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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스크 관리’, 핵심적이고 간결한 프로세스가 핵심
김수욱(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 2012년 07월호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체계적 리스크(risk)가 발생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위험관리’ 경영을 적절히 도입하지 못한 기업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또다시 큰 타격을 받았고 2010년 그리스 국가채무 사태로 시작된 유로존 재정위기로 다시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들었다.

제품·서비스 증가하면서 기업 내 프로세스 갈수록 복잡해져

기업에게 있어 리스크는 기업이 생존·성장하는 데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는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나 공급망 내 하나 이상의 구성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의미한다. 지난해 일본 지역을 강타한 지진의 여파로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커는 자국 내 조업을 임시 중단했다. 도요타는 공장 12곳의 가동을 중단해 약 4만대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혼다는 예정돼 있던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으며, 생산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닛산 역시 5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 채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지진이라는 자연재해에서 비롯된 다양한 운영 리스크들이 일본 기업들의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끼친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스크는 체계적 리스크와 비체계적 리스크로 나뉜다. 국내의 경우 체계적 리스크는 북한 리스크, 차이나 리스크,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도입 등 시장 자체의 위험이며, 비체계적 리스크는 공급 리스크, 수요 리스크, 운영 리스크 등 기업 고유의 위험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여러 분야의 공급사슬관리 리스크 중에서도 운영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운영위험은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 프로세스, 인력, 시스템 및 외부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라고 정의된다.

리스크 관리를 제조업과 금융업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리스크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에서 1970~1980년대는 방어적 관리시기였다. 이 시기에 제조업에서는 손실 방지, 신용 관리, 감사절차 수립 등 방어적 리스크 관리에 치중했으며, 금융업에서는 금리 및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ARM(Asset Risk Management) 중심으로 위험관리를 했다. 1990년대 제조업은 변동성 중심의 통제 지향적 리스크 관리를 시행해 사업 및 재무적 결과에 대한 변동성을 관리했으며, 내부통제시스템 중심의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금융업은 방어적 관리기처럼 ARM 중심으로 관리하되, 1999년의 ‘바젤Ⅰ’ 통과로 시장 리스크를 감안한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 비율 산출을 권고했다.

2000년대는 전사 통합적 관리시기로 제조업은 ERM(Enterprise Risk Management)을 실시하면서 리스크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통합관리를 지향했다. 금융업에서는 바젤Ⅱ안 규제로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2010년대는 비즈니스 시스템과 통합을 지향한다. 제조업 측면에서는 보다 통합된 전사적 차원의 리스크 대응 필요성이 증가되면서 ERM과 비즈니스 시스템의 상호 연계 및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업에서는 바젤Ⅱ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자기자본비율을 강화하는 새로운 국제 감독규제인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렇듯 오늘날과 같은 위험 사회에서 기업은 수많은 크고 작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위험이 닥칠 때마다 그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하고 각종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기업 내 프로세스는 날로 복잡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기업 내 늘어나는 복잡성을 어떻게 컨트룰해 핵심적이고 간결한 프로세스로 유지하면서 리스크에 대한 대응을 신속히 할 것인가가 현재 중요한 과제로 될 것이다.

아웃소싱·표준 플랫폼 등을 통해 프로세스 최대한 간결하게

아웃소싱(outsourcing)의 장점을 이용해 공급자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맺고 특정 부품이나 프로세스를 확보해야 한다. 아웃소싱 전략이란 자신이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 중 전략적으로 중요하면서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분야나 핵심역량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나머지 활동들의 기획에서부터 운영까지 일체를 해당분야의 전문기업에 맡김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즉 네트워크화를 통해 자사의 핵심역량을 공급업체의 핵심역량과 상호 연계시켜 기업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1984년 GM사가 EDS사를 매수해 시설과 인력을 전면적으로 이관한 때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했으며 변화가 빠른 산업에서 정보시스템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산업계의 주요 대안 및 필수적 경영 기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다음은 프로세스를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서 표준플랫폼을 갖춰야 한다. 플랫폼 구축은 관련 그룹을 하나의 장(場)에 모아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표준플랫폼을 가지면 산출물의 변형이 용이해 다양한 신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업의 대표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표준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상호 연동해야 한다.

아울러 최종 의사결정 시에는 핵심적인 이해관계자만 참여시켜야 한다. 기아차의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는 디자인 경쟁력에 관해 언급하면서, “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내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의견을 듣되, 최종 프로세스는 꼭 필요한 이해관계자로 제한함으로써 핵심 이해관계자인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간결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노키아는 세계적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지닌 기업이지만, 인트라넷을 통한 전사적 의견공유로 인해 스마트폰 개발 시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지연되면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애플의 8분의 1 수준으로 전락했다.

마지막으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 혁신이 빨라지고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기업의 개발 시스템은 폐쇄된 혁신 시스템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개방형 혁신은 기업 내·외부의 신기술, 지적 재산 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성공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리스크를 식별, 관리 및 완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부족이다. 공급 리스크를 생성하는 것은 글로벌 환경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추진 계획에도 리스크는 충분히 잠복해 있다. 따라서 기업은 혁신을 통해 자사의 복잡성을 최소화함으로써 리스크에 대한 대응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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