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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生生 관가엿보기미국은 신용카드 전표 추적? 한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신익준 평화방송 보도국 차장 2015년 11월호

 

“6월 16일 오후 1시 30분에서 2시 사이 OO터미널 앞 정류장에 서 있었던 사람들 전원 휴대전화 추적해서 이동경로 파악해!”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실제 있었지만 이를 아는 국민은 거의 없다. 지난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석 달 가까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뒷이야기다.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보건당국은 방역에 자신감을 보였다. 메르스 바이러스 특성상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없고 첫 환자에게서 감염된 환자가 또 다른 환자에게 병을 옮기는 ‘3차 감염’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단 한 차례도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지역사회 전파가 아닌 ‘병원 내 감염’이라는 점도 보건당국이 방역을 자신했던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 및 방역당국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2차 감염자인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된 3차 감염자가 무려 80명 이상 발생했고, 이 중 상당수는 ‘2미터 이내 1시간 이상 접촉’이라는 밀접접촉자 분류 기준에도 들지 않았다. 한마디로 초기에 정부가 쳐놓은 방역망은 물고기 떼가 지나간 이후 던진 구멍 뚫린 그물과도 같았다.

 

사태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자 취재기자들도 당황했다. 감염병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판단이 대부분 틀린 것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공신력을 갖췄다고 할 만한 WHO 보고서도 무용지물이 됐다.

 

화살은 방역당국으로 향했다. 방역망을 더 넓고 촘촘하게 쳤어야 했다는 지적과 함께 부실대응을 비판하는 기사들이 연일 쏟아졌다. 미국의 모범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도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기관에서 공부한 국내 예방의학 전문가의 입을 빌어 “미국은 역학조사관이 감염자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해 같은 시간대,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사람까지 추적, 격리한다.”며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방역대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우리 방역당국도 미국 못지않은, 아니 더 선진적인 기법을 활용했다. IT 강국답게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감염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했을 뿐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10분 이상 머물렀던 불특정 다수까지도 추적해낸 것이다. 또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염자와 같은 시내버스를 이용한 사람들을 골라내 격리 조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이런 활약상을 공개하지 못했다. 스스로 인정했듯이 미숙했던 초기 대응으로 언론의 집중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차마 자기 자랑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했다. 허둥지둥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한 관계자는 “당시 WHO 보고서만 믿고 방역체계를 구축했는데 마치 대홍수로 둑이 터지듯 방역망이 뚫려버리니 어디부터 손을 써야할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다행인 건 뒤늦게나마 조금씩 체계가 갖춰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 같아 보였던 메르스 사태가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온갖 욕을 먹어가면서도 두 달 이상 집에도 못가고 쪽잠으로 버티며 묵묵히 일해 온 결과다. 아직 마지막 양성환자가 남아 있긴 하지만 메르스 사태는 사실상 종식된 상태다. 다소 늦었지만 석 달 넘게 메르스 방역에 힘써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전국의 의료진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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