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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개발협력 이슈톡6G 분야 표준화 주도하는 한·영 KSP, 글로벌 현안 대응하는 지식협력 플랫폼으로 확장
송지은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개발연구실 전문연구원 2026년 07월호
한국 정부는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통해 개도국에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정책자문을 제공해 왔다. 최근엔 국제개발협력 환경이 변화하면서 KSP의 역할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국제개발협력이 재정 지원과 경험 공유 중심이었다면, 이젠 정책·기술·지식 협력이 결합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AI, 기후변화 대응, 공급망, 통신 인프라와 같이 국가 간 상호의존성이 높고 관련 제도와 규범이 아직 형성 중인 분야의 협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국가 간 정책공조 및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지식협력 방향을 구축해 왔다. 

2024년 기획재정부는 ‘전략적 지식공유사업 추진방안’을 통해 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기존의 구조를 넘어 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한 전략적 지식협력 확대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지털 분야의 국제규범과 표준 논의를 주도해 온 영국이 반도체, 네트워크, AI 등 한국의 비교우위가 높은 핵심신흥기술(CET;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ies) 분야에서의 지식협력을 제안했다. 양국은 관련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KSP로 CET 분야의 협력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정책협력과 국제표준화 논의로 연계될 수 있도록 협력 방향을 구체화했다.

CET 분야 공동연구 거쳐 6G 표준협력 로드맵 수립…
한·영, 국제표준화기구 3GPP에 공동 기고서 제출

양국의 협력 논의는 2024∼2025년 CET 분야의 공동연구를 거쳐 2025∼2026년 6G 표준협력으로 구체화됐다. 특히 6G는 단순한 차세대 통신기술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디지털 인프라이자 공급망, 경제안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6G 표준화 논의에서는 기술적 요구사항뿐 아니라 정책공조와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영국과의 KSP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정책협력과 국제표준화 연계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현재 3GPP, ITU-R 등 국제표준화기구에서는 6G 요구사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글로벌 표준 구조를 결정하는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은 5G 상용화와 통신 인프라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과 산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은 AI, 기초연구, 표준 거버넌스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양국은 이러한 상호보완적 기반을 바탕에 두고 기술·정책·표준 협력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KSP를 추진하게 됐다.
 

2025∼2026년 영국과의 KSP는 한·영 간 6G 표준협력 로드맵을 수립하고 국제표준화 논의에 대한 공동 대응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협력 주제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첫째, 양국의 5G∼6G 정책 및 전략을 비교·분석하고 협력 가능 분야를 도출했다. 한국은 ‘Hyper AI 네트워크 전략’을 기반으로 AI 중심 네트워크와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은 ‘현대 산업 전략(Modern Industrial Strategy)’과 ‘ACT 실행계획(ACT Action Plan)’ 정책을 통해 보안, 복원력, 상호운용성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연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6G를 AI와 위성통신(NTN; Non-Terrestrial Networks) 등을 포함하는 연결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하며, 개방형 표준과 공급망 복원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AI 기반 네트워크 운영, 비지상망(NTN)–지상망(TN) 연결, 에너지 효율, 상호운용 표준 등을 주요 협력 분야로 도출하고 정책과 표준 부문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했다.

둘째, 양국은 NTN-TN 통합과 AI 기반 네트워크 기술을 중심으로 6G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양국 연구진은 NTN-TN 통합 아키텍처, 전송 효율 및 간섭 관리, 다양한 유스케이스(Use Case) 반영 등을 주요 협력 분야로 검토했다. 아울러 AI·머신러닝 기반 무선망 자원 효율화, 에너지 절감, AI 기반 무선 접속망 데이터 프레임워크 및 학습·추론 최적화 등과 관련된 협력 방향도 함께 논의했다.

셋째, 양국 KSP 연구진은 단기 및 중장기 표준협력 로드맵과 이행 방안을 도출했다. 단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수행되는 3GPP 연구 단계에서 양국 통신사업자 간 표준화 이슈 공유 및 공동 대응을 위해 협력 회의를 정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6G 서비스 수요 및 수익화 모델을 고려한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2025∼2026년 한·영 KSP는 정부·기관·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추진됐다. 양국의 6G 정책 및 표준화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과 실제 국제표준화 활동 플레이어인 이동통신사업자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정책–산업–표준화’를 연계한 협력 구조를 구축하고자 했다. 한국 측에서는 KDI가 사업 총괄과 협력 구조 설계를 담당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G 정책 및 표준화 협력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 또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국내 이동통신사업자가 KSP에 참여해 국제표준화 활동을 추진했다. 영국 측은 과학혁신기술부(DSIT)를 중심으로 정책 및 표준화 논의를 추진했으며, 브리티시 텔레콤과 보다폰 그룹 등 주요 사업자가 협력 논의와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했다. 

양국의 정부·기관·산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KSP 연구진은 사업기간 중 개최된 3GPP 회의에 두 차례 공동으로 참여해 사업자 간 협력 세션을 가졌다. 이를 통해 국제표준화 현장에서 논의되는 주요 기술 현안과 양국 공동 관심 분야를 연계했으며, AI·머신러닝 기반 무선망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한 양국 사업자 공동 기고서를 3GPP에 제출하는 등 실질적인 표준협력 성과를 도출했다. 이는 KSP 논의 결과가 실제 국제표준화 논의 과정에 공식적으로 연계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양국은 지속 가능한 표준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중장기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단기적으로는 TTA 주도로 양국 3GPP 사전 협력 회의를 정례화하고 통신장비 제조사와 산업계의 참여 확대 방향을 검토했다. 장기적으로는 6G 표준화 단계별 대응 전략과 B2B·B2G 기반 신규 서비스 모델 및 공동 연구개발(R&D)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아울러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 6G 비전 페스트(Vision Fest) 등 기존 정책협력 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후속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협력 방식 전환하고 지속 가능성 높인 한·영 KSP,
정책 자문 넘어 공동연구–정책협력–산업협력 실현

이번 한·영 KSP는 세 가지 측면에서 기존 KSP의 역할과 방식을 확장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협력 방식의 전환이다. 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기존의 구조를 넘어 AI, 6G 등 미래지향적 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 정책협력, 국제표준화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협력 방식이 시도됐다. 특히 KSP 논의 결과가 실제 3GPP 공동 기고 활동으로 이어진 것은 협력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둘째, 협력 주체의 확장이다. 정부와 기관뿐 아니라 이동통신사업자와 같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KSP가 단순 정책자문을 넘어 공동연구–정책협력–산업협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셋째, 협력의 지속 가능성이다. 단년도 공동연구에 그치지 않고, 정례적 표준협력 회의 체계와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 등 기존 정책협력 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중장기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

앞서 언급했듯 최근 국제개발협력은 전통적인 원조에 더해 글로벌 현안에 공동 대응하는 방향으로 협력 의제와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 디지털 전환, 공급망 등은 국가 간 상호의존성이 높고 관련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국가 간 정책공조와 공동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영국 KSP는 이렇듯 변화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통해 협력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정책협력과 국제표준화 논의로 연계했다는 점에서 기존 KSP의 역할을 확장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는 KSP가 향후 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한 전략적 지식협력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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