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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세상 읽기
인스타그램은 진짜 ‘0원’일까? 릴스 사이 광고로 보는 데이터 경제

      

◆ 인스타그램, 무료 이용자와 유료 광고주 그 사이    

  여러분은 이미 그 답을 매일 보고 있습니다. 릴스와 스토리 사이에서 만나는 광고입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브랜드나 요즘 관심 두기 시작한 분야의 광고를 보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한 적은 여러 번이고, 실제로 무언가 사 본 적도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이 적중률 높은 광고가 메타의 매출 약 98%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 모델입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인스타그램의 구조를 살펴봐야 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이용자와 광고주를 동시에 끌어들이며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이용자는 무료로 콘텐츠를 보고 친구들과 소통하며 플랫폼에 머물고, 광고주는 그 이용자 중 자신의 상품이나 메시지에 관심을 보일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닿기 위해 광고비를 냅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하는 시장을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합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한쪽 집단의 규모가 커질 때 다른 쪽 집단의 효용에 영향을 주는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납니다. 인스타그램에 이용자가 많이 모일수록 광고주는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닿을 수 있고, 그만큼 플랫폼에 광고비를 낼 이유도 커지는 것처럼요. 그런데 이때 광고주는 단순히 보여줄 사람이 많다고 광고비를 내지는 않습니다.
교차 네트워크 효과(cross-side network effect)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하는 시장에서 특정 집단의 규모가 다른 집단이 얻는 효용에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
같은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직접 네트워크 효과(예: 메신저를 쓰는 친구가 많을수록 나도 편리해짐)와 달리,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서 작동해 '간접 네트워크 효과'라고도 함.


◆ 내 시선과 스크롤이 다시 내 피드로 돌아오는 순환    

  광고주가 플랫폼에 돈을 내는 진짜 이유는 플랫폼이 광고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광고를 보여줄 딱 들어맞는 순간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는 이용자의 게시물과 사진, 친구·팔로워와의 관계, 멈춰 본 릴스, 바로 넘긴 광고, 저장하거나 공유한 게시물 같은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관심사와 행동 패턴을 추정합니다. 여기에 AI 기술을 더해 더 관련성 높은 맞춤형 광고와 추천 콘텐츠까지 보여줍니다.
행동 데이터(행태정보)
이용자가 웹사이트·앱에서 남기는 활동 기록.
방문·검색·클릭·시청·구매·저장·공유 등 이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제도에서는 이를 '행태정보'라고 함.

  메타는 이러한 방식을 설명하며 "회원님이 보는 모든 콘텐츠가 흥미롭고 회원님에게 유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다시 광고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추천 알고리즘이 흥미로울수록 이용자는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모입니다. 그만큼 광고를 보여줄 기회도, 이용자의 새로운 행동 데이터도 늘어납니다. 플랫폼은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추천과 광고를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죠. 내 행동이 데이터로 쌓이고, 그 데이터가 다시 내 피드에 영향을 주는 순환이 계속되면서 데이터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입니다.3 이용자는 인스타그램을 무료로 즐기지만, 사실 자신의 관심과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0원’인 서비스와 교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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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러한 과정을 '데이터 피드백 루프(Data Feedback Loop)'라고 합니다. 기업은 경제 활동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이는 더 많은 고객과 데이터를 끌어옵니다. 이 선순환이 반복되면 처음에는 작은 데이터 우위를 가졌더라도 시간이 지나 큰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출처: Isaac Baley, Laura Veldkamp, 『The Data Economy』,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23)


 
◆ 일상이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가 자산이 된 시대    

  그런데 우리가 데이터를 남기는 곳은 인스타그램만이 아닙니다. OTT에서 몰아본 드라마, 외국어 학습 앱에서 자꾸 틀리는 표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결제하지 않은 물건, 지도 앱으로 이동한 경로까지 일상이 데이터로 기록됩니다. 다만 데이터가 기록되어 쌓인다고 곧바로 가치가 생기진 않습니다. 흩어진 기록을 모으고 분석해 상품과 서비스를 새로 만들거나 개선하는 데 활용할 때 경제적 가치가 생깁니다. 기업은 데이터를 활용해 어느 지점에서 이용자가 서비스를 떠나는지, 어떤 상품을 만들어 낼지, 매출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물류 효율을 어떻게 높일지 등을 빠르게 판단합니다. 그래서 데이터는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흐름이 국제 경제 통계에도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거시 경제 통계를 작성할 때 참고하는 국제 기준인 국민계정체계(SNA, System of National Accounts)가 2025년 개정되면서 생산 활동에 쓰이는 데이터가 경제 자산으로 인정되었습니다.4 분명 가치가 있지만 국가 경제 통계에는 잘 잡히지 않았던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가 기록되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자산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형, 무형의 물품 및 권리를 말함.
사용자가 보유하거나 이용함으로써 편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현재 또는 미래 수입의 원천이 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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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5 SNA에서는 데이터를 생산된 자산(Produced asset)에 포함하고, 지식재산생산물(IPP, Intellectual Property Products) 범주 안에 새로운 세부 항목인 “data and databases”로 분류함. 이때 ‘1년 이상 생산 활동에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는 데이터’를 자산으로 봄.



◆ 데이터의 가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데이터의 가치를 값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게 됐을까요? 데이터는 한 번 사용한다고 없어지지 않는 비경합성이 있어, 같은 데이터를 여러 부서나 기업이 동시에 반복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 데이터가 어느 생산 활동에서 얼마만큼의 가치를 만들어 냈는지를 나누기 어려워집니다. 또 데이터는 어떤 데이터와 결합해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나의 이동 기록 하나는 그저 경로 정보일 수 있지만, 수만 명의 이동 기록이 합쳐지면 도시의 교통 흐름을 예측하는 데 쓰이고, 상권을 분석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비 데이터가 결합하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도 있죠. 게다가 데이터는 쉽게 국경을 넘어 이동합니다. 한 나라에서 생긴 데이터가 다른 나라의 서버, 알고리즘, 기업 활동과 연결될 수 있어 어느 나라의 생산과 자산으로볼지 판단하기도 까다로워지죠. 이러한 데이터의 특성 때문에 그 가치를 하나의 숫자로 딱 잘라 계산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값을 매기기 어려운 만큼 데이터가 어떻게 이동하고 누가 접근할 수 있으며 어떤 조건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일도 까다롭습니다. AI의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데이터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서도 개인정보, 저작권, 공정한 경쟁 등을 어떻게 보호할지를 두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죠. 앞으로 데이터에 관한 어떤 질문들이 오가게 될까요?

  릴스 사이의 광고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가, 우리의 일상 속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경제를 움직이고 그를 둘러싼 규칙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비경합성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재화와 서비스를 동시에 소비할 수 있고,
한 사람이 소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는 속성.

           
이재영 전문연구원 leejy@kdi.re.kr

참고문헌
Meta, 개인정보 보호 센터 개인정보처리방침, https://privacycenter.instagram.com
공정거래위원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 공정거래위원회예규 제418호, 2023.1.12.
OECD, 「The OECD Going Digital Measurement Roadmap 2026」, 2026.3.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국민계정체계(2025)」, 2025.12.
UN, 「The 2025 System of National Accounts (SNA) recognises data as an economic asset」, 2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