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일반 컨텐츠성게, 바다 향으로 먹는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2013년 07월호

성게는 봄부터 여름까지가 제철이다. 한반도에서 잡히는 성게로는 보라성게, 둥근성게, 말똥성게, 북쪽말똥성게 등이 있다. 동해에 특히 많이 살고 그중에서도 둥근성게가 흔하다. 둥근성게는 보라성게와 구별이 잘 안 되는데 두 성게 모두 보라색인데다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보라성게는 가시가 더 길다. 보라성게는 남해에서 자라고 둥근성게는 동해에서 자란다고 기억해두면 쉽다. 이 둘의 맛 차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비슷할 것이다. 동해에는 말똥성게와 북쪽말똥성게도 산다. 말똥성게는 얕은 바다에 살고 껍데기가 갈색에 푸른색도 약간 끼어 있으며, 북쪽말똥성게는 다소 깊은 바다에 살고 옅은 갈색을 띤다.


성게에서 우리가 먹는 부분은 생식소이다. 성게는 암수딴몸이어서 생식소는 암수에 따라 각각 난소(알을 만드는 장소)와 정소(정자를 만드는 장소)로 나뉜다. 난소와 정소는 색깔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맛이 같다. 따라서 흔히 일컫는 ‘성게 알’이라는 표현은 바른말이 아닌 것이다. 일본어로는 이를 우니라 하고, 한자로는 雲丹(운단)이라 쓴다. 한반도 바닷가 사람들도 우니, 운단, 은단 등의 말을 쓰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성게의 생식소를 식품으로 이르는 우리말이 없는 셈인데, ‘성게소’라는 단어를 만들어 써봄 직하다. 만두소, 송편소처럼 ‘안을 채우고 있는 내용물’을 뜻하는 ‘-소’를 성게에 붙여보자는 것이다.


성게의 제철은 산란기에 따라 정해진다. 생식소가 다 자라 산란 직전에 이른 것이 가장 맛있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둥근성게와 말똥성게는 5월에서 7월까지가 제철이다.


성게는 동해 전역에서 잡힌다. 주요 산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초여름에 들면 조그만 어항마다 성게소를 숟가락으로 파내고 있는 여자들을 볼 수 있다. 성게소는 바닷물에 살짝 헹궈 물을 뺀 후 가지런히 채반에 올려 중간 수집 상인에게 넘긴다. 수집 상인은 이를 다시 위판장에서 경매에 붙이거나 일본 수출업체에 보낸다. 예전에는 성게소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됐으나 요즘은 국내 수요가 많다. 횟집에서는 조그만 나무상자 모양의 그릇에 성게소를 낸다. 이를 성게알젓이라고도 부르는데 소금과 맛술 등을 넣고 숙성을 하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발효로 보기는 어려우니 젓이라 하기는 어색하다.


동해에 피서를 갔을 때 작은 어항에서 성게를 다듬는 어부들이 보이면 꼭 사서 맛보시라 권하고 싶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소금에 살짝 절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2~3%의 소금을 더하고 냉장고에 7일 정도 두면 숙성이 된다. 동해의 맑은 바다 향이 입안에 가득 찰 것이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