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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론과 실제가 다른 법인세 인상과 노동시장 - 법인세 논쟁을 중심으로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2017년 01월호



지난 12월 2일 예산안이 통과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법인세 인상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예산안과 같이 통과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법인세 인상을 주장해오던 쪽에선 대기업의 늘어난 사내유보금을 법인세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정부가 법인세를 깎아줬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된 법인세 인하 이후 혜택을 받은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대신 금고에 쌓아 놓았다는 주장이다. 그럴 바에는 법인세를 올려야 된다는 것이다.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는 측은 가뜩이나 경기도 어려운데 세금까지 올리면 그나마 있던 투자마저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는 주장을 한다. 법인세 인상안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과 맞물리면서 없던 일처럼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다.


조세전가가 큰 법인세, 상당 부분 노동자들이 부담
러한 국면에서 경제학은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법인소득에 대한 과세인 법인세는 자기자본에 대한 과세가 된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남의 돈(타인자본)을 빌린 경우에 이자에 대해선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하지만 자기 돈(자기자본)을 이용한 경우에 대해 지불되는 배당은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법인세의 인상은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의 수익률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는 투자가 줄게 된다. 이러한 법인세 인상의 영향은 투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법인세는 조세전가(tax incidence)가 큰 세금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입장을 대표하는 논문은 하버거의 1962년도 연구다. 하버거에 따르면 법인세는 자본만이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가 부담하게 된다. 형식상 법인이 법인세를 세무서에 납부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재화의 생산과 소비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로부터 법인이 세금을 대신 걷어 납부하는 것일 뿐이다. 더 나아가서 그라벨과 스메터즈(2006년)에 따르면 지금과 같이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 아래에서는 법인세의 상당 부분을 노동자들이 부담하게 된다. 법인세가 인상되면 고용이 줄어들고 임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논리는 다음과 같다. 법인세가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가 있다고 해보자. 자본은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 쉽기 때문에 법인세가 낮은 나라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법인세가 낮은 나라에는 자본이 많아진다. 반대로 법인세가 높은 나라에는 자본이 줄어든다. 법인세가 높아 자본이 줄어들면 노동의 생산성 또한 감소한다. 노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계가 줄어들어 같은 노동을 투입해도 생산할 수 있는 산출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법인이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가치(노동의 한계생산가치)가 작아진다. 노동의 수요가 감소한다.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노동시장 역시 줄어든 노동수요 때문에 고용이 줄고 임금도 감소하게 된다.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고용사정이 나빠질 수 있다.
법인세가 노동시장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보인 연구들이 많다. 랜돌프(2006년)는 법인세의 경우 노동과 자본이 대략 3대 7로 부담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하셋과 메이서(2010년)의 경우 법인세를 1달러 추가 부과할 경우 노동자의 임금은 22달러 감소하는 경향이 있음을 주장했다.


법인세와 노동시장과의 부정적인 관계 발견할 수 없어
하지만 최근 실증연구들은 이러한 경향이 반드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법인세의 부정적인 효과를 발견했었던 기존 연구들의 경우 모형을 약간 변형하면 그 결과가 쉽게 바뀌었다. 하지만 부정적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클로징의 2013년 연구는 글로벌 경제 아래에서 일반균형 효과를 고려하면 법인세와 노동시장과의 부정적인 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론적 예측과 다르게 법인세와 노동시장의 연계가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먼저 개방경제에서 법인세와 노동시장의 관계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자료와 모형이 아직까지 없을 가능성이 있다. 현실에서는 법인세가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다. 하지만 현재 가용한 자료를 이용해 다양한 경로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하지만 실증분석에서는 규명이 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둘째, 법인세는 주로 사업이 발생하는 장소보다 거주지 중심으로 과세가 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경우 현실에서는 이론이 예측하는 경우보다 좀 더 많은 법인세를 자본이 부담하게 된다.


셋째, 세법상 부채를 이용하는 것이 자본을 이용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면 기업은 부채를 이용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법인세가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경제모형이 예측하는 바와는 다르게 법인세가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명제는 최근 실증적으로 입증되지 못하고 있다. 이론은 우화와 같다. 우리에게 교훈을 주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법인세 인상이 반드시 노동시장을 위축시키지는 않는다는 실증적 결과들에 관심을 두고 살펴볼 때다.


* 참고문헌
· Harberger, A. C., “The incidence of the corporation income tax,” Th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962.
· Gravelle, J. G. & Smetters, K. A., “Does the open economy assumption really mean that labor bears the burden of a capital income tax?,” The B.E. Journal of Economic Analysis and Policy, Advances in Economic Analysis and Policy, 2006.
· Randolph, W. C., “International burdens of the corporate income tax,” Working Paper Series, Washington DC: Congressional Budget Office, 2006.
· Hassett, K. A. & Mathur, A.,“Spatial tax competition and domestic wages,”SSRN 2212975, 2010.
· Clausing, K. A., “Who pays the corporate tax in a global economy?,” National Tax Journal,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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