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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시장에서 공급되지 못하는 공공재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정보실장 2013.04.30

공공재란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이 있는 재화로 사적 재화와 대비된다. 우리가 대부분 수업 시간에 학습했던 상품은 사적(私的) 재화이다. 예컨대 사과는 지극히 사적인 재화이다. 여기서 사적이라는 말은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는 것과구매자에게 사과와 관련된 소비 일체가 일임된다는것을 의미한다. 사과를 사면 구매자가 배타적으로 그 사과를 소비한다. 다른 사람이 바로 그 사과를 소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사과를 맛보는 사람만이 사과로부터 얻는 만족을 얻는것이지, 옆에서 바라본다고 사과의 아삭함(사과가 주는 영양을 포함하여)을 느낄 수는 없다. 마침 사과를 먹는 친구가착해서 3분의 2정도 먹고 나머지 3분의 1을 먹어보라고 준다해도 이미 소비할 수 있는 사과는 3분의 1로 줄어 있다. 이를 재화 소비로부터 얻는 편익의 경합성이라고 한다. 나의 소비는 그만큼 다른 사람의 소비를 줄인다.

 


| 비배제성과 비경합성


대표적인 공공재인 국방 서비스를 생각해 보자. 누군가 외적의 침입이 두려워서 국방 서비스를 구매한다면 이 서비스는 구매자는 물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안전을 제공하게 된다. “사례가 뭐 그러냐, 좀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할지 모르나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태평양 휴양지의 어느 부자가 해적의 침입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 지역 국방 서비스를 구매한다면 인근 섬도 안전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즉 공공재의 경우 구매자와 비구매자를 구별할 수 없다면 배타적인 사용권을 의미하는 배제성은 없어진다. 또한 사과와 달리 국방 서비스는 주변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 혜택을 받아도 그 혜택은 줄어들지 않는다. 누구나 동일한 안전도를 얻는다. 즉 편익의 정도는 비경합적인 것이다. 이제 정부가 q0라는 양만큼 공공재를 생산한다고 하자. 공급곡선은 당연히 생산량 증가에 따라 한계생산비가 증가하므로 우상향의 곡선이 될 것이다. 공공재라고 해서 생산하는 데에 돈이 안드는 것이 아니며 생산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자원이 더 투입되어야 하므로 생산비가 증가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요 측면을 보자. 공공재는 비경합적이므로 q0만큼 생산하면 누구나 q0의 공공재가 제공하는 혜택을 본다. 따라서 사과와 같은 사적 재화와 달리 공공재의 수요곡선은 <그림>과 같이 각 생산 수준에 대응하여 여러 사람의 수요를 수직으로 합하여 구해진다.(사적인 재화의 경우, 시장 수요는 개인들의 수요를 수평으로 합하여 구했다. 각 수요자가 배타적으로 일정량을 가지고 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존재하는 시장이라고 하면 공공재에 대해서 두 사람은 상이하게 평가할 것이고 따라서 각각의 수요곡선은 다르겠지만 시장 전체로는 이 둘을 수직으로 합한 것이 공공재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된다. 첫 번째 수요자의 수요곡선 D1과 두 번째 수요자의수요곡선 D2를 수직으로 합한 D가 공공재의 시장수요곡선이 된다.

 

 

 

| 무임승차


<그림>은 비경합성의 특징을 갖는 공공재의 시장 수요와 공급곡선을 이용하여 q0 생산에 따르는 시장가격 p0이 도출됨을 보이고 있다. 균형가격과 균형생산량이 결정되는것을 보고 공공재에도 시장기능이 잘되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위에서 공공재는 비배제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누구라도 공공재를 시장에서 생산·공급한다는 것을 알면, 그리고 자신이 그 재화에 대해서 필요를 느끼고 있다면 정직하게 각 수량에 대해서 자신의 만족도를 토대로 가격을 붙이고 이를 시장에 제시할까?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대단한 부자가 국방 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들도 안전도가 올라가니 그에 상응하여 가격표를 제시하라고 하면 다들 별로 필요 없는 듯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구태여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시장은 만족과 비용이 같아져야 한다. 하지만 무임승차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이러한 만족과 비용의 일치는 보장될 수 없다. <그림>에서 균형점 E는 q0만큼의 공공재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지 p0로 나타내지는 가격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격을 매긴다면 두 사람이 q0만큼의 공공재를 소비하고 얻는 한계편익에 해당하는 p1, p2를 각각의 가격으로 삼아야 한다.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위해서는 상품 소비로부터 얻는 편익과 가격이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는 편익의 표시가 온전하게 표시되었다는 전제하에서나 가능한 것이어서 무임승차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이 또한 공공재의 가격에 의한 자원배분 효율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시장을 통한 상품의 공급이 불가능하다.

 


| 혼합재: 공공재의 종류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본 공공재의 조건, 즉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은 매우 극단적인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비배제성의 정도가 다르고 비경합성의 정도가 다르다. 이를 혼합재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두 가지 차원에 있어서의 정도 차이를 이용하여 좀 더 현실적인 설명이 더해질 수 있다. 먼저 케이블TV를 보자. 케이블TV의 경우는 돈을 내고 가입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으므로 배제적이지만 여러사람이 이용한다고 해서 케이블TV가 제공하는 재미는 줄어들지 않는다. 가입자가 는다고 하여 영화 <장고>에서 디카프리오가 총 맞는 장면이 잘리거나 찌그러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배제적이지만 비경합적인 특성을 지닌 재화로는 소프트웨어, 텅 빈 영화관의 영화, 다운 받은 음악 파일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비배제적이지만 경합적인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해(公海)상의 물고기다. 누구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내가 많은 물고기를 잡아가면 다른 어부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어진다. 목초지에 가축을 자유롭게 방목시킬 수 있지만 가축이 많아질수록 다른 가축들에게 돌아가는 목초의 양은 줄어들고 지나치게 되면 도리어
모든 축산업자에게 손실을 가져온다.

 

 대체로 목초지나 어족 자원 등에서 보이는 이러한 자원의 과용으로 인한 손실을 ‘공유자원의 비극’이라고도 부른다. 공공재나 혼합재를 공부하면서 그렇게 순수한 공공재가 있을까, 또는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의 정도가 전과 같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예전에는 음악이나 영화 파일을 무단으로 내려받기가 쉬웠지만 요즈음은 다양한 기술 개발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 증대로 배제성이 증가하고 있다. 공해 자원 역시 국제 분규가 커짐에 따라 국제법적으로 제한을 두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학습하는 경제학은 현실을 설명하는 엄밀한 도구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장경제 질서를 생성해 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정보실장/ splee@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