적으로 작은 형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5G 시대에 들어서면서 프라이빗 네트워크의 확장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예상만큼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우리가 이러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초 5G의 도입 시점에서 프라이빗 도메인의 확장을 기대했으나, 아직까지 그 성장은 미진한 상황입니다. 언젠가 프라이빗 네트워크 간의 상호 연결이 필요해지는 시점이 오겠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커지지 못한 상태에서 연결 이슈가 적은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퍼블릭과 프라이빗 모두 애매모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프라이빗 또는 산업 쪽이 급격히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프라이빗 네트워크가 성장해야 하는 동시에, 퍼블릭 네트워크의 비중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프라이빗 네트워크가 성장해야 하는 동시에, 퍼블릭 네트워크도 간과할 수 없어”

김종원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프라이빗 네트워크의 경우, 기술 혁신이 자유롭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퍼블릭 네트워크는 표준을 따라야 하므로 더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되죠. 이로 인해, 무거운 표준은 지나치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프라이빗 영역에서의 혁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이를 바탕으로 더 가벼운 표준적 접근 방식을 만들어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연륙교를 예로 들어, 비용이 적게 들면서 효율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량을 짓고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처럼, 기술의 스케일 아웃(scale-out, 장비를 추가해서 확장하는 방식) 원리에 따라 에지 컴퓨팅 인프라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순환적인 기술 흐름이 가능하다면, 에지 컴퓨팅과 관련된 기술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5. 향후 발전 방향 및 맺음말

김종원 이제 논의를 정리할 시점이니, 전략적인 방향에 대해 한 말씀씩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에지 컴퓨팅에서 데이터 중심의 방향성, AI의 활용 방안, 프라이빗과 공공 영역의 조화 등의 관점을 포함해 정부는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그리고 기업이나 저희들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김선욱 AI가 중심이 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서 AI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플랫폼 모두가 잘 갖춰져야 합니다. 그러나 네트워크와 플랫폼은 예전에는 R&D의 축이었다가 현재는 AI를 지원하기 위한 부수적인 기술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기본적인 기술적 기반을 잘 구성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해당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에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무선 통신 사업자들의 과감한 투자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AI와 에지 컴퓨팅이 적용되는 다양한 산업 도메인에 특화된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 및 인프라 기술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AI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플랫폼 모두 잘 갖춰져야”

김동희 에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이 등장하듯이, 에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민간 부문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또한 에지 컴퓨팅에 특화된 맞춤형 R&D가 중요합니다. 현장에 있는 연구자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정부 사업들이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 분위기는 AI가 거의 모든 분야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AI 시대에서 인프라로서의 에지 컴퓨팅에 대한 투자 유도와 R&D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지 컴퓨팅에 대한 투자 유도와 R&D 활성화 방안 마련 필요”


이기호 현재 에지 플랫폼은 쿠버네티스(Kubernetes) 기반으로 사실상 표준화 되었고, 관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통신입니다. 과거에 우리가 아날로그 통신 시대를 지나 디지털 통신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듯이, 현재 AI 통신 시대에서도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특히, 시맨틱 커뮤니케이션, 즉 AI 기반의 통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표준화 및 개발을 선도하여 AICT(Artificial Intelligence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강국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도 AI 기술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AI 통신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중소기업들이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AI 통신 표준화와 중소기업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
주12) 클라우드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자동적으로 배포하고, 컨테이너들의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스케일링 등을 제공하는 컨테이너 관리 시스템(TTA정보통신용어사전)
 
백상헌 조금 다른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에지 컴퓨팅을 설명할 때 네트워크 통신 관점에서 ‘에지’라는 용어와 ‘컴퓨팅’이 결합된 개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어디에 초점을 두고 설명하느냐에 따라, 통신 네트워크 측면에 중점을 두거나 컴퓨팅 측면에 중점을 둘 수 있는 것처럼 유동적인 요소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융합'이라는 거창한 개념이 아니더라도, 협력 체계가 잘 구축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국책 사업을 수행할 때 각 통신사들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독립적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페더레이션(federation)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오픈 게이트웨이를 만들고, 네트워크 API를 가지고 연동을 추진하는 일 등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맨틱 통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맨틱 통신의 경우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협력이 부족하면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논의나 포럼을 통해 협력하고, 또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픈 마인드로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관점의 조율을 위해 협력 체계가 잘 구축되는 것이 중요”

김종원 제가 ‘D-N-A’라는 단어를 계속 강조 드리는데 데이터, AI, 네트워킹 이 세 가지가 연결되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각 분야별로 기술을 따로따로 발전시키려는 경향이 있는데, 즉, ‘옆으로 확장하고 연결해 가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해라. 우리는 담당한 시급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접근이 문제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변화시킬 때가 되었습니다. 플랫폼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배건규 저는 에지 컴퓨팅이 인공지능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에지 컴퓨팅이 홈이라든지 디바이스, 스마트폰까지 내려온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면, 퍼블릭 에지 컴퓨팅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선두주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아직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 충분히 우리가 앞서 나갈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향후 인공지능 모델이 핸드폰에 100개, 200개 탑재될 텐데 사용자 동의를 포함한 여러 가지 이슈 해결 문제를 먼저 치고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강력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학계, 산업계,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퍼블릭 에지 컴퓨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산·학·관의 협력 필요”

김종원 다양한 분야에서 에지 컴퓨팅의 잠재력이 확인되었으니, 계속해서 이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시대에 맞춰 에지 컴퓨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속 기술을 개발하고 개방형 협력을 통해 R&D를 진행하면서 한국의 장점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 전문가 좌담회의 내용은 참석자 개인의 의견으로, KDI 및 각 참석자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내용을 보도하거나 인용할 경우에는 참석자명을 반드시 표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 전문가 약력 ♦

김종원(좌장)

•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원장
• 광주과학기술원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장
• MEC포럼 운영위원장

김동희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네트워크전략팀 수석
• (前) 경북대학교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 선임연구원
• (前) ㈜비앤디 선임연구원

김선욱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클라우드기반SW연구실 책임
• 유연의료 에지컴퓨팅 SW개발 과제 주관연구책임자 
• (前) IITP 클라우드 및 5G MEC 관련 과제기획전담팀위원
• (前) ICT R&D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 자문위원 

배건규
• 주식회사 사각 대표
• (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법무실
• (前) 마이데이터코리아 허브 이사

백상헌
•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고려대학교 차세대통신학과 학과장
• (前) 고려대학교 자동차융합학과 학과장

이기호
• KT 차세대NaaS연구팀 팀장
• MEC포럼 기술분과위원장
• TTA 이동통신기술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