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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균형가격 결정에 대한 이해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정보실장 2013.02.26

수요자와 공급자가 시장에 오는 까닭은 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시끌벅적한 시장이 구경할 만하여 오기도 하지만 수요자의 주된 목적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 공급자는 생산한 물건을 팔기 위해서 온다. 따라서 양자는 가격을 맞추어야한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며, 너무 싼 값에 팔라고 하면 공급자는 밑진다고 팔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가격이 Ph라면 수요자는 비싸다고 생각한다. 꼭 이 물건이 필요하거나 원래 이 물건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사려고 하지 않아 수요량은 a가 된다. 반면 공급자는 마진이 커지므로 더 많이 생산해 팔고자 한다. 즉 b만큼 판매하고자 한다. 그 결과 Ph에서 b-a만큼의 초과공급이 발생한다. 이와 달리 Pl과 같이 싼가격이라면 b-a만큼의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설명을 들어 보니 다소 싱겁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의 초점은 초과공급이 존재하면 서두에 말한 대로 수요자와 공급자는 시장에 나와서 물건을 사고파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기 때문에 가격이 낮게 조정된다는 것이다.(조정된다는 말은 일상적으로 보면 흥정을 해 가격을 적당히 맞춘다는 것이지만, 이론적으로는 사전에 중개자가 있어서 생산자와 수요자의 의중을 파악해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한다는 말이다.) 가격이 낮아지면 수요자는 좀 더 구매할 의향을 갖게 되고 공급자는 공급량을 좀 줄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격이 낮아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가격이 상향 조정되어 균형에 이른다.

 

 

< 균형가격 결정의 적용 >


현실은 언제나 이상과 다르다. 물론 현실은 이론과도 다르다. 이론이란 현실 세계의 요점 또는 규칙을 정리해 놓은것이어서 현실 문제를 볼 때 부수되는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휘발유가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는데 정부가 끼어들면서 리터당 100원의 유류세를 부과했다고 하자. 이런 상황은 다음 <그림 2>와 같이 공급곡선을 세금 100원만큼 위로 올리게 된다. 유류세는 간접세로서 휘발유 사용자가 직접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에게 징세하는 것이므로 판매자는 세금만큼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공급곡선이 S에서 St로 이동한 반면 수요곡선은 D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균형점은 E에서 Et로 이동했다. 균형점의 이동은 균형가격과 균형수량이 이제는 전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균형가격은 올랐고 균형거래량은 감소했다. 세금 부과로 가격이 올라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림 2>에서 보듯이 공급자가 매 단위마다 세금 100원을 붙여서 팔고 있지만 소비자가 100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Et-a)는 소비자에게 전가했지만 일부(a-b)는 생산자가 부담한다. 소비자가 세금액을 다 부담하지 않는 것은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 가격 상승에 양적으로, 즉 수요량의 감축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 시차가 문제 되는 균형가격 결정 >


농산물의 경우 생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TV나 운동화처럼 변화하는 수요와 가격에 대응하여 즉시 생산할 채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금년에 재배할 농산물은 지난해의 사정을 토대로 정해진다. 작년에 마늘이 품귀현상을 보여 마늘 농사지은 옆 동네 김서방이 큰이득을 보았다더라 하면 아마 이 동네의 강총각은 금년에 마늘을 재배하고자 할 것이다. 금년에 마늘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결정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농부가 이와 같은 생각을 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공급량은 크게 늘어났지만 수요는 전년도와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가격은 폭락하게 된다.

 


그러면 다음 해는 어떨까? 올해 낮은 가격을 경험한 농부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이것은 공급 부족을 야기해 가격은 크게 뛸 것이다. ‘아! 그럴 줄 알았어. 나는 생산량을 늘려야지!’ 하고 독자 여러분은 생각할 것이다. 정말 이 생각은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말마따나) 당신 생각이지 농민들 전체의 생각은 아니다. 매년 양파며 무, 마늘 밭을 갈아엎는 사진이 신문에 나오는가 하면 중국에서 농산물 수입을 한다고 시위하는 장면도 자주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독자처럼 생각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없다. 농산물의 경우 수량 조정의 여지가 적어 불가피하게 큰 가격 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기상 조건이나 여타 병충해와 같은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작황이 달라지므로 적당한 균형가격을 염두에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계속하여 가격의 널뛰기가 반복된다. 하지만 수요·공급에 관한 정보가 의사결정 과정에 보다 많이 반영될수록 장기적으로 가격은 균형가격을 향해 수렴해 갈 수 있다. 지난해까지의 시장 정보나 올해 예상되는 수요 변동, 생산량 예상치 등과 같은 정보가 활용될수록 가격의 진동 폭은 적어질 것이다.

 

 

< 이렇다 할 균형가격 결정이 없는 경우 >


최고가격제란 어떤 상품에 대해 일정 수준(최고가격) 이상으로 가격을 받지 못하게 법으로 정하는 것이다. <그림 3> 과 같이 가격을 Pc로 정해 버리면 당연히 g-f만큼의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초과수요는 가격을 상승시키고 공급을 늘리지만 여기서는 가격을 올릴 수도, 공급을 늘릴 수도 없다. 즉 균형가격 Pe로는 갈 수 없다. 구매를 원하는 수요자에게 상품을 배분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 예로 먼저 온 사람에게 최고가격으로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가게 주인이 단골에게 우선 파는방법, 정부가 수요자에게 쿠폰을 발행하는 방법 등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는 암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암시장에서의 가격은 당연히 정부 가격에 웃돈이 얹혀질 것이다. 공급량이 슬그머니 줄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대체로 전시(戰時)와 같은 상황에서 최고가격을 실시할수도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가격의 상한선을 두기도 한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극히 제한된 자원만을 대중소비에 돌리고 나머지는 전쟁 물자를 조달한다는 취지는 그런 대로 성공적일 것이라 하겠지만, 후자처럼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라면 그 효과는 부작용 때문에 별로 크지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정보실장/ splee@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