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생활이란 우리 생활에 유용한 상품을 생산하고 분배, 소비하는 일련의 순환적 과정이다. 순환적 과정이라는 말은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상품을 생산하고, 생산한 물건을 생산에 참여한 사람 사이에 적절하게 나누며 각자는 자기의 몫을 가지고 소비하는 과정이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생산에 소요되는 생산요소가 노동 외에도 자본, 토지 등의 여러 가지가 있어서 이들이 어떤 모양으로 생산활동에 결합되는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 역시 소득의 전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과정에서 우리가 좀 더 이해할 것은 무엇인가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호의 목적이다
경제주체
경제주체란 경제활동 즉,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는 주체로서 생산을 담당하는 생산자 또는 기업, 소비를 담당하는 주체로서 소비자를 말한다. 주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생산과정이 이미 정해진 어떤 공식에 따르는 것이 아니고 생산자 또는 기업을 꾸려나가는 관련자들이 노동자는 몇 명이 좋을지 기계설비는 얼마나 자동화된 몇 대의 기계가 필요한지, 나아가 시장에서 가격이 변화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늘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주체로서 소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득 중에서 소비와 저축의 비율은 어떻게 할지, 여러 상품의 가격 변동에 따라 소비 상품의 양들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를 항상 결정해가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외에 정부도 경제활동에 한 몫을 차지하는 경제주체다. 국민이 내는 세금을 바탕으로 공무원을 뽑아 여러 행정적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 하기 어려운 도로 건설이나 항만, 전기 설비의 운영 등의 일을 하는 것이 정부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부를 제외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에 집중하여 경제주체로서 이들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어떤 점들을 고려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생각해보기]
다음의 사항들은 개별 생산자와 개별 소비자 중 누가 경제주체로서 결정할 일인지 생각해 보자. ① 구두를 얼마의 가격에 구입할 것인가, ② 구두를 몇 켤레 생산할 것인가, ③ 구두를 몇 켤레 구입할 것인가.
생산과 생산자
생산자의 우선 목표는 이윤이다. 이윤은 판매수입에서 비용을 제한 것이므로 이윤이 늘기 위해서는 판매수입이 늘던지 아니면 비용이 줄어야 한다. 수입은 개당 가격에 판매량을 곱한 것이므로 수입이 증가하려면 개당 가격이 높아지던지 아니면 판매량, 즉 생산량이 늘어야 한다. 그러나 상품의 개당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개별 생산자가 높이고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두를 만드는 가게가 무수히 많고 이들 공급곡선이 수평으로 합해진 시장 공급곡선이 시장 수요곡선과 만나서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므로 일개 구두 생산자가 구두의 시장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생산의 주체로서의 생산자가 결정할 사항이지만 이 역시 무조건 늘릴 수 없다. 이미 시장에서 수요할 구두의 양은 일정한데 한 기업이 무작정 자신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생산량을 늘리면 그것이 다 판매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격을 낮추어서 박리다매의 전략으로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으로 팔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가격을 낮출 이유도 없을뿐더러 구두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개당 비용은 사실 이 구두 업계에는 동일하므로 가격을 낮추는 것은 개당 그만큼 적자만 보는 것이어서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정말 그러하냐 하고 다소 현실적인 근거를 들고 싶겠지만 우리가 수업시간에 다루는 생산이론은 이상적인 면을 중심으로 한다. 시장에서 구두 가격이 정해지고 그 가격은 모든 기업에게 동일한 개당 생산비임을 유념한다면 박리다매의 전략이 가능하지 않음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기술수준이 월등한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그 가격에 더 많이 생산해서 수입은 클 것이다.
이제 우리의 이야기는 경제주체로서의 생산자는 가격이 아니라 생산비를 어떻게 보느냐에 의사결정의 초점이 두어짐을 알 수 있다. 생산비란 공장설비와 같은 고정비용이 있고 생산량을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 변동하는 가변비용이 있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개당 상품에 대해 들어가는 고정비용은 감소하지만 개당 들어가는 가변비용은 증가한다. 시장 가격이 개당 고정비용과 개당 가변비용을 합한 개당 생산비용을 넘는다면 당연히 생산자들에게는 이윤이 발생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이 산업에 더 많은 생산자가 진입하여 결국 이윤이 없어지는 상태에 이를 것이다. 물론 상품 가격이 개당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기업이 있다면 이 생산자는 적자를 견딜 수 없어 생산량을 줄이던지 이 산업을 떠나게 된다.1)
소비와 소비자
소비주체로서의 소비자는 벌어들인 소득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우선 현재 여러 상품들에 대해서 제한된 소득을 어떻게 배분할지부터 생각해 보자. 소비자의 목표는 상품들의 소비로부터 얻는 만족, 즉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사과라면 영양가와 씹을 때 느껴지는 아삭한 맛이 효용이라 할 수 있으며 바나나라면 맛과 영양, 그리고 국내에는 생산되지 않는 상품이라는 특징도 효용의 일부를 구성한다. 물론 이제는 바나나가 흔해져서 수입품이라는 것이 그다지 만족의 일부가 되지 않으나 아주 예전에는 한 겨울 효녀의 딸기 전설처럼 희귀했었다.2)
이제 두 재화 X, Y만이 구입 대상이라고 가정하고 소비자는 이를 구입할 때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 살펴보자. X의 가격이 2원, Y의 가격이 3원이며 소득 중 상품 구매에 쓸 수 있는 금액은 26원이다. 그리고 두 재화의 소비에 따른 효용의 크기는 다음 표와 같이 주어져 있다.

