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A사무관은 지난달까지 서울 사당동 집에서 정부세종청사로 출퇴근했다. 출근은 보통 새벽 6시 20분에 집 근처에서 출발하는 통근버스를 이용했다. 출근에만 1시간 30분 이상 걸렸다. 비좁은 버스에서 시달린 탓에 청사에 도착할 때쯤이면 몸은 이미 녹초가 됐다. 퇴근할 때는 좀 더 힘겹다. 저녁 6시 30분에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면 어찌됐건 저녁 6시까진 일을 마쳐야 한다. 정신없이 하루 일과를 끝내고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한다. 서울로 들어가는 차들이 많아 퇴근 땐 2시간 이상 차 안에 갇힌다.
이렇게 6개월 동안 생활하다 보니 몸이 많이 상했다. 저녁 모임도 잡지 못하다 보니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겼다. A사무관은 ‘더 이상 이렇게 못 살겠다.’는 생각으로 지난달 가족과 함께 세종시 아파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A사무관은 “몸이 지치니 마음도 힘들고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았다.”며 “세종시로 이사 오고 나서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산업부를 비롯해 세종청사 이전 2단계 부처들이 세종청사로 자리를 옮긴 지 6개월이 지났다. 공무원들은 그간 출퇴근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소연한다. 출퇴근 등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 많은 탓에 ‘길바닥 공무원’이란 별칭도 생겼다. 하지만 최근 젊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고 있다. 출퇴근하던 공무원들이 배우자를 비롯해 자녀와 함께 세종시로 이사 오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30~40대 공무원들이 특히 세종시로 이사를 많이 했는데, 복잡한 도심과 서울의 치솟는 주거비용을 피해 가족 모두 세종시 이전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청사 내에만 6개의 어린이집이 있고, 모든 초등학교가 걸어서 5~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학령기 이전 자녀의 교육 문제가 없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처럼 세종시가 어린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이란 소문이 나면서 젊은 공무원들의 이주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8월 이후 청사 인근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되는 것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근린생활시설이 한결 개선되면서 세종시가 ‘삶의 터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주한 산업부 공무원들은 이미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쾌적하고 녹지가 많아 아이들을 양육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울에서처럼 출퇴근할 때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 ‘저녁이 있는 삶’까지 덤으로 얻어 세종시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세종시 생활에 더욱 만족하는 건 이곳엔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호수공원과 녹지시설 등이 풍성해 청정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실제 청사 인근에선 아침 시간 어린이집에 들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출근하는 공무원들과 저녁 무렵 청사 앞 놀이터에서 아빠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폭등하는 등 수도권 주거비용이 치솟으면서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공무원들의 세종시 이전을 결정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 전셋값 등 주거비용은 서울의 60~70%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5만여 가구가 분양됐는데, 앞으로 2만여 가구가 추가 공급될 전망이어서 집값은 더욱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입주에 대비한 교통ㆍ학교ㆍ편익시설 등 도시기반시설 등도 빠르게 갖춰질 계획이어서 생활여건은 지금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서울 생활을 포기할 수 없었던 직원들이 많았는데,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세종시행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산업부처럼 이주 공무원들이 더 증가하면 세종시는 당초 계획했던 명품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