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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DI 포커스중소기업 정책금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장우현 KDI 경쟁정책연구부 연구위원 2016년 04월호


정책금융을 지원받은 사업체들은 지원받지 않은 가상상황에 대비해 생산성은 낮아지고 잔존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정책금융을 필두로 한 중소기업지원정책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중소기업지원정책의 목표를 인위적인 생존성 제고에서 생산성 향상으로 분명하게 확정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적절한 성과지표를 선정해야 한다.




생산적인 중소기업지원정책은 시장실패를 보정해 자주적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그를 통해 잠재성장률 제고 및 양질의 고용창출 등 국민경제적 목표에 기여하도록 설계되고 운용돼야 한다(관련 내용은 장우현 외,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I)」, KDI(2013)의 1장 참고). 중소기업정책이 이와 같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우선 개별 기업의 성과에 대한 정책의 효과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정책당국이 중소기업지원정책이 국민경제에 미친 효과를 측정해 그 결과를 정책개선에 반영할 수 있어야 정책의 효과성·효율성 개선을 통해 국민경제적 정책목표를 올바르게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책연구 및 정책실무의 사례들을 보면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국민경제적 영향은 물론, 지원정책이 기업들에 미친 영향도 보편성 있게 평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중소기업지원정책 중에서 국민경제적 중요도가 높고 지원이력이 가장 잘 관리된 정책 중 하나인 중소기업 정책금융 제공정책을 대표사례로 심층 분석해, 정책금융이 개별 사업체의 성과와 국민경제적 부가가치에 미친 영향에 대해 현시점에서 가용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평가하고 정책개선 방향과 정책제언을 제시하기로 한다.



정책금융 수혜사업체, 비수혜사업체에 비해 생산성 낮아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정부 부문이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직접적으로 대출을 제공하거나 민간 부문에서의 대출을 위한 보증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해 우수한 투자안을 가지고 있더라도 민간에서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시장실패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금융은 이를 해결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간주돼 왔다. <그림 1>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각 정책금융기관별 대출 및 보증 잔액을 해당 기관의 보고자료에 기반해 작성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자금이 지원된 시점과 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영해 2009년에 제공된 정책금융이 2011년의 지원사업체 생산성과 부가가치에 미친 영향을 평가해보기로 한다.



<표 1>은 2009년의 정책금융 지원이력을 사업자등록번호 기준으로 통계청 광업제조업조사의 재무정보와 연계한 후의 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를 위해 구축한 자료에서는 2009년 기준으로 제조업과 광업에 속한 사업체 중 10인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체 전부를 포함하고 있으며, 신용보증기금 지원내역 중 1만3,279개 사업체에 대해 약 8조2천억원, 기술보증기금 지원내역 중 1,442개 사업체에 대한 8조9천억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내역 중 5,663개 사업체에 대해 약 2조5천억원을 합해 총 19조6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지원이력 자료가 사업체의 성과정보와 연계됐다. 또한 정책평가 시 대조군 선정에 필요한 정책금융을 지원받지 않은 사업체들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전수조사로 확보한바, 본 자료는 적어도 제조업과 광업에서는 정책금융의 효과에 대해 보편적 분석이 가능한 자료라고 평가할 수 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담보대출 위주의 금융환경 아래에서는 자금을 공급받을 수 없었던 사업성이 유망한 기업에 제공돼 지원기업의 수익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정책금융이 미래 사업성이 없는 비생산적인 기업에 제공된다든지, 기업들이 지원에 안주해 생산성 향상 노력을 줄이는 도덕적 해이 현상을 일으키도록 작용할 경우 정책금융을 지원받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지원받지 않은 상황에 비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정책금융이 과연 중소기업지원정책의 본래 목적에 맞게 지원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켰는지, 아니면 오히려 생산성을 낮추고 잔존율만을 높였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사업체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정책평가 지표로서 총요소생산성(TFP; Total FactorProductivity)을 선택했다. 총요소생산성은 개별 사업체의 투입요소 대비 부가가치 산출 효율성을 보여주는 종합지표로, 사업체의 생산성 변화가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에 적합한 지표다. 총요소생산성의 실제 추정을 위해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광업제조업조사 자료를 이용해 레빈슨-페트린(Levinsohn-Petrin)의 방법론에 따라 개별 사업체의 생산함수를 추정하고 총요소생산성을 도출했다. 다음으로 본고에서는 추정된 총요소생산성을 활용해 2009년의 정책금융 지원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총요소생산성 차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성향점수 짝짓기 추정법(PSME; Propensity Score Matching Estimation)을 적용했다[성향점수 짝짓기 추정법은 지원받은 사업체(실험군)와 지원받을 확률이 지원사업체와 가장 유사한 비지원사업체(대조군)를 짝지어 그 성과 격차를 계산해 정책의 효과를 판별하는 과학적 방법론이다. 자세한 분석은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Ⅱ)」, KDI(2014)의 5장을 참고]. 성향점수 짝짓기 추정법의 적용에서는 정책금융 지원과 기업 특성 간의 내생성을 통제하기 위해 2009년 정책금융 지원 여부가 결정되기 직전인 2008년의 사업체 특성과 소속 산업의 특성을 활용해 실험군과 대조군을 구성하고, 성향점수 짝짓기 추정법의 가정이 만족됨을 확인한 후 실험군과 대조군의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평균성과의 증분 차이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표 2>에 나타난 것처럼 특정사업체가 2009년에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을 수혜한 경우 2011년까지의 사업체 총요소생산성의 증분은 2008년 기준 사업체 특성이 가장 유사했던 대조군 사업체에 대비해 평균 2.73가량 낮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면의 제약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개별 지원기관의 평가도 일관적으로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자세한 내용은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Ⅱ)」, KDI(2014)의 5장을 참고). 이를 지원받은 사업체가 지원받지 않은 유사 사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생산성 향상을 이뤘다는 전제 아래에서 부가가치로 환산하면 본고에 포함된 자료로만 국한해도 2009년 정책금융 지원에 따른 2011년의 잠재적 GDP 손실은 2010년 화폐가치로 총 2조4,770억원(4.92%)에 달한다.



