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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금리시대? 보통금리시대?
한상언(신한은행 PB사업부 재테크팀장) 2004년 07월호
도발적인 질문하나 던져보자. 과연 지금이 저금리시대일까? 저금리라는 표현도 모자라 초저금리시대라고 불리는 마당에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곰곰이 한번 생각해 보자. 지금이 과연 저금리 혹은 초저금리 시대인지.
금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통상 지표금리로 삼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을 비롯해 회사채 수익률ㆍCD유통수익률ㆍ국민주택채권 수익률 등 여러 종류의 금리들이 우리들의 경제활동에서 알게 모르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금리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예금금리일 것이다. 예금금리 움직임에 따라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이자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국고채 수익률은 잘 몰라도 예금했을 때 얼마의 이자를 받는지는 피부에 더 절실히 와 닿는다.
그러면 예금금리가 최근 수년간 어떻게 흘러왔고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예금금리(1년제 정기예금 기준)는 지난 외환위기 이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12% 내외 수준을 보이면서 1억원을 예금하는 경우 월 100만원(세전) 정도의 이자는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과연 그런 시절이 있었나 할 정도로 꿈같은 얘기지만 말이다.
그러던 중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예금금리는 더욱 크게 뛰어오른다. 당시 국가부도 위기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시중 회사채 금리는 연 20%를 훌쩍 뛰어넘었고, 예금금리도 최대 연 18%까지 치솟았다. 1998년 초의 일이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상황이 반전된다. 위기감이 진정되고 경제회복을 위한 정부의 저금리정책이 더해지면서 금리 거품은 곧 사그라지더니만 1999년에는 예금금리도 연 8% 이하로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저금리시대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50% 가까이나 금리 수준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시점에서 보면 당시 연 8% 금리도 현 수준의 두 배가 넘는 엄청난 고금리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금리하락세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후로도 금리는 바닥을 모른 채 계속 하락하여 2001년 말부터는 연 4%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면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거의 남는 게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에 명칭도 저금리시대보다는 한단계 격상(?)된 초저금리시대 혹은 실질금리 마이너스시대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2004년 6월 현재 은행 1년제 정기예금 고시금리는 그보다도 낮은 4%에도 못 미친 연 3.8%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면 외환위기 직후의 연 18% 최고 금리에 비하면 거의 5분의 1 수준,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1억원을 맡겼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월 31만원(세전)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지금이 과연 저금리시대인가라는 물음에 있어 지금은 예전 수준에 비해 금리가 크게 낮은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지금의 금리 수준이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저금리라는 뜻이지 향후를 내다본다면 과연 지금이 저금리시대인가라는 부분에 대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즉, 향후에 금리가 빠졌던 만큼 올라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혹은 그만큼은 아니라도 지금보다는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다면 지금이 저금리시대가 맞겠지만 그렇지 않고 현 수준이 상당기간 그대로 이어진다거나 하면 지금 금리 수준은 저금리라기보다는 이것이 보통금리라고 해야 맞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향후 전망을 보면 예금금리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등하기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의 금리 수준이 상당기간 이어지고 오르더라도 그 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운 님이야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다지만 기약 없는 금리반등을 마냥 참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기다리기보다는 필요한 경우 투자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진다. 지금까지 예금과 적금밖에 몰랐다면 이제부터는 펀드와 수익증권이라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부족한 이자부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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