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에서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 했는데 그 내용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 설문 내용을 다 옮기지 못해서 아쉽지만 후순위로 꼽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들’이나 심지어는 ‘시험기간에 커닝을 하는 학생들’보다 더 꼴불견으로 꼽았다니 대학생들이 자기가 열심히 차려놓은 밥상(조별 과제물)에 슬쩍 숟가락(이름)만 얹으려는 무임승차(無賃乘車)족을 얼마나 괘씸하게 여기는지 십분 짐작이 되어 웃음이 난다.
그렇다면 자신이 얻게 되는 이득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누군가의 노력을 이용만 하려는 무임승차 행위는 이처럼 항상 비난받아야만 하는 일일까?
우리의 일상생활을 살펴보자. 생활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많은 재화와 서비스들 가운데에는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서도 사용이 가능하며(비배제성), 나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비경합성)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지닌 재화들이 있다. 이런 재화를 ‘공공재’라고 하는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항상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국방이나 치안, 소방 서비스, 그리고 집주변의 공원과 가로등 등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고 또 내가 그 서비스나 재화를 이용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사용을 제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공공재의 사례들로 꼽을 수 있다.
공공재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또한 그 재화나 서비스로 인한 혜택을 받게 되지만 재화 자체의 속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직접 생산에 참여하거나 생산비용을 분담하려고 하기보다는 누군가가 생산해주기를 기다렸다가 그 혜택만 보려는 ‘무임승차자 ’가 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고 공공재에 대해서 무임승차 전략을 선택한 사람들을 기사 속에 나타난 얌체족과 동일시해서 미워할 필요는 없다. 서로 힘을 모아 공동의 과제를 작성하기로 약속하고 제 역할은 소홀히 한 채 남의 노력에 힘입어 좋은 결과(학점)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모두에게 미움을 살만한 잘못된 행동이지만, 굳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만큼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공공재를 공짜로 이용하려 하는 것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경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당연히 취해야 할 합리적 태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재의 두 가지 독특한 특징에서 비롯된 무임승차 경향으로 인해 민간 기업을 통해 공공재가 공급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 된다. 생산 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의 입장에서는 공짜 손님만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공공재에 대해서는 생산에 참여할 경제적 유인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재화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시장을 통한 자율적인 생산이 어려우므로 공공재는 대개의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공 기관이 나서서 생산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가끔 공공재에 대한 정의를 혼동해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생산하여 공급하므로 공공재 ’라고 잘못 알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것은 인과관계를 오해한 것으로 정부가 공급하기 때문에 공공재가 아니라 공공재의 특성상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공급한다는 것으로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원석/성신여고 교사/event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