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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보험, 위험으로부터의 헤지(hedge)
최지은/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2011.09.30

사람들은 어제도 오늘도 아무 일 없이 살아왔으니 내일도 모레도 역시 아무 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나 TV 속 뉴스들을 보다 보면 단 하루도 사고나 사망 사건이 없는 날이 없고, 실제로 장례식장과 병원을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다만 늘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로 생각할 뿐이지 실제로는 이러한 일들이 내게 언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여러 가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 및 상품이 보험이다.

 

보험은 다수의 보험 가입자들이 하나의 단체(보험회사)를 구성하여 통계에 의해 산출된 보험료로 공동의 기금을 마련하고, 그 사람들 중에서 우연히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위험에 대한 불안을 없애거나 줄이는 제도이다. 이러한 보험을 인류가 찾아낸 위험 대비책 중 가장 합리적인 제도라고 하기도 한다.

 

저축은 개인이 자신의 수입 일부를 적립하는 것으로서, 사고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저축 금액을 인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과 구별된다. 또 도박은 우연한 사건(행운)의 발생에 의해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다는 면에서 보험과 비슷하나 사회적 효용성이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다양한 위험과 보험 상품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우리가 보험을 통해 미리 대비하고자 하는 위험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너무 일찍 죽는 위험이다. 가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 가족에게 보험회사에서 지급하는 사망 보험금은 큰 힘이 된다. 이 경우 보험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준비하는 금융상품인 것이다.

 

둘째, 큰 병에 걸리는 것이다. 큰 질병에 걸리면 가계가 기울 정도로 막대한 치료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필요한 치료비와 생활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보험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져 돈이 더욱 필요해지지만 그 나이에 돈을 벌어 충당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젊었을 때 미리 암보험, 의료실비보험 등의 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예기치 못한 큰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사고는 말 그대로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지만 한 번 크게 사고를 당하면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입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쳤을 때 실비를 보상받는 손해보험,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의 보장성 보험이다.

 

넷째, 너무 오래 사는 위험이다. 이러한 것이 왜 위험인지 의아해 할 수 있으나,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한 이상 은퇴 후 수입이 없는 상태로 너무 오래 사는 것 역시 위험인 것이다. 따라서 노후에 필요한 치료비뿐만 아니라 생활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저축보험 및 연금보험 같은 보험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기업·국가에 도움을 주는 보험의 기능

 

보험은 이러한 여러 가지 위험이 발생했을 때 개인이나 기업이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해 줌으로써 위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경제생활의 안정을 가능하게 해 주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다수의 보험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거두어 형성한 거대한 자금을 국가 산업자금에 돌려 쓸 수 있게 하여 국민 경제에 이바지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사고를 예방하여 손해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보험회사는 사고 발생 시 지급하는 보상 책임액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사고 발생을 방지하고 손실을 줄이는 노력을 한다. 예를 들어 비흡연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거나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통해 보험 가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매우 큰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경제질서 및 국가 안정이 위협받게 될 수 있는데, 보험회사가 손실에 대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국가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보험설계사와 보험계리사

 

상품의 개발에서부터 마케팅·판매 및 관리 등 전 과정에 걸쳐서 보험과 관련한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한다. 보험회사 직원은 상품의 기획 및 개발·마케팅·회계·영업·계약의 유지 및 관리 등 보험회사의 역할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보험회사 직원과 별도로 보험설계사(financial planner)들은 보험 판매 및 고객 관리를 주 업무로 한다. 이들은 보험업법의 규정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된 사람들로,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는 보험상품을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한다. 보험설계사의 업무는 단순한 보험 판매를 넘어 재무 상담·대출 상담·펀드 판매·투자 및 절세 상담 등 고객의 재무설계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따라서 금융 전반에 관한 폭 넓은 지식과 고객 만족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보험설계사의 수입은 보험 및 금융상품의 판매 등 실적에 비례하여 지급되므로 열심히 일한 만큼 보람도 크다.

 

보험 관련 전문직업으로는 보험계리사(actuary)가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보험 전문직이지만, 미국에서는 2010년 최고의 직업 1위로 선정될 만큼 전문성과 수입, 직업의 안정성 등이 높은 직업이다. 보험은 대수의 법칙(관찰 대상 수를 늘릴수록 일정한 경향이 나타나는 현상)과 수지상등의 원칙(고객들로보터 받는 보험료 합계는 지급되는 보험금 합계에 보험회사 운영비용을 더한 것과 같다는 원칙) 등 복잡한 보험 수리적 원리에 기초하여 성립된 제도로, 보험계리사는 이러한 보험 수리와 관련된 제반 업무를 수행한다.

 

보험계리사는 보험 가입자가 내야 하는 보험료와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위해 마련해야 하는 책임준비금을 산출하고, 다양한 준비금의 적립과 준비금에 해당하는 자산의 적정성을 판단하며, 잉여금의 배분 및 보험 계약자에 대한 배당금을 산출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보험회사는 보험계리사 자격을 보유한 직원에게 인사 평가와 연봉 책정,승진 인사 등에서 우대하고 있으며 별도의 자격 수당을 지급하기도 한다.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서 실시하는 1차 및 2차 시험에 합격하고 일정 기간 수습을 거쳐 금융감독원에 등록함으로써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다른 금융시장에 비해 보험시장은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많이 오해하고 있는 시장이다. 보통 ‘보험’하면 미리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망이나 사고, 보험설계사의 부담스러운 판매 권유 등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인생을 길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예기치 못한 사망·사고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며, 보험이 개인과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보험시장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쏟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들 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