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발표한 “한-칠레 FTA 발효 1년 -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칠레 FTA 발효 이후 11개월간 우리나라의 대칠레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58.7% 증가하는 등 양국간 교역 증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초 우려와는 달리 칠레 농산물 수입은 증가세가 오히려 둔화되었으며, 포도주를 제외한 농산물 수입은 2.6% 증가하는데 그쳐 협정 발효 후 성과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칠레 FTA 협정 발효 이후 대칠레 수출 증가는 칠레의 경제성장 및 페소화 강세 등의 효과도 있었지만, 한국산 제품의 칠레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것을 보면 한-칠 FTA가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칠레 수출업체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50% 이상이 한-칠레 FTA 이후 수출이 증가하였으며, 응답업체 중 88%가 수출 증가 요인을 FTA 체결 효과라고 응답했다. 품목별로는 발효 직후 관세가 철폐된 자동차, 합성수지, 무선전화기, 칼라 TV의 수출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관세인하 제외 품목인 냉장고와 세탁기 수출은 늘어났으나 시장점유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입 측면에서는 칠레로부터 동괴 및 동광, 돼지고기, 포도주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동괴 및 동광의 경우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입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이며, 돼지고기는 삼겹살에 대한 국내수요 증가와 광우병 파동으로 협정 발효 이전부터 증가추세를 보였다. 포도주의 경우 관세인하가 점진적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칠레 와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설문 응답업체 중 55% 가량이 한-칠 FTA 발효 이후 수입선을 다른 국가에서 칠레로 전환하였거나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대답하여, FTA로 인한 수입전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칠레 FTA로 인한 양국간 교역 증대 효과가 컸던 반면, 투자 및 정부조달 시장의 참여는 아직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칠 FTA 발효 전후로 이전에 비해 투자가 증가했으며, 대칠레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칠레의 정부조달시장도 현재는 경쟁력 측면이나 절차상의 어려움으로 참여가 저조하지만 일부 업체는 참여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당초 과수부문에 대한 피해에 대비해 1조 2천억원의 기금을 마련했으나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칠 FTA 발효 이후 1만 2천여개의 과수농가가 정부에 폐업 신청을 했으며, 경영안정화사업 중에서 폐업지원에만 당초 계획했던 금액보다 초과 집행되고 소득보전직불은 전혀 집행되지 않은 것을 미루어 보아 FTA로 인한 우리 농산물의 가격하락 피해가 예상만큼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칠레 FTA 발효와 함께 처음으로 원산지 증명서 자유발급제를 실시한 결과, 업체들은 대부분 큰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일부 업체들은 처음 작성 시 관련 자료 및 정보가 충분치 않아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으며, 품목별 특성에 따라 업체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 번거로운 경우가 있다고 한다. 원산지 증명과 관련하여 향후 FTA 체결이 확대될 경우 업체에 혼란을 초래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관련 정보 전달 및 전담창구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
동 보고서는 기타 향후 과제로 다양한 국가와 FTA를 체결함에 따라 농업피해뿐 아니라 FTA 피해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상품교역 이외에 FTA를 통해 투자 및 개도국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칠레 및 싱가포르와의 FTA 협상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경제적인 효과가 큰 미국, EU 등의 거대경제권과 FTA를 추진할 때가 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