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이 누군지는 모두알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왕립통계학회의 첫 번째 여성 회원이 나이팅게일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가? 우리 나라에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으나 통계학자 나이팅게일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나이팅게일은 1853년에 발발한 크림전쟁 당시 크림반도의 야전병원에서 부상자들을 돌보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통계지식을 발휘해 사망자 및 부상자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으며, 야전병원의 열악한 위생상태가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임을 밝혀냈다. 이후 그녀는 영국 정부를 설득하여 병원의 위생상태를 개선토록 했고, 그 결과 42%였던 환자의 사망률은 2%로 떨어졌다. 나이팅게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통계가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숫자조차 보기 싫어한다. 통계란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면 평균부터 접근해보는 건 어떨까? 신문만 펼쳐보더라도 평균 기온, 평균 임금, 평균 수익률 등 평균에 관한 다양한 통계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흔히 보고 누구나 한번쯤 계산해 보았을 통계가 평균이다. 그러나 모든 평균의 계산법이 같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평균의 대표선수 산술평균
우선 모든 데이터를 더해 총 개수로 나누어 구하는 ‘산술평균’이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평균은 대부분 산술평균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산술평균으로 계산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GDP란 일정기간(보통 1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여 더한 값이며, 1인당 GDP는 GDP를 인구로 나누어 계산한 값을 말한다. 1인당 GDP를 살펴보기 전에 한국과 중국의 GDP부터 비교해 보자. <그림 1>처럼 2000~2010년 한국과 중국의 GDP는 모두 증가추세를 보였다. 2000년 중국 GDP는 1조 1,929억 달러로 한국 GDP의 약 2.2배에 달했고, 2010년에는 한국의 약 5.8배인 5조 8,7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GDP가 한국보다 높음을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 1인당 GDP는 어떨까? <그림 2>와 같이 2000~201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중국보다 높다. 이는 중국의 경제활동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국민의 경제력 측면에서는 아직 한국이 우세함을 뜻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201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2000년 대비 약 1.8% 증가한 반면, 중국은 약 4.7%로 빠르게 증가하는 까닭이다. GDP의 예처럼 전체와 평균의 통계자료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알면 유용한 기하평균
A는 3년 만기 예금에 가입하려고 은행에 갔다. 이런저런 상품을 보고 있노라니 머리가 아파진 A는 은행직원이 추천하는 상품에 가입한다. 이것을 1년째는 1%, 2년째는 2%, 3년째는 3%의 이자가 붙는 예금상품이라 하자. 그럼 A가 가입한 상품의 평균 금리는 얼마일까? 산술평균으로 계산하면 답은 2%이다. 이 예금상품이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단리라면 정답이다. 하지만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즉 복리일 경우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이때 유용한 계산법이 ‘기하평균’이다. 기하평균이란 n개의 양수를 곱한 수의 n제곱근이다.(어떤 수 x를 n번 곱한 값이 y라고 할 때, y의 n제곱근을x라고 한다. 예컨대 2를 세 번 곱한 값은 8이므로 8의 세제곱근은 2다.) 그럼 기하평균을 이용하여 평균 금리를 계산해보자. 정답은
평균 금리 정도야 은행직원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주식은 어떨까? B가 2년 전 10만 원을 주고 어느 회사의 주식을 샀다고 해보자. 그런데 그 다음해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팔까 망설이던 B는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올해 주가가 2배로 상승했다. 그런데 B가 주식으로 얻은 이익은 얼마일까? 산 술평균으로 계산하면 주가는 (0.5+2)/2 = 1.25배로 평균 수익률은 25%다. 하지만 평균 수익률과 같은 증가배율을 계산할 때에는 산술평균이 아닌 기하평균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러므로 주가는
= 1배, 평균 수익률은 0%가 된다. 이익은커녕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중요도를 고려한 가중평균
물가 이야기를 하자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빼놓을 수없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물가상승률을 계산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수로 월평균 소비 지출액의 1/10,000(2010년 기준 월 소비 지출액 212원) 이상인 품목 중에서 지속적으로 조사 가능한 품목을 선정한다. 5년 주기로 최근의 경제와 사회 변화를 반영하여 조사대상 품목 및 가중치 등을 재조정하며 현재 소비자물가지수의 기준연도는 2010년이다. 201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를 2005년 기준 소비자물가 지수와 비교해 보면 우선 2005년 489개였던 조사 품목 수가 481개로 8개 감소했으며, 가중치 모집단도 1인 이상 도시가구에서 1인 이상 전국가구로 확대한 것이 주요 변화로 꼽힌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의 데이터의 중요도를 고려한 가중치를 곱해서 계산하는 ‘가중평균’ 방식으로 구한다. 휘발유 가격이 10% 상승했을 때와 식용유 가격이 10% 증가할때, 그 각각의 경우가 가계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같을 리 없다. 그러므로 481개 품목별 월평균 소비지출비중을 기준으로 품목별로 가중치를 달리하여 평균을 계산한다. 요컨대 전국가구의 소비지출총액을 1000으로 할 때 개별 품목이 차지하는 구성비가 그 품목의 가중치가 된다. 201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를 살펴보면 전세가 61.3로 가장 높았으며 월세와 휘발유가 그 뒤를 이었다.
얼마 전 한국인의 평균 얼굴이라는 사진이 온라인에 게시되며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의 사진을 여러 장 겹쳐 만든 것이다. 이후 연예인의 평균 얼굴이나 인종별 평균 미인 등 다양한 버전의 평균 얼굴이 인기를 얻었다. 물론 이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평균을 계산하는 법과는 다르다.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에 따라 정확도와도 거리가 있고, 수집한 사람에 따라 다소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면 색다른 평균이 될 법하다. 하지만 우선 위에서 언급한 평균 계산법들을 이용해 실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남선혜 KDI 경제정보센터 연구원/ shnam@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