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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승차공유(현장르포)
KDI 경제정보센터 자료연구팀 2019년 01호
동남아시아판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은 2012년 6월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승차공유 서비스다. 2014년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한 그랩은 2018년 3월 우버와 합병하면서 싱가포르 최대 승차공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싱가포르에서 그랩 드라이버로 근무하는 Reaney Peh Tian Hoon 씨에 따르면 그랩은 80% 이상의 이용자가 싱가포르 거주자이며 주로 출퇴근 시간에 이용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교통혼잡 및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증(COE: Certificate Of Entitlement)을 공개입찰로 판매하고 있는데, 그 가격이 6만~8만 싱가포르달러(약 5,800만 원~6,600만 원)에 이른다. 따라서 차량 구입보다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싱가포르의 개인고용차량 허가증(PDVL)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랩의 등장은 기존 택시업계에 타격을 줬을텐데, 싱가포르에서 택시와 그랩이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랩 드라이버 Tang Gek Kiang 씨는 싱가포르 택시의 대부분이 법인택시라는 점이 주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많은 국가의 택시업계가 승차공유에 반대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그는 운송사업면허(일명 번호판) 가격이 높았다면 싱가포르에서도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경우 개인택시는 전체 택시의 1%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택시기사는 기본급과 실적에 따른 수당을 받는 임금 구조를 갖는 대형 법인택시 소속이기 때문에 우버나 그랩의 등장이 택시 기사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싱가포르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12월 현재 싱가포르에 등록된 전체 택시 23,140대 가운데 개인택시는 84대에 불과하다. 반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택시 25만대 가운데 법인택시는 8만5천여대이고, 16만5천여대가 개인택시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택시면허는 연단위로 갱신해야 하고, 타인에게 양도가 불가능하며, 택시면허 접수 비용(40 싱가포르 달러) 및 교육 프로그램 이수 비용(275 싱가포르 달러)이 315 싱가포르 달러(약 25만 원 상당)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소형 법인택시 소속의 택시기사는 택시기사로 일하는 일과시간에도 본인이 원한다면 그랩 드라이버로 활동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택시회사인 실버문社 소속 택시기사 Zheng Liting 씨는 일과시간에 그랩 애플리케이션을 켜놓은 채 택시를 운행한다고 밝혔으며, 소속 택시회사에서 이를 제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Clement Low Khee Hua 씨는 정부가 택시업계와 그랩의 공존을 위해 그랩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제한은 개인고용차량 허가증(PDVL)을 발급받은 사람만 승차공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허가증 발급을 위해서는 건강검진 및 신원확인 과정을 거치며, 택시 면허와 마찬가지로 면허 접수 비용(40 싱가포르 달러) 및 교육프로그램 이수 비용(175 싱가포르 달러)이 발생한다. 또한 그랩의 경우 앱 기반 호출만이 가능하며, 길거리 승차(taxi hailing) 및 택시 승하차장 이용 역시 엄격하게 금지됐다. 게다가 그랩은 택시와 달리 12세 미만의 아동이 탑승할 때 카시트 장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그랩 드라이버가 벌금을 내야한다.
   
앱 기반 호출이 가능한 싱가포르 택시

택시업계에서도 혁신을 꾀하고 있다. 우버와 합작하여 우버플래시 서비스를 선보였던 싱가포르 최대 택시회사 컴포트델그로社는 택시를 호출하는 앱을 출시하는 한편, 고객이 사전에 결정된 요금(정액제)을 지불할지 미터에 따른 요금을 지불할 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앱으로만 호출이 가능하며 사전에 결정된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그랩보다 택시가 호출방법 및 요금 선택의 여지가 많은 것이다. 싱가포르 거주자들도 기본요금에 콜비가 포함되고 수요가 높을수록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그랩에 비해 택시비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필자가 싱가포르 센토사 지역에서 저녁 9시경 택시와 그랩을 동시에 호출한 결과, 택시 요금은 15 싱가포르 달러인 반면, 그랩 요금은 26 싱가포르 달러로 훨씬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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