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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중국경제의 성장 과정과 동인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팀장 2012.12.27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 정책을 천명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중국경제는 연평균 9.9%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특히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10년 동안은 두 자리수의 초고속 성장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규모는 1978년 3,635억 위안에서 2011년 4조 7,154억 위안으로 13배 커졌고, 1978년 세계 10위에 그쳤던 중국이 2010년에는 일본을 넘어서 미국과 함께 G2가 되었다. 교역규모도 1978년 206억 달러에서 2011년에는 3조 6,421억 달러로 177배 성장했고, 2009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대 무역대국이 되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978년 1억 6,700만 달러에서 2011년 말 3조 1,811억 달러로 1만 9천 배 늘었고, 2006년 이후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위안(5,432달러)으로 1978년에 비해 92배 커졌다.

 

중국경제의 성장 배경


이처럼 중국경제가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 원동력은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과 개혁·개방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13억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농촌지역의 잉여노동력이 초기 공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는 원천이 되었다. 중국인들은 이것을 ‘인구 보너스’라고 한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국내의 부족한 자본과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외자기업이 가지고 있는 수출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를 ‘개방의 보너스’ 또는 ‘무역의 보너스’라고 한다. 특히 개방의 과정에서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을 개혁하여 시장경제 메커니즘을 도입함으로써 외국 정부와 기업의 신뢰를 얻어낸 것도 매우 중요한 성장 동력의 하나였는데, 이를 ‘개혁의 보너스’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이 30년간의 고속성장 과정에서 채택했던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인해 연해지역과 중서부지역 간 발전격차가 확대되고 계층 간 소득격차와 관료의 부패 등 사회적 불만요인도 커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자원이 고갈되는 등의 문제도 나타났다. 즉 중국의 성장은 환경, 자원, 일부 취약 계층과 지역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내부적인 구조적 모순들이 중국경제의 지속적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저해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그동안 중국산 제품의 수출시장이었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전략이 한계에 봉착했고, 해외시장의 위축이 중국 내 전통 제조업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중국경제는 ‘중등소득의 함정(middle income trap)’과 ‘체제이행의 함정(transition trap)’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해지면서 선진국 진입에 실패하고, 국내의 체제개혁에 대한 저항이 심해지면서 지속적인 개혁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감이다.

 

경제발전의 전환을 꾀하는 중국


지난해 11월 초 새로이 출범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내용은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그동안의 수출 위주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내수 위주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의 과잉투자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투자 중심의 성장을 지양하고 소비 확대를 통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둘째, 산업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공업화 위주의 발전방식에서 더하여 서비스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전통 제조업 분야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신소재, 신에너지 자동차, 차세대 정보통신, 바이오, 첨단장비 등 7대 전략적 신흥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에너지 절약형, 환경 친화형 발전을 달성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셋째, 과거의 ‘민생 희생’ 발전에서 ‘민생 중시’ 발전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중·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을 두 배로 끌어올리고 사회보장제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며,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분배제도도 개혁해 간다는 것이다.

 

넷째,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연해지역과 중서부지역 간 균형 발전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중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도시화를 추진하고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발전전략의 변화는 향후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경제의 성장 동인이 변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고 구조조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경제는 두 자릿수의 고속성장 시대가 끝나고 7∼8%의 중성장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또한 도시화, 서비스화, 전략적 신흥산업, 에너지 절약, 친환경 산업과 관련된 투자와 소비가 중국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상생하는 길


중국의 발전방식 전환, 성장 동인 변화, 경제성장률 둔화는 직·간접적으로 한·중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과거 20년간 한국은 중국의 부상을 가장 잘 활용해 온 국가였다. 중국이 제조대국과 수출대국으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대(對)중 수출을 확대해 왔고, 중국과의 교역에서 큰 규모의 무역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왔다. 다가올 20년 동안에도 이러한 관계를 지속시켜 나갈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그 누구도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 되고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점차 개선되면서 한·중 경쟁관계가 심화되어 같은 혜택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에게는 큰 위험요인이다.

 

앞으로 20년, 우리는 중국의 새로운 변화 속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중국은 지금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수출대국’에서 ‘내수대국’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을 활용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접근력에 있어서는 매우 취약하다. 과거 중국과의 협력 방식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특히 무역과 투자면에서 거래비용이 적은 협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중 FTA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미래지향적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과거의 ‘중국 활용’ 전략에서 더 나아가 ‘중국과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팀장/ psyang@kie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