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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보도 분석
美ㆍ日 언론, 한ㆍEU FTA 체결에 긴장
이성신(KDI 경제뉴스분석팀 전문연구원) 2010년 11월호
10월 6일 한국과 유럽연합(EU)이 FTA에 정식 서명했다. 미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은 한ㆍEU FTA로 자국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자신들의 뒤처진 FTA 정책을 돌이켜봐야 한다는 자성의 기사를 실었다. 한편 글로벌 환율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여러 외신들은 11월에 개최되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에 관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인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가져온 배춧값 폭등 소식도 여러 외신들의 관심사였다.

WSJ, “한ㆍ미 FTA 막는 어리석은 美 보호주의자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언론은 한ㆍEU FTA 정식 서명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며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우선, EU 국가인 영국의 Financial Times(이하 FT)는 10월 7일자 ‘세계무역에 한 가닥 서광 비추는 한ㆍEU FTA’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009년 한국과 EU 간 교역규모가 743억달러에 달했다며 한ㆍEU FTA는 규모 면에서 비교 가능한 FTA가 호주ㆍ미국, 호주ㆍ중국 FTA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에 속한다고 전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세계 다자무역 협상이 정체된 상황에서 탄생한 것이어서 그만큼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FT는 한ㆍEU FTA로 EU와 한국 기업들이 각각 190억달러와 13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유럽의회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서둘러 한ㆍEU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언론들은 한ㆍEU FTA 체결을 자신들의 뒤처진 FTA 정책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았다. 한ㆍ미 FTA는 약 3년 전 체결 후 미국 내 일부 보호주의자들의 반대로 비준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미국 Wall Street Journal(이하 WSJ)은 10월 8일자 사설에서 어리석은 美 보호주의자들만 아니었다면 한ㆍ미 FTA는 벌써 발효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WSJ는 향후 20년간 한국과 EU의 교역규모가 FTA가 체결되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두 배 확대될 것이라는 EU 집행위원회의 추정치를 인용하며, 한ㆍEU FTA가 미국 기업들의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닛케이도 10월 8일자 사설을 통해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인구 5억명의 거대 시장 EU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는 철폐되지만 일본 제품에 대한 관세는 그대로 남게 돼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비해 매우 불리한 여건에 처하게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닛케이는 세계 각국이 수출 확대를 경제성장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뒤처진 FTA 전략을 서둘러 재구축하지 못한다면 일본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닛케이는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단행한 규제개혁과 농업개혁을 일본이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SJ는 10월 7일자 분석기사에서 한국이 FTA 분야에서 경쟁국인 일본을 앞서면서 한국으로서는 환호할 만한 일이 또 하나 생겼다고 보도했다. WSJ는 일본의 對EU 및 對美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EU, 미국과의 FTA를 순조롭게 진행해 나가고 있는 반면 일본은 EU, 미국과의 FTA 협상이 요원하기만 하다며 이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받게 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일본이 FTA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농업계의 반발 때문이라고 전했다. 농업계의 우려를 완화시킬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은 한국이 미국, EU와의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농업계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내렸던 것과 같은 단호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 집중 논의될 것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으로 시작된 환율분쟁이 전 세계 환율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은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FT는 환율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주먹다짐이 수그러들지 않아 한국이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환율싸움을 주재하게 됐다고 전했다. G20 정상회의를 통해 새로운 금융안전망 마련, 은행 자본규제안 합의 도출, 한국식 성장모델의 전파 등을 계획했던 한국인들로서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G20 서울 정상회의가 환율갈등 해소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외신도 있었다. Economist는 10월 16일판 기사에서 현재의 환율분쟁을 두고 미국과 중국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환율논쟁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에 압력을 유지해나갈 기회로 G20 서울 정상회의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WSJ는 10월 12일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 불균형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G20가 주요 경제현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되던 G8을 계승할 만한 포럼임을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한국 당국자들이 글로벌 환율 문제 해결에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Economist, “채소계의 페라리로 부상한 배추”

배춧값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던 10월 초 외신들은 배춧값 폭등과 그로 인해 발생한 여러 난감한 상황들을 자세히 보도했다. Economist는 10월 9일판 기사에서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이에 따른 배추 사재기 등으로 배춧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인들에게는 북한의 권력승계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배춧값 폭등이 최대 관심사라고 전했다. Economist는 1년 전에 2∼3천원이던 배추 한 포기 가격이 1만1천원을 넘어 돼지고기보다 비싸졌다고 전하면서 배추가 ‘채소계의 페라리’로 부상했고 김치도 ‘금치’로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WSJ는 10월 15일, 배추가격이 폭등하면서 김칫값을 따로 받는 식당이 생기는가 하면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는 집도 나오는 등 한국인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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