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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성친화적 일자리 창출에 주력
양승주(노동부 고용평등국장) 2005년 09월호
통계청은 얼마 전 ‘2005년 5월 고용동향’에서 여성경제활동인구가 최초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여성고용 통계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한 사건이었다.

물론 최근 갑자기 여성경제활동인구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1천만명을 넘어선 것이 아니지만 미미하기는 하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경제활동인구의 증가세를 남성보다는 오히려 여성이 주도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과거 10년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48~49%를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는데, 비로소 정체구간을 벗어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신호로 보인다.


남성에 비해 경제참여 낮고 고용의 질도 열악


여성경제활동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선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간 여성고용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성고용 통계의 다양한 측면을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우리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양적 측면에서 여전히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낮은 수준이다.
2005년 7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7%로 남성의 75.3%보다 24.6%가 낮다. OECD 평균 남녀 경제활동참가율(2003년말 기준)은 각각 80.2%와 59.6%로, 그 차이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인 10.6%p에 불과하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여성보다 높은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일반화된 노르딕 국가들에서조차 발견될 수 있는 현상인데, 문제는 우리의 경우 그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저조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둘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변화를 연령대별로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30대에서 낮아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2005년 7월 통계에서도 20대와 40대에서는 각각 65.4%, 64.5%였던 경제활동참가율이 30대에서는 54.1%에 그쳐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도표가 보여주는 완만한 포물선 형태 곡선이 여성에 대해서는 ‘쌍봉’ 구조 또는 ‘M자’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이 30대에서 급격히 낮아졌다가 40대에서 높아지는 것은 여성이 결혼·출산·육아가 집중되는 30대에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생에 걸친 경제활동을 조망할 때, 일에 가장 역동적이고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가장 높은 생산성을 기록할 즈음에 노동시장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개인의 경력개발은 물론 국가경제의 측면에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셋째, 여성고용의 질은 여전히 남성에 비해 열악한 수준에 있다.
관리직에 진출한 여성의 비중은 여성고용에 관한 한 후진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보다도 뒤진다.

또한 2004년 말 고용보험에 가입된 공기업 여성근로자의 직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40.2%가 단순직, 29.6%가 판매서비스직인 반면 관리직은 1.6%, 전문직은 12.4%에 불과하였다. 여성근로자의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도 고용의 질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남녀 간 임금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IMF 직후인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2001년 한 해를 제외하면 남성 임금을 100으로 보았을 때, 여성근로자 임금은 64%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장·가정 양립 적극 지원


정부는, 여성고용 정책의 핵심과제를 여성근로자들이 직장과 가정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보육 등 관련 지원 제도를 확대하고 여성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두고자 한다.

이와 함께 취업 전 모집·채용 과정에서 취업 후 보직·승진은 물론 퇴직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인 성차별을 개선해 나가는 고용평등 및 차별해소 정책이 병행되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방향은 선진국들의 여성고용 정책이 시사하는 핵심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증가한 국가들의 중요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대표적 징표 중 하나가 여성고용의 확대이다. 국민소득이 한 단계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교육·보건의료·복지 등 사회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크게 증가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회서비스 산업이 발전한다. 그리고 이렇게 증가하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는 대부분 여성이 중요하게 참여해야 하는 일자리들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일부 남성들이 우려하듯 남성들의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고 국가 전체적인 경제활동참가율을 순증하게 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사회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여성친화적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들고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이렇게 일자리가 증가하더라도 여성들이 출산 후 육아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자신의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경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보육에 대한 정부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보육지원은 일반 국민들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성격도 있지만, 이보다는 ‘일하는 엄마(working mother)’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보육시설의 수, 접근성, 보육의 질, 보육시간과 비용 등 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조화된 성 차별적인 관행과 제도를 더욱 개선해 나가야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유리벽(glass wall)’과 ‘유리천정(glass ceiling)’이 가로막고 있다면 이는 개인적인 좌절과 포기, 분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경제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향후 인구의 감소까지 예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용상의 성차별을 해소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구조화된 성차별 관행·제도 개선


현재 정부는 그간 여성고용의 현황과 구조적 문제점을 분석하여 종합적인 여성고용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아직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검토 단계이기는 하나, 여기에 담고자 하는 추진과제의 대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용촉진형 출산·육아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올해 5월 여성근로 관련 3법이 개정되어 그간 산전·후 휴가 중 사업주의 급여부담을 일단 「고용보험법」상 우선지원 대상 기업에 한하여 고용보험에서 지급키로 하였다. 이는 그동안 사업주가 개별적으로 부담해온 여성근로자의 산전·후 휴가급여를 이제 사회가 부담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물론 재정상 부담 때문에 전체 기업으로까지 확대하지 못하고 지원대상을 「고용보험법」상 우선지원 대상 기업에 한정한 점은 아쉬우나, 앞으로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국가와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질 영역인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일하는 엄마에 대한 영아보육지원제도 도입이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 일하는 엄마들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기가 2세 미만인 영아기의 보육 문제이다. 정부는 영아보육지원제도가 새로운 사회서비스분야 고용창출과 연계되도록 제도를 설계하되, 재원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입시기는 조정해 나가고자 한다. 다만 사회적 시급성을 고려할 때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도 서둘러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도입되는 유산·사산 휴가제 외에도 육아에 대한 부부공동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유인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종전의 육아휴직제도를 개선하여 이용률을 높이는 것과 함께 검토될 것이다.

둘째, 여성친화적 산업 진흥을 통해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
선진국들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사회복지서비스 산업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에서 요양서비스, 보육서비스,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강사, 장애인도우미 등 여성이 주로 담당하게 될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이들 분야의 일자리는 여성들이 자녀양육·가사 등과 직업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시간제 일자리로 만들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현행 시간제 일자리들이 상징하는 ‘저임금과 근로조건의 열악함’을 탈피하고 적정한 임금, 사회보험, 고용의 안정성 등이 확보되도록 해나갈 방침이다.

셋째, 고용상 성차별 해소를 위하여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의 시행과 성차별 시정활동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현재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는 기업의 자율적인 고용개선을 유도하는 형태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정부입법으로 입법절차를 밟고 있는데, 올해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행 초기단계에서는 강제적 이행수단의 부재, 적용대상 사업장의 한정 등 한계를 안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고용개선을 해나가는 기업에 대한 유인기제를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자율적인 고용개선을 촉진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고착화된 성차별 구조를 개선하고, 여성고용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3년 기준 출산율이 1.19명으로 낮아졌다. 2019년 이후에는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노동력 부족 시대를 코앞에 둔 지금, 여성고용 촉진이 1차적인 정책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앞서 살펴본 바처럼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여성의 고용촉진 여부에 국가경쟁력이 좌우되는 시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경제성장이 고용을 유발하는 효과가 점차 낮아지면서, 여성고용 증가가 남성의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라는 오해도 우리 사회 일부에는 잠재되어 있다. 그러나 더이상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노사는 물론, 남녀 모두의 인식전환과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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