정책금융을 통한 정부개입이 시장의 효율화 과정을 저해


다음으로는 정책기관 전부의 지원이력을 기준으로 해 역시 성향점수 짝짓기 추정법에 따라 지원사업체의 잔존율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자. <표 3>은 2009년 제공된 정책금융의 경우 지원받은 사업체가 2011년까지 잔존할 확률은 지원받지 않은 가상상황에 대비해 5.32%p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한 장의 인포그래픽으로 요약하면 <그림 2>와 같다. 2009년에 19조6천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받은 사업체들은 지원받지 않은 가상상황에 대비해 2011년 생산성이 4.92% 낮아진 결과 잠재적으로 2조5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상실한 반면, 이들의 잔존율은 오히려 지원받지 않은 가상상황에 비해 5.32%p 높아진 것이다.


이는 정책금융을 통한 정부개입이 시장의 효율화 과정에 역행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여러 사업체들 중 보다 효율적인 사업체들이 존속하게 되며,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사업체들은 규모를 줄이거나 철수하게 된다. 이들이 사용하던 투입요소들은 보다 효율적인 존속사업체 혹은 새로운 진입사업체에서 사용돼 사회 전체의 생산성은 개선된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에 의해 사업체들이 충분한 효율성 개선 없이도 생존할 수 있게 된다면 이와 같은 효율화 과정이 저해될 수 있다.



정책의 목표를 인위적인 생존성 제고에서 생산성 향상으로 바꿔야


정책금융을 필두로 한 중소기업지원정책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중소기업지원정책의 목표를 인위적인 생존성 제고에서 생산성 향상으로 분명하게 확정할 필요가 있다. 즉 정부의 기업지원 목표를 ‘어려운 기업’을 돕는 것이 아닌 ‘성장하는 기업’이 직면한 시장실패 문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역할을 분명히 확인하고 정책목표를 바르게 설정한 다음에는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적절한 성과지표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지원성과 평가지표의 선정에서 매출과 고용, 생존율 등 양적지표를 지양하고, 1인당 부가가치 및 영업이익 등 질적인 생산성 지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정책 성과지표가 결정되면 정책집행기관은 해당 성과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지원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개별 지원기관은 제시된 성과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기업을 확인하는 한편 기업이 실제로 성과지표를 개선하고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중립적인 기관이 주기적이며 정량적인 정책평가를 시행하도록 중소기업정책평가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의 과학적 분류와 이력관리가 전제돼야 한다(이와 관련해선 「중소기업정책 효율성 제고방안」, 국민경제자문회의·KDI·중소기업연구원 공동세미나 발표자료(2014)의 논의 참고).


마지막으로는 정책조정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정책조정기관은 중립적인 평가기관에 의해 시행된 정책평가 결과를 개별 정책집행기관과 함께 검토해 평가결과가 부정적인 정책들은 지속적으로 재구조화 혹은 폐지해 국민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능동적으로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본고는 참고자료에 제시된 장우현ㆍ양용현ㆍ우석진,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Ⅰ)」,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Ⅱ)」 및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의 주요 내용에 기반해 작성됐다.




참고자료
 김현욱,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효과에 관한 연구: 재정자금을 이용한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중심으로」, KDI, 2004.
 장우현, 「중소기업정책 효율성 제고방안」, 국민경제자문회의ㆍKDIㆍ중소기업연구원 공동세미나 발표자료, 2014.
 장우현,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KDI 포커스 제63호, 한국개발연구원, 2016.
 장우현ㆍ김주훈ㆍ양용현ㆍ우석진, 「중소기업지원대상 선별기능 강화와 중소기업생태계 활성화 방안)」, 기획재정부 용역보고서, KDI, 2013.
 장우현ㆍ양용현ㆍ우석진,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Ⅰ)」, 연구보고서, KDI, 2013.
 장우현ㆍ양용현ㆍ우석진, 「중소기업지원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Ⅱ)」, 연구보고서, KDI.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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