소비자가 최초에 3원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생각해 보자. 3원이 있다면 2원짜리 X를 1.5단위 구입할 수도 있고 3원짜리 Y를 한 단위 구입할 수도 있다. 2원짜리를 1.5단위 구입한다면 그로 인해 얻게 되는 효용은 첫 번째 X가 주는 효용 18과 두 번째 X가 주는 효용 16의 반인 8을 더해 총 26의 효용을 얻는다. 반면 Y를 한 단위 구입하면 효용은 28이다. 두 가지 안으로부터 발생하는 효용 26과 28을 비교하면 당연히 28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는 Y를 한 단위 구입한다. 이번에는 예산이 8원이라면 어떤지 살펴보자.
위에서 계산한 결과로부터 소비자는 우선 3원은 Y를 1단위 구입할 것이니 이제 나머지 5원을 가지고 다시 계산을 할 것이다. 나머지 5원으로 구입이 가능한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비자는 당연히 X를 1단위 구입하고 이어서 Y를 1단위를 구입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X는 한계효용이 18이고 가격이 2원이어서 1원당 효용은 9인 반면 Y는 두 번째 상품으로서 한계효용이 26이지만 1원당 8⅔의 효용을 주는 까닭에 소비자는 X를 먼저 고려하고 이어서 Y를 구입할 것이다. Y를 구입하지 않고 X를 계속 구입할 이유는 없다. 이 경우 X는 두 번째, 세 번째 상품의 한계효용이 16, 14로서 1원당 효용은 8, 7로 Y 경우의 8⅔의 효용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제 독자들은 우리의 소비자가 소득 26원을 가지고 두 재화 간에 얼마나 배분할 것인가는 스스로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즉, 소비자가 상품 간에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중요한 판단 기준은 1원당 각 상품의 한계효용의 크기가 어떤가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위 표에 각 상품의 가격 대비 한계효용이 X의 MU/P, Y의 MU/P로 표시되어 있어서 이를 토대로 소비에 대한 의사결정을 파악할 수 있다.
[문제]
위의 표를 이용하여 소비 예산이 10원일 때 소비자는 어떤 결정을 할지 설명해 보라.
좀 더 장기적 관점
생산자에게 상품의 가격이나 생산요소인 노동과 자본의 비용은 각 시장에서 결정되므로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은 여전히 비용을 낮추는 것이 관심이다. 그래야만이 이윤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자는 가장 낮은 비용의 생산규모는 어떠한지 파악하고자 한다. 달랑 공장 하나에 몇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여 구두를 만드는 것보다는 공장 규모도 크고 종업원도 많아지면 그 기업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를 규모의 경제라고 한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는 이유로는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문화와 분업이 촉진될 수가 있으므로 장기 생산비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여기에 규모가 커짐에 따라 단지 생산요소의 투입량 증대 외에 기술혁신을 도입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점, 그리고 대규모로 생산할 경우 원재료의 매입비용도 대량구매로 인해 저렴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이 그 이유에 해당된다.3)
소비자에게 있어서 장기적인 관점이란 소득 중 소비하지 않는 저축의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이다. 소비자는 소득 중 일부를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 오늘 소비를 참고 미래에 소비할 수 있도록 저축하는 것인데 얼마나 저축할 것인가, 즉 오늘 얼마나 소비를 억제하느냐는 현재와 미래간의 교환비율인 이자율에 의존한다. 이자율이 거의 없다면 굳이 저축할 필요를 못 느끼겠지만, 매우 높다면 기꺼이 오늘 많은 부분을 미래의 소비를 위해 저축할 것이다. 이러한 미래 지향적인 태도는 일생을 통한 소비가 적절하여 적절한 때에 필요한 것을 구입하거나 필요한 일에 지출하고자 하는 생애소비 계획에도 반영된다.
[생각해보기]
다음 두 진술에 대해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 ① 장기평균비용 곡선은 U자의 모양을 띤다, ② 연금제도의 도입은 저축률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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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까칠한 독자라면 평균비용, 가변비용, 한계비용 등을 동시에 표현해 주는 그림을 추가하면 보다 일목요연할텐데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경제주체로서의 생산자가 시장 가격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지며 기업마다 생산량이 다르다면 왜 그러한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어떤 일이 이 시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지를 간단히 설명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더 깊게 알아보고 싶은 독자는 경제원론을 참조할 것이다.
2) 상품의 가격은 그 상품 소비로부터 얻는 만족의 크기에 따른다. 하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효용이 매우 적은 데도 가격은 대단히 높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물과 다이아몬드인데 실상 다이아몬드는 유리칼 용도 외에 실용성이 없음에도 매우 희귀하다는 점으로 인해 생명수 물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된다.
3) 규모의 경제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은 정창영, 경제학원론(제2판), pp.142-14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