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뉴스 보도
1)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외 직접 구매로 거래한 금액이 무려 6조 7천억 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기사에서 한 교수는 ‘전자상거래 전체 시장 규모로는 한국이 세계 5위이지만, 인구 대비로는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전자상거래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셈’이라고 언급했죠. 그리고 2025년 한국은행의 자료에서는 2025년 2분기 동안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금액이 55.2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과 함께, 특히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의 수는 줄었는데 카드 해외 사용 금액이 늘어났다는 점을 흥미로운 부분으로 꼽았습니다. 자료의 분석에서는 이러한 요인으로
해외 직접 구매, 즉 ‘해외직구’를 꼽았습니다.

관세청은 2024년 기준 전자상거래물품의 수입통관 건수 즉, 해외 인터넷 쇼핑 물건이 우리나라로 들어온 건수가 전년보다 37.8% 증가, 그 금액은 13.7%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그림 1] 참고). 금액에 비해 건수 증가 폭이 크다는 점을 통해 물건의 개당 단가가 낮더라도 해외직구 물품 수가 늘었다는 점을 짐작해 볼 수 있죠. 이렇게 여러 통계 자료에서는 사람들이 해외직구를 많이 한다는 점을 한결같이 보여줍니다.

왜 사람들이 이토록 해외직구를 많이 하게 된 걸까요? 여러 배경과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주된 요인은 바로 ‘
가격 경쟁력’입니다. 같은 나이키 운동화라도 집 앞 백화점에서는 15만 원에 파는 것을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서는 1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는 해외직구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어떻게 같은 제품인데 해외직구로는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한 걸까요? 해외에서 제품이 들어온다면 해당 제품에 관세도 붙고, 배송비도 붙을 텐데 말이죠. 그 모든 추가적인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해외직구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갖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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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일보, 「“국내가 더 비싸, 글로벌 호구”... 해외직구는 한국판 ‘소비자 운동’」, 2024.5.21.
◆ 모든 물건에 관세가 붙는 게 아니랍니다
해외직구에는
관세 정책이 차별적으로 적용됩니다. 본래 관세는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붙는 세금입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재정수입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기는 것이죠. 마치 놀이공원에 들어갈 때 입장료를 내는 것처럼, 외국 물건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관세라는 입장료를 내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소액인 해외직구 상품에 대해서 행정적 측면의 효율성과 소비자의 편익을 고려해 면세 혜택을 제공합니다. 구체적으로 150달러(미국은 200달러) 이하의 소액 구매에는 관세를 면제해 주는데,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해외직구 물품의 건수를 기준으로 99%가 이 면세 혜택을 받았습니다. 반면, 동일한 제품이 백화점에 진열될 때는 어떨까요? 수입업체가 정식으로 통관 과정을 거칠 경우 재판매를 목적으로 하므로 면세 혜택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통 물품 가격에 8~20%의 관세가 부과되고, 10%의 부가가치세가 가격에 더해지게 됩니다. 게다가 특정 상품에는 개별소비세*가 추가되기도 해요. 이러한 세금 부담의 차이만으로도 벌써 해외직구와 국내 판매 제품 간에는 상당한 가격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 중간 단계와 함께 사라지다
해외직구 물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은 유통구조의 차이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수입 유통은 제조업체에서 수입업체로, 수입업체에서 도매업체로, 도매업체에서 소매업체로의 순으로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이러한 다단계 구조를 거치며 단계마다 운송비, 창고비, 인건비, 그리고 각 업체의 이윤이 누적되어 최종 소비자 가격을 높입니다. 반면 해외직구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 또는 제조업체에서 소비자로 직접 연결되는 단순한 구조를 가집니다. 따라서 중간 유통업체들이 챙기던 수수료 등의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죠.
물론, 여기에 국제배송비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국제 특송 택배 회사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직구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라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물건이 많이 오갈수록 한 개에 들어가는 배송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죠. 관세청 통계를 보면, 특송**으로 보내지는 물건 중 전자상거래물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약 71%였고, 2024년에는 약 94%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물건이 더 많아지니 택배 회사들이 한 번에 처리하는 양도 많아지고, 개당 배송비 부담도 예전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이제 더 싸게, 그리고 더 빠르게 해외직구 물건을 받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결국 단순화된 유통구조로 유통 비용이 크게 절감된 부분에
직구 물량의 증가에 따른 개당 배송 비용 절감이 더해져 유통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가져온 것이죠.
◆ 환율이 올라도 결국은 해외직구
앞서 살펴본 관세와 유통구조에 앞서, 해외직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환율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직구를 하면, 달러, 유로화, 위안화 등 외화로 결제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 돈과 외국 돈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직구의 가격을 크게 좌우하죠. 원화의 가치가 높을 때는 적은 돈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어서 해외직구가 유리해집니다. 반면에 원화의 가치가 낮을 때는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돈을 더 많이 내야만 하죠. 예를 들어 1달러가 1,000원일 때는 10만 원으로 100달러짜리 운동화를 살 수 있지만, 환율이 1,500원으로 상승했을 때는 같은 운동화를 사기 위해 15만 원이 필요해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근 1~2년 동안은 원-달러 환율이 1,302원에서 1,488원 사이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해외직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통상 원화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해외직구가 줄어드는 것이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이를 상쇄하는 다른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광군제 ·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등 해외직구 극성수기가 도래했을 때의 물량 급증에 대비한 특별 통관 대책
2)을 마련해 실질적으로 물량이 원활히 처리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정부와 글로벌 플랫폼(알리익스프레스·테무) 간 제품 안전 협약 체결 등으로 소비자 보호 장치가 강화되면서 사용자의 구매에 대한 신뢰와 편의성이 높아졌죠. 여기에 환율이 오르는 시기에도 국내 물가는 꾸준히 상승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 미국 등 해외 온라인몰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강해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국내보다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환율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지만, 물류 효율화나 소비자 보호 강화, 해외 온라인몰의 가격 경쟁력 등이 함께 작용하면서 해외직구가 꾸준히 증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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