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한국 배터리산업의 위기 진단과 극복 전략을 살펴본 브리프를 발표하였다.
- 한국 배터리산업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음. 전기차 캐즘 이후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되었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하락 추세이며,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 미국의 배터리 지원 정책이 후퇴했기 때문임. 이 세 가지 요인은 일종의 인과관계로 상호 연결되어 있음.
- 첫째, 캐즘에 따른 시장 위축은 가성비가 우수한 중저가 전기차에 대한 상대적 수요 증가를 초래했음. 그 결과 중국산 LFP가 점유율을 늘려가는 대신 우리의 삼원계 배터리 수요는 감소했음. 둘째, 전기차 캐즘 현상이 가장 심한 유럽 시장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후퇴한 나라부터, 그리고 제도 변경 직후부터 전기차와 배터리 판매가 급감했음. 전기차는 여전히 내연차 대비 고가이며, 해당 가격 차이만큼을 정부의 보조금이 받쳐줬는데 이 보조금이 철폐되거나 축소되면서 배터리 수요 둔화가 나타난 것임. 셋째, 미국에서 OBBBA 법제화가 완료되면서 올해 10월부터 전기차 구매세액공제가 종료됨. 우리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함. 전기차 보조금 제도 후퇴 후 독일은 27%, 프랑스는 3% 전기차 판매가 줄었고, 미국 시장도 이들 국가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음. 더 나아가 OBBBA 통과 이후에도 제도 존속으로 안도감을 주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일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임. 전기차 구매세액공제 종료 후 우리 기업의 미국 내 생산과 판매가 준다면 그만큼 AMPC 수혜 규모도 감소할 수밖에 없음. 다만 OBBBA 이후 AMPC에 중국 공급망 규제가 도입되면서 유럽에서처럼 중국에 점유율을 뺏기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음.
- 겹겹이 쌓인 악재를 극복하고 한국 배터리산업이 그간의 성과를 계속 이어나가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기술과 공정 혁신으로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춰 전기차 시장의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물론 가장 시급한 과제임. 그러나 본고는 조금 다른 각도의 전략을 제시함. 전기차 외 신수요 창출에 적극 나서서 이들 시장을 선점해야 함. 군용 드론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 분야이며, 공통점은 대규모 시장이 열릴 산업이고,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분야이고, 무엇보다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높다는 점임. 우리 기업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어줄 잠재력이 농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