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자 컴퓨팅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도의 퀀텀 점프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다."
지난 100여 년간 많은 사람이, 특히 양자 과학 기술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양자 컴퓨터는 만들어질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재작년 정도에 1,000큐비트의 양자 컴퓨터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놀라운 기술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고, 이런 놀라운 기술 발전의 속도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활용연구거점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는 한상욱이라고 합니다.
#2.
기존 컴퓨터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같이 우리가 익숙한 계산을 굉장히 빠르게 잘합니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의 특성 때문에 그런 가감승제 계산은 잘 못하고요.
예를 들면 어떤 함수의 주기를 찾는 문제라든지, 큰 데이터베이스에서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빠르게 연산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빠르다는 것은 아무리 슈퍼컴퓨터를 많이 쓴다고 해도 불가능한, 그 정도 수준의 연산 빠르기를 얘기하는 겁니다.
#3.
양자 신호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이냐면, 지금 저희가 다루는 거에 대해서는 아주 원자 수준,
물질의 가장 근본인 아주 작은 극한의 미시 세계에서 저희가 양자를 다룹니다.
굉장히 작은 그런 신호를 정밀하게 조작하다 보면 신호 크기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들,
그러니까 온도가 변한다든지 진동이 있다든지 이런 주변 환경 변화에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환경 변화가 이 양자 컴퓨터의 계산에 오류를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초기 단계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큐비트 소자는, 하나만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계산을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미시 세계의 (큐비트) 하나를 만드는 것도, 제어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수십만, 수백만 개의 큐비트를 만들어서 제어하는 것은 당연히 아주, 매우 어려운 일이겠죠.
#4.
양자는 우리가 고전 컴퓨터에서 비트가 동작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큐비트가 동작하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생활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금융이라든지 물류라든지 암호, 신소재, 신약 개발 등
이런 데에 어떤 문제들을 큐비트가 잘 푸는 형태의 문제로 바꾸어주는 양자 알고리듬 연구가 너무너무 중요합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런 양자 알고리듬들이 아직은 그 개수가 10개 정도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고,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양자 알고리듬의 개발과 발전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5.
몇몇 특정 국가기관이나 큰 기업에서 활용하는 초기 컴퓨팅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그 초기 컴퓨팅 모델이 어떤 상용화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면,
대체적으로 양자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은 ‘5년 내외 정도가 되면 상용화가 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노트북을 사용하든 아니면 태블릿을 사용하든, 그런 형태의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것은
그것보다는 훨씬 뒤의 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컴퓨터가) PC 형태나 노트북 형태가 될 때 가장 큰 기술적 돌파구(breakthrough)가 된 것은,
기존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트랜지스터를 옛날에는 진공관 하나하나로 만들다가 그게 반도체 공정 기술로,
집적 회로로, 칩 형태로 만들어지면서 이게 급격하게 발전했거든요.
양자 컴퓨터도 큐비트 소자를 지금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만드는데
그것을 굉장히 집적화해서 작게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면
그 시점이 아직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굉장히 먼 미래의 우리 삶에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돌파구(breakthrough)가 빠르게 온다면 그 시점은 굉장히 당겨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6.
양자과학기술은 기본적으로 극한의 미시 세계의 무언가를 만들고, 제어하고, 측정하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미시 세계를 다룬다면, 어떤 굉장히 작은 무언가를 만들어야겠죠.
그런데 그 작은 것을 만드는 전 세계의 모든 기술 중 최고의 기술은 반도체 공정 기술입니다.
반도체 공정 기술은 우리나라가 굉장히 잘하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큐비트 소자를 하나하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큐비트 소자를 10만 개, 100만 개 만드는 것, 이런 걸 우리나라가 되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컴퓨팅 시스템, 센서 시스템, 통신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핵심 전자 부품 장비들이 필요하거든요.
이런 것들도 우리나라가 제조업 기술을 굉장히 잘하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컴퓨팅 서비스를 만드는 것,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고 이런 것들도 우리나라가 충분히 소프트웨어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