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 모두를 만족시켜 줄 수 없는 자원의 유한성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의 욕구에 비해 돈, 시간, 에너지 등이 희소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어떤 것을 먼저 하고 나중에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희소성은 우리에게 의사결정의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압력을 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은 부족한 것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을 강요한다. 제한된 돈으로 물건을 소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을 가장 크게 해주는, 한정된 생산요소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비용을 가장 적게 해주는 선택을 할 것이다. 즉, 합리적인 선택이 어떤 것인지를 따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경제학은 합리적 선택의 기준이 어떤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선택이 가져오는 비용과 이익을 고려하되 순이익(이익-비용)을 가장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비용이라면 최대의 만족을, 동일한 만족이라면 최소의 비용을 가져오는 선택을 하라는 경제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본다면 순이익의 극대화는 우리가 선택을 하면서 늘 마주치는 시간, 돈, 에너지, 자원의 제약이라는 조건 하에서 타협의 산물인 셈이다.
그런데 합리적인 선택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1) 저녁식사를 할 때 내리는 결정은 굶을 것인가 아니면 엄청나게 배를 채울 것인가가 아니다. 식사 중에 밥이나 반찬을 더 먹을까, 말까를 정하는 것이다. 시험 준비를 할 때의 의사 결정도 아예 포기할 것인가 24시간 내내 공부를 할 것인가가 아니다. 한 시간을 더 공부할까 아니면 그 시간에 TV를 볼까를 결정하는 선택인 것이다. 즉, 우리가 직면하는 선택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형태를 띠지 않는다. 따라서 선택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추가적 이익과 추가적 비용을 따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둘째, 비용은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선택에 따른 포기된 대안인 기회비용은 어느 선택에서나 발생하기 마련이며 ‘공짜 점심은 없다’는 사실과 맥을 같이한다. 만일 기회비용이 아닌 회계학적 비용 또는 눈에 보이는 비용만을 계산했다간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자신의 통장을 헐어 사업 자금을 충당하였을 때, 포기된 이자 수입은 당연히 비용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사업에 자신의 노동력을 투입한다면, 자신이 다른 직장에 취업하였을 경우 벌 수 있는 수입을 포기한 대가를 고려해야만 진정한 비용이 된다. 기회비용을 무시한 선택은 비용을 과소평가함으로써 순편익을 과대 계상하는 오류를 낳게 한다.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라 할 수 없다.
셋째, 현재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까지도 고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이번 세계적 금융위기는 선진국들로 하여금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렸을 때 받은 올바른 금융교육은 일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학생시절에 빚에 쪼들려 생활하였던 학생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따라서 신용, 자산 및 금전 관리에 대한 금융교육은 빠를수록 좋다는 인식 하에 선진국들은 이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부딪치는 여러 선택에 있어 미래에 대한 고려가 중시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넷째, 매몰비용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매몰비용이란 이미 투입되었지만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물건이 깊은 물속에 가라앉아 버리면 다시 건질 수 없듯이 과거 속으로 가라앉아 버려 현재 다시 쓸 수 없는 비용이라는 뜻이다.2) 그렇기 때문에 매몰비용은 합리적인 선택을 할 때 고려되어서는 안 되는 비용이다.
어떤 시설에 대한 시공이 이미 70% 이루어졌다. 그런데 나머지 30%의 비용을 들여 공정을 완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였다고 하자. 투자의 수익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이미 투자한 70%의 비용이 아까워 추가적 30%의 공정비용을 들였다간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때는 이미 투자된 70%의 공정은 매몰비용으로 잊고 새로이 추가될 30%의 비용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우리 주변의 예로서 이미 쓴 영화 관람료와 기업의 광고비용 등은 다시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잊어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가능성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이와 같은 합리적 선택의 기준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택의 문제에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비합리적 선택에서 일정한 패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패턴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명시적 비용만을 집착한 나머지 보이지 않는 암묵적 비용을 빠트리는 경향이 있다.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게 되면 진정한 비용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이는 이익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을 지나치게 부풀리게 하여 나중에 후회하는 선택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이미 투자한 것이 아까워 매몰비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다. 매몰비용에 매달리게 되는 순간부터 합리적인 선택이 흔들린다. 결국 아무런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선택에 희소한 자원을 더 투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뒤늦은 후회를 한들 이 또한 매몰비용이어서 회수마저 안 되는 상황을 만든다.
끝으로 평균에 대한 환상이다.3)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합리적 선택은 어떤 선택에 따른 추가적 비용과 추가적 이익을 비교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얼마의 비용이 들었고,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었는지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추가적인 비용과 평균비용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고정비용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고정비용은 선택 횟수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에 지불한 입장료는 고정비용이다. 놀이기구를 몇 번 탔는지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그런데 놀이기구를 더 많이 이용할수록 본전을 뽑는다고 생각해서 밤늦게까지 이용하려는 경우가 나타난다. 심지어 기다리는 시간을 엄청 들이더라도 빅3, 빅5는 여러 번 타려는 경향마저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킴을 잊어선 안 된다. 지불한 입장료의 본전을 뽑겠다고 매몰되는 순간 합리적인 판단을 그르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평균에 얽매이기보다는 추가적 비용과 추가적 이익을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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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맨큐의 경제학 」(제2판) 참조
2) 위키백과
3) 온라인 교사 경제연수프로그램, 기획재정부 · KDI(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