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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분절화와 글로벌 준비자산의 재편
한국은행
2026.09.16
한국은행은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준비자산 구성의 재편과 파급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고 경제·금융 분절화가 심화되면서 준비자산을 평가할 때 금융 제재와 자산 동결 위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 신용도와 시장 유동성이 양호한 자산이라도 제재 상황에서는 실제 사용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임. 최근 연구에서는 기축통화국 국채의 높은 자산 유동성과 금이 제공하는 제재 위험 보호 사이에 상충관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음.

- 선행 연구에 따르면 최근 준비자산에서는 금 보유 확대와 준비통화 다각화 등 특정 통화·발행국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는 방향의 구성 변화가 관측되고 있음. 다만 달러 비중 감소분은 위안화 등 특정 대체통화에 집중되기보다 여러 비전통 준비통화로 분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다각화에는 위험·수익 분산, 무역·금융 연계 등 전통적 요인과 함께 지정학적 위험이 추가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음.

- 그러나 준비자산 구성의 다각화가 진행되더라도 달러의 국제통화 및 위기 대응 기능까지 동일하게 약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음. 최근 연구들은 달러의 국제적 유동성 기능이 여전히 중요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미 국채의 편의수익과 안전자산·헤지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으며 특히 장기물에서 이러한 변화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을 제시함. 이는 달러의 국제통화 기능과 달러 표시 자산의 안전자산 기능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달러의 핵심적인 역할이 유지되더라도 달러 자산 내부의 상품·만기 구성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함.

- 이러한 문헌을 종합하면 준비자산의 재편은 통화 다각화뿐만 아니라 달러 자산 내부의 상품·만기 구조, 금의 보관·수탁 구조 등 여러 차원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 이러한 구성 변화는 개별 국가의 대외 충격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미 국채 수요와 미국 금리, 나아가 글로벌 금융 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 특히 이 과정에서 공적 부문의 장기 미 국채 수요 감소와 글로벌 금융 여건 긴축이 나타날 경우, 신흥국에서 역설적으로 위기 대응을 위한 달러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음. 이에 따라 준비자산의 적정성을 평가할 때에는 총규모나 명목 통화 비중뿐 아니라 자산 구성과 위기 시 실제 활용 가능성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