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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시장성 예금과 CD
곽해선/경제교육연구소 소장 2009.11.04

 은행은 일반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금융기관이다. 평소 기업과 가계를 상대로 예금과 대출 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이 어떤 금융상품을 취급하는지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은행에서 들 수 있는 예금상품 중 일반인들에겐 상대적으로 낯설지만 은행과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거래가 많고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 상품으로 시장성 예금이 있다.

 시장성 예금이란 자금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한 예금을 가리킨다. 보통 자유저축예금이나 정기적금, 정기예금 같은 예금상품은 원칙적으로 예금 자체를 팔고 사지 못한다. 그러나 시장성 예금은 예금 자체를 팔고 살 수 있다. 시장에서 팔고 살 수 있는 성격, 곧 시장성(marketability)이 있는 예금이라는 뜻에서 시장성 예금이라고 부른다.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나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Cover Bill) 등이 이에 속한다. 이번 호엔 양도성정기예금증서를 먼저 설명하고, 다음 호에 환매조건부채권과 표지어음을 설명하겠다.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와 정기예금의 차이

 양도성정기예금증서(줄여서 양도성예금증서)는 흔히 CD(negotiable Certificate of Deposit)라고 부르는 은행 발행 시장성 정기예금상품이다. 거래 방식은 간단하다. 은행 창구는 늘 예금 고객을 상대로 만기를 정한 예금증서, 곧 CD를 팔고 있다. 고객이 CD를 사겠다고 돈을 맡기면 은행은 고객에게 미리 만기와 이자율을 정한 CD를 넘겨준다. 이후 만기가 되면 고객은 은행 창구에 CD를 제시하고 미리 약정한 이자와 원금을 받는다.

 예금자 입장에서 보면, CD라는 증서를 주고받는다 뿐이지 은행에 돈을 맡기고 예금할 때 정해놓은 확정이자를 번다는 점에서 여느 정기예금 거래와 다를 게 없다. 은행이 증서를 내준다지만 보통 은행이 CD 투자자에게 예금을 받고 내주는 것은 CD 증서 실물이 아니라 CD 증서 매매 사실을 표시한 통장이라는 점에서, 정기예금을 할 때 통장을 받는 것과 닮은꼴이다. 이자도 보통 정기예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주는 정도다.

 그럼 CD와 정기예금은 뭐가 다를까?

예금자 입장에서 보면, 여느 정기예금처럼 이자를 받기 위해 돈을 오래 묶어두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보통 만기가 1년 이상이다. 당초에 정한 이자를 제대로 받으려면 만기 전 중도해지를 피해야 하다 보니 은행에 돈이 묶여 불편하다. 반면 CD는 정기예금보다 훨씬 만기가 짧다. 적어도 30일 이상, 1년 이내 범위에서 원하는 계약일수(만기일)를 정할 수 있고, 보통은 91일(3개월물)이나 181일(6개월물) 단위로 거래한다.

 다만 CD는 보통 정기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다. 정기예금을 했다면 거래 은행이 망해서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나서서 1개 금융기관 당 1인당 5000만원 범위에서 원리금을 돌려준다. 하지만 CD의 경우는 거래 은행이 망하면 CD 증서를 받고 은행에 맡겨뒀던 돈을 몽땅 날릴 수 있다. 다만 은행이 예금을 내주지 못하는 사태라는 게 그리 쉽사리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평소 여유 자금을 짧게 굴리는 투자자들은 CD를 즐겨 거래한다. 무엇보다 이자를 벌면서도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거액을 거래하는 법인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많이 거래하고, 요즘엔 개인들도 즐겨 매매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CD 거래가 어떤 득이 될까?

은행에게는 CD 발행이 은행 영업에 필요한 거액을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CD를 발행한다. 은행은 보통 CD를 발행할 때면 한 번에 수십억원대의 거액을 발행하고, 개인들보다는 주로 기관(법인기업이나 자산운용회사, 생명보험회사 같은 금융기관 그리고 연금·기금,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들인다. 즉, CD는 CD를 발행하고 판매하는 은행과 CD를 사는 거래자(매수자)가 있는 CD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CD시장은 또 금융시장의 주요 부분, 특히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자금을 거래하는 단기금융시장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보통 CD는 한 번에 거액을 발행, 매매하지만 1계좌당 액면금액이나 최소 거래액이 적어도 얼마는 되어야 한다는 제한은 없다. 발행자인 은행이 정하기 나름이다. 시중은행들은 내규 등으로 CD 1계좌당 최저 액면금액을 보통 300만원, 500만원 또는 1,000만원 등으로 정해 거래한다.


