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지나면 수강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여 A+에 서 F까지 다양한 등급을 부여한다. 마찬가지로 장기부채를 조달하는 채무 증권인 채권도 등급 평가를 한다.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약속대로 상환될 수 있는 가를 심사하여 투자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이 같은 정보를 알지 못하여 발생할 수 있는 손실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한다.
채권에 투자할 때에는 위험과 수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채권등급 평가는 바로 위험요소에 대한 정보 제공에 그 목적이 있다. 미국의 경우 채권등급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평가기관으로는 무디스(Moody ’s), 스탠다드 앤 푸어스(Standard & Poor ’s) 등이 있다. 채권 평가등급은 채무불이행 위험의 정도에 따라 여러 기호로 표시된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있기 이전 국채인 Treasury Bond는 최상급 채권인 AAA로부터 최하위 채권인 C까지의 세분된 등급으로 구분되었다.

어느 평가기관이든 BBB(Baa)까지를 상환능력 면에서 볼 때 투자적격(investment grade) 채권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AAA는 원리금 상환에 관한 안전성이 최고위, AA는 고위, A는 상위, BBB는 중립의 채권이다. BB(Ba) 등급 이하의 채권들은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있는 투자 부적격 채권으로 분류된다. 투자 부적격 등급의 채권은 높은 투자위험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높은 수익률(high risk, high return)을 기대할 수 있으며, 투기성 채권 또는 정크본드(junk bond)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매매가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의해 이루어지는 채권시장에서 위험이 낮은(높은) 채권은 높은(낮은) 가격 즉 낮은(높은) 채권수익률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채권등급 평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위험에 관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에 의해 그리스, 헝가리 등의 국채가 투기 등급으로 강등된 적이 있다. 그러나 정크본드가 현금흐름이 양호해질 확률이 높은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정크본드는 채권의 발행시점에서 높은 채무불이행위험으로 인해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거나 또는 채권 발행시점에서 좋은 등급을 받았지만, 이후 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어 높은 채무불이행위험을 가지게 된 채권으로 구분된다. 후자의 경우를 ‘추락한 천사(fallen angel)’라고 부르며, 이런 채권은 기업의 인수합병의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래서 정크본드는 이자율이 높고, 이런 의미에서 하이일드 채권(high yield bond)라고 불린다.
평가 등급과 채권수익률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채권등급이 떨어질수록 수익률은 올라간다. 등급평가에 의해 수익률 차이가 발생하므로 등급 평가는 자금 조달자와 자금 조달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상위 등급과 하위 등급의 수익률은 경기상황이 좋은 때는 그 차이가 적으나, 불황일 때나 경기 침체기에는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낮은 등급의 채권들도 채무불이행위험이 감소하며, 그 반대 상황에서는 낮은 등급의 채권의 채무불이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김형철/백석대 교수/ hckim@b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