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한 지 얼마나 됐나? 입사 계기는?
6년이 넘었다. 중동에 오기 전에는 한국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석사를 마치고 프리랜서로 강의를 했다. 부모님께서는 박사까지 공부해 교수가 되길 원하셨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고, 도전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중동에 관심이 많았고, 자원이 풍부한 만큼 기회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사의 승진체계가 한국에 비해서 굉장히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입사를 결심했다.
- 지금하고 있는 일은?
승무원을 하면서 승무원을 가르치는(트레이너)일을 병행하고 있다. 트레이너로는 아시아 남자 최초다. 물론 여자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니 남자가 별로 없긴 하다(웃음). 하지만 전 세계 100여국의 사람들, 특히 영어가 모국어인 영국, 호주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그 사람들을 교육시킨다는 것에 한국인으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 입사 준비과정에서 한국과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 항공사는 지원 자격이 까다롭다. 대학 졸업장과 토익점수가 필수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고졸도 가능하며, 영어점수도 필요 없다. 이태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한 친구가 열심히 스펙 쌓기를 한 친구보다 유리할 수 있다. 손님을 대하는 매너나 손님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 중동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처음엔 잘 몰랐으니까. 중동하면 걸프전, 테러 등이 떠올랐고, 무슬림도 과격해 보였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코란이 울려 퍼지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200미터 간격으로 사원이 있고 하루에 5번씩 기도소리가 들리니 시끄럽기도 했고, 적응이 잘 안됐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오픈마인드가 중요하다. 문화라는 것은 존중받아야 하는 거지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아니니까.
- 힘들었던 점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다행이 두바이는 다른 지역보다 개방돼 교회도 있고 성당도 있다. 원래 크리스천이었는데, 교회를 나가면서 신앙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점이 큰 도움이 됐다.
- 한국엔 취업 때문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많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같이 일하는 10년차 여자 선배가 있다. 전문대만 졸업했지만 현재 매니저까지 올라갔다.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곳에서 공부도 계속해 석사까지 마쳤다. 열심히만 한다면 차별 없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다. 또 중동국가들은 석유와 천연자원들이 풍부해 기본적으로 부유한 나라들이다. 한국에서 하는 일을 똑같이 해도 이곳에서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석유가 고갈되기 전에 빨리 진출해 한국 청년들이 돈을 많이 벌어갔으면 좋겠다(웃음). 최근 원전 수주 등으로 우리나라와 외교 관계까지 좋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는가. 싱가포르에선 이미 예전부터 중동에 많은 청년들이 진출했다. 현재 주요 요직까지 올라가 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 앞으로의 꿈은?
예전부터 열심히 일기를 쓰고 있다. 수많은 나라를 다녔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런 값진 경험을 책으로 쓰고 싶다.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안선경 『나라경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