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0년대 미국에서 탄생한 GDP
이 질문에 답을 알려면 먼저 GDP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GDP(Gross Domestic Product)는 한 나라의 경제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우리말로는 ‘국내 총생산’이라고 합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의 여파로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황입니다. 정부는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추진합니다. 그 과정에서 재정지출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경제 지표가 필요해집니다. 당시에는 ‘주가’나 ‘철도 운송량’ 같은 단편적인 지표만 있었지, 국가 경제 전체의 상태를 수치화한 지표는 없었습니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전미경제연구소에 근무하던 러시아 출신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에게 “국가의 총수입과 생산량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달라”고 의뢰합니다. 그래서 쿠즈네츠의 주도로 GDP 통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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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 국민소득 통계를 체계화하고 장기 경제성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공로로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그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소득불평등이 초기에는 심화되다가 점차 완화된다는 ‘쿠즈네츠 곡선(역U자 가설)’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GDP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기구를 통해 표준화되어 전 세계에 보급되었고, 이후 각국의 경제 수준을 비교하는 공식 지표가 되었습니다. 만약 한국의 현재 경제 위상이 궁금하다면 IMF나 세계은행, UN 등 국제기구의 통계를 살펴보면 됩니다. 이 기관들은 정기적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년 각국의 경제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 국경부터 시장 가치까지, GDP를 결정하는 5가지 기준
그럼, 이제부터 GDP를 어떻게 측정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새롭게 생산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모두 더해 측정합니다. 이 한 문장 안에 GDP 측정 기준이 다 들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먼저, ‘한 나라 안에서’라는 것은 한 국가 내에서 일어난 생산 활동의 가치를 측정한다는 의미입니다. ‘국경’이 기준이기 때문에 생산에 참여한 사람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즉, 태국 국적의 조이 씨가 한국 농장에서 일해서 벌어들인 소득은 한국의 GDP에 들어갑니다. 한국에서 번 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국적의 송화 씨가 미국에서 일해서 번 돈은 한국 GDP가 아닌 미국 GDP에 포함됩니다. 미국에서 번 돈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일정 기간 동안’은 1년 또는 1분기 등 특정 기간을 단위로 그 안에 일어난 경제 활동을 측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에서 분기별 GDP와 연간 GDP 통계를 발표합니다. 셋째, ‘새롭게 생산한’은 일정 기간 안에 새롭게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만을 측정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과거에 생산된 것은 측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넷째, ‘최종 재화와 서비스’는 최종재를 생산하는 데 들어간 중간재는 측정에서 제외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최종 생산물일 때 중간재는 그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부품·소재·서비스 등이 해당합니다. 따라서 GDP를 측정할 때는 이러한 중간재는 모두 제외하고 최종재인 스마트폰의 가치만 반영합니다. 다섯째, ‘시장 가치’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재화와 서비스라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으면 GDP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과 먹으려고 구운 쿠키는 GDP에 들어가지 않지만, 똑같은 쿠키를 카페에서 손님에게 판다면 그 가격만큼 GDP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계산된 GDP는 국가 간 경제 규모와 성장률을 비교하는 데 사용되며, 한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경기 변동을 파악하는 데에도 활용됩니다. 또한 정부가 경제 정책을 세우거나 기업이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개인이 투자를 결정할 때 등 다양한 경제 활동에서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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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변동: 경기가 일정한 주기를 가지며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현상.
경기 변동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경제로 세상 읽기> 「움직이는 경기,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2024년 제12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중고 물품은 제외, 하지만 '거래 서비스'는 GDP에 포함
이제 서두에서 던졌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 우리나라의 GDP는 어떻게 될까요? GDP는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새로 만들어진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더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새로 만들어졌는지’ 여부입니다. 중고 거래는 이미 생산되어 사용되던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이므로, 물건이 다시 거래된다고 해서 새로운 생산이 이루어졌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즉, 자산의 소유권이 이전된 것이지, 국가 전체의 재화 총량이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중고 거래 자체는 GDP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고 거래가 GDP와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늘날

중고 거래는 단순히 사람들끼리 직접 만나 물건을 사고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거래가 잘 이루어지도록 온라인 공간을 제공하고, 광고를 노출하며, 안전한 결제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눈에 보이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생긴 것입니다. 따라서 중고 거래가 한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질 경우, 그 플랫폼이 얻는 수익,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의 활동, 물건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와 서비스는 모두 경제 활동으로 기록됩니다. 결국 중고 물건 자체는 GDP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중고 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여러 서비스는 GDP를 늘리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활발해진 중고 거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GDP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쓰지 않던 물건을 다시 활용하게 만들어, 불필요한 새 물건 생산을 줄이고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기여합니다. 그리고 중고 거래를 통해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는 남은 돈으로 다른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되며, 이는 나라 경제 전체의 수요(총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중고 거래는 물건이 처음 생산될 때 이미 GDP에 반영되었으므로 거래 자체는 통계에 다시 잡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래를 연결하는 플랫폼 수익이나, 결제 시스템, 배송 서비스와 같은 부가가치는 새로운 서비스 생산으로서 GDP에 포함됩니다. 나아가 중고 거래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소비자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높여주는 등 지표상에 드러나는 수치 이상의 긍정적인 영향을 우리 경제에 주고 있습니다.§

유성임 KDI 전문위원 sny93@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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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사회2」 우리나라 경제와 세계화 | 경제 성장과 국내 총생산
· 고등학교 「경제」 거시 경제 | 거시 경제 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