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 변화와 자원의 안보화에 따른 한국의 에너지 안보 과제를 살펴본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포럼에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번 에너지 위기를 진단했음.
□ 첫째, 이번 에너지 위기는 글로벌 지정학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함.
-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독립을 넘어 ‘에너지 도미넌스’를 추구하는 미국은 중동에 대한 전략적 부담이 현저히 낮아진 반면, 석유 수입의 75%를 해외에 의존하는 중국은 이번 호르무즈 봉쇄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음.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의 약 40%가 중국으로 향한다는 사실이 이 비대칭 구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줌.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역 우선순위가 3위에서 4위로 밀려난 것은 우연이 아님.
□ 둘째, 희토류로 상징되는 ‘자원의 안보화’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음.
- 중국은 2004년부터 희토류 공급망 장악을 전략적으로 준비해 왔으며, 최근에는 미국식 역외 적용 원칙을 수출 통제에 도입해 우회로까지 봉쇄하고 있음. 더욱 주목할 점은 중국의 수출 통제가 ‘광범위한 금지’에서 ‘정밀 허가제’로 진화했다는 것임. 이는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상대국의 행동을 통제하는 전략적 레버리지임. 한국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약 80%에 달함. 중국이 작년 10월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를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린 것은 한국을 향한 경고의 신호탄임.
□ 셋째, 에너지 안보 개념을 복합적으로 재정의해야 함.
- 최근 에너지 안보 개념이 단순한 ‘안정적 공급(reliability)’을 넘어 ‘회복력(resilience)’과 ‘주권(sovereignty)’을 중심으로 재정의되고 있음. 한국은 비축 역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에너지 안보 수단에서 주요국 대비 취약한 상태임. 해외 자원 개발률은 10% 안팎으로 일본(42%)에 크게 못 미치며,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도 G7 최저 수준인 일본보다 낮음.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구체적 실행 체계는 여전히 마련되지 못하고 있음.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는 과정에서 중국 재생에너지 공급망에 새롭게 의존하게 되는 ‘전기화의 딜레마’도 직시해야 할 과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