 1,000만원을 석 달 CD에 맡기면 수익은?

 CD투자를 하면 수익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까?

보통 은행은 CD를 ‘할인 방식’으로 발행한다. 투자자가 CD를 사겠다고 돈을 맡기면 이자를 먼저 계산해 내준다. 고객이 돈을 맡겨두는 기간에 해당하는 예금이자를 미리 계산해서 CD 액면(새로 발행하는 CD의 금액 면에 적는 액수, 곧 CD 액면금액)에서 깎아 내주는 식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은 CD 액면에서 예치기간에 해당하는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 금액만 맡기고 CD 증서(실제로는 대개 통장 형태)를 받을 수 있다. 이후 만기가 되면 예금자는 은행 창구에 CD(통장)를 내놓고 CD 액면금액(곧, 예치 원금)을 돌려받게 된다.

 따라서 CD를 샀을 때 할인이자로 얻는 수입이 얼마나 될지는 해당 CD의 액면금액, 발행 할인율(발행금리)을 이용해 다음 식으로 구할 수 있다.

CD 할인이자 계산식=액면금액×발행 할인율*×(만기까지 남은 날 수÷365일)

                * 발행 할인율(발행금리)은 연이율로 표시

 예를 들어 은행이 91일 만기를 조건으로 발행하는 CD(91일물)를 연 5%의 할인율에 1,000만원어치 산다고 가정해보자. CD 액면에서 할인되는 예금이자를 계산식에 따라 구해보면 12만5,000원[=1000만 원×0.05×(91÷365)] 정도다. 투자자는 이 12만5,000원을 1,000만원에서 뺀 나머지 금액 987만5,000원 정도만 내고 은행으로부터 CD 증서(혹은 CD 통장)를 받는다. 그리고는 석 달 뒤인 만기 때 CD 액면금액 1,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CD금리와 CD수익률

 CD수익률을 계산할 때 주의할 점은 'CD금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CD금리'를 발행금리(발행할인율)를 가리키는 뜻으로 쓸 경우 'CD금리'와 'CD수익률(CD투자수익률=CD 투자로 얻는 수익률)'은 완전히 의미가 달라진다.

 세금을 빼고 생각할 때, 은행 정기예금 이율이 연 5%라면 수익률도 연 5%가 된다. 하지만 여기 든 예처럼 발행할인율 연 5%짜리 91일물 CD에 1,000만원어치 투자하면 수익률이 3개월간(91일간) 1.25%다. CD 할인이자 12만5,000원은 투자원금 1,000만원의 1.25%에 해당하기 때문이다(투자수익÷원금=12만5,000원÷1,000만원=1.25%).

 이처럼 발행할인율(발행금리)로 표시되는 'CD금리'와 'CD수익률'은 전연 뜻이 다른데 투자자들이 혼동할 수 있으므로, 은행들은 보통 CD금리를 발행할인율 대신 연간 수익률(유통수익률)로 환산해 고시한다. 투자자들이 CD수익률을 다른 금융상품의 수익률과 혼동하지 않고 쉽게 비교해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CD수익률은 은행마다 조금씩 다른데 금융가에서는 금융투자협회가 하루 두 번씩 고시하는 91일 만기 CD수익률을 공식 기준으로 삼는다. 2월 25일 오후 3시 30분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91일물 CD수익률은 연 2.51%였다. CD수익률은 현재 시중은행들이 가계를 상대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CD수익률에 얼마간 더 얹은 이율로 담보대출금리를 정해놓고 대출 뒤 3개월마다 CD수익률이 변하는 만큼 대출금리도 조정해 이자를 받는 식이다. 가계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거래하는 점을 감안하면 CD수익률이 가계의 경제적 이해에 깊이 관련되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