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최신자료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
한국은행
2025.10.27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한국은행의 입장은 혁신을 막자는 것이 아님.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울타리를 든든하게 세우자는 것임. 화폐가 발전해 온 역사를 되돌아보면 화폐는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임. 이와 같은 점에서 IMF, BIS, FSB 등 많은 국제기구와 여러 중앙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이 가지는 한계와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음.

-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참여자들이 함께 원장 관리를 수행하고 스마트계약 기반 실시간 자동화 처리·검증·공시가 이루어지므로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함. 그러나 이러한 신기술이 실제로 신뢰를 담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제도를 만드는 데 이를 전제로 성급하게 반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음. 앞서 언급한 USDT, 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스테이블하지 않은 사례뿐만 아니라, 최근 PYUSD 스테이블코인이 내부 시스템 오류로 인해 준비자산 없이 무려 300조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이 잘못 발행되는 사고가 있었음. 이는 여전히 기술적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함. 따라서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여 기술의 신뢰성을 충분히 검증하면서 혁신과 신뢰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제도를 점진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함.

- 이 같은 관점에서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다면 은행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음.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주체가 되거나, 은행이 발행 등 주도적 역할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은행권 중심의 컨소시엄을 통해 발행을 추진한다면 앞서 언급한 문제들의 상당 부분이 현행 규제 체계에서 관리될 수 있음. 은행은 이미 엄격한 자본·외환 규제를 받고 있으며 규제 준수 관련 역량과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음. 또한 중앙은행 제도의 틀 안에 있어 금융안정 리스크를 억제하고 통화신용정책과 조화를 이루기도 용이함. 국내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 플랫폼 구축, 블록체인 기반 송금 시스템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한강 등 한국은행과의 디지털화폐 테스트에도 참여하여 관련 기술 및 경험을 축적해 왔음. IT기업 등 비은행 기업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하여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음. 따라서 비은행 기업이 중심이 되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만 혁신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과도함.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식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제도가 안정적으로 도입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음.

- 한편, 스테이블코인이 화폐로서의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통화정책, 자본자유화 등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발행사 인가, 발행량 및 준비자산 구성과 같은 주요 사항은 유관부처 간 합의 기반의 법정 정책협의 기구를 설치하고 동 협의기구에서 논의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음.

- 화폐는 시대마다 달라졌지만, 신뢰를 얻지 못한 화폐는 언제나 같은 결말을 맞았음. 미국 자유은행 시대의 은행권이, 조선 후기의 당백전이 그랬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또 다른 불안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음. 이와 같은 변화의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혁신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신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임. 기술이 신뢰를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아직까지 증명된 바 없으므로 제도적 안전판이 긴요함. 혁신에만 집착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안전장치들을 도외시하면 안 됨. 주의 깊고 세심하게, 필요한 준비를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희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