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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확산과 지급결제 인프라 전환의 경제적 파급효과
한국경제연구원
2026.09.21
한국경제연구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급결제 체계의 경제적 효과와 제도화 과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결제 질서는 자본의 회전 속도, 기업의 재무 구조,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를 좌우하는 경제의 핵심 인프라임.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의 본질은 새로운 디지털 자산을 허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한국의 지급결제 체계를 지연 정산과 다단계 중개 중심의 구조에서 실시간·원자적 정산이 가능한 차세대 인프라로 전환할 것인가에 있음. 그 전환은 결제 편의의 개선을 넘어 기업과 자영업자의 운전 자본 부담을 낮추고, 공급망과 무역 결제의 효율을 높이며, 디지털 환경에서 원화 결제권의 기반을 확장하는 전략적 의미를 가짐.

- 보고서의 핵심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음.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은 승인과 자금 이전을 하나의 흐름으로 결합함으로써 기존 결제 시스템의 체류 유동성을 줄이고, 기업의 현금 전환 주기를 단축하며 금융 비용을 낮출 수 있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는 지연 정산에 따른 민생 편익이, 기업에는 공급망 결제·해외 송금·자금 관리 비용을 줄이는 재무적 편익이 기대됨. 이러한 변화는 개별 경제 주체의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자본 회전율과 생산성 제고, 디지털 결제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함. 다만 그 편익은 자동적으로 실현되는 확정 효과가 아니라, 제도 설계와 시장 수용 구조가 뒷받침될 때 구체화되는 조건부 효과라는 점도 함께 확인됨.
은행 탈중개화 우려에 대해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함. 행위자 기반 모형 시뮬레이션 결과,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확대될수록 예금 이탈과 신용 공급 조정 압력은 나타날 수 있음.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금융 시스템의 붕괴나 전면적 신용 경색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움.

- 준비금의 은행 예치, 결제 자금의 환류, 은행권과의 연계 구조가 작동하는 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을 대체하는 파괴적 통화라기보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인프라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결제 체계로 이해하는 편이 타당함. 핵심은 위험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위험을 어떤 설계 원리 아래 흡수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에 있음.

- 결국 정책의 과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됨. 국제적 정합성을 갖춘 제도화의 틀을 마련하고, 발행 주체의 신뢰성, 준비 자산의 건전성, 환매 구조의 명확성, 감독 체계의 일관성을 하나의 체계로 정교하게 설계해야 함. 동시에 한국이 이미 갖춘 지급결제 인프라, 디지털 기술 역량,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 기반을 활용해 기업 간 결제와 국경 간 송금처럼 편익이 분명하고 효과 측정이 가능한 영역부터 적용 범위를 넓혀가야 함.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패는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정교하고 경쟁력 있게 제도화하느냐에 달려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