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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맑은 하늘을 꿈꾸는 ‘공기 지킴이’-환경부 대기보전국
김명섭(KBS 기자) 2004년 09월호
사람이 하루에 숨쉬면서 마시는 공기의 양은 얼마나 될까? 들이켰다 내뱉는 양을 감안할 때 성인의 경우 보통 20리터의 공기를 마신다고 한다. 환경부 대기보전국은 바로 대한민국 4,700만명이 마시는 공기를 책임지고 있는 50여명의 ‘공기 지킴이’들로 짜여져 있다.
대기보전국은 대기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실내나 지하공간 공기질 관리, 소음 방지대책, 유해 전자파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기보전국은 기존에는 대기정책과와 대기관리과?교통공해과?생활공해과의 4과로 이뤄져 있다가, OECD국가 중 최악의 대도시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3월말 교통공해과가 교통환경기획과와 교통환경관리과로 분리되고 대기총량제도과가 신설되면서 총 6개 과로 확대?재편됐다.
지난달 열린우리당이 경제성장을 위한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수도권 대기오염총량제 도입으로 인한 각종 규제안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을 언론을 통해 접한 환경부 대기보전국의 당국자들은 가슴이 타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대통령 공약 사항인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해 「수도권대기질특별법」을 제정한 지 얼마 안되어 법을 구체적으로 시행해 보기도 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이미 경제장관간담회에서는 2005년부터 국내에서도 경유자동차 시판을 허용해 대기정책 담당자들을 한차례 우울하게 한 바 있다. 경제논리에 밀리는 환경정책의 현 주소를 절감하게 하는 사례였다. 수도권 대기오염 수준을 10년 후엔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자동차의 배출가스를 더 줄여야 하는데, 대기보전국으로서는 무거운 짐을 하나 더 지게 된 셈이었다. 대신 정부는 에너지 상대가격을 정비하고 경유차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경유값을 휘발유 가격의 85% 수준까지 인상하는 안을 지난달 열린 경유가격 인상안 공청회에서 발표했다.
그나마 대기보전을 위해 이런 안이 나오기까지 노심초사하면서 물밑작업을 벌인 주역이 바로 김신종 대기보전국장이다. 김 국장은 산업자원부에서 에너지산업심의관으로 있다가 올해 1월 중앙부처 국장급 인사교류 정책에 의해 대기관리업무의 수장을 맡게 되었다. 경제부처에서 워낙 마당발인 김 국장은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경유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산업자원부와 재정경제부의 문턱이 닳도록 뛰어다녔다는 후문이다. 특히 대기관리 정책과 관련해 친정인 산자부와 자주 충돌하면서 “산자부로 돌아올 생각이 없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듣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오는 2006년에 공급할 예정이었던 황 함유량 30ppm 농도의 초저황 경유를 오는 10월부터 정유사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초저황 경유를 공급하는 정유사에게는 판매 전에 원천징수하고 있는 세금을 인하하는 방식의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방식을 통해 10월부터는 430ppm의 저황유가 30ppm의 초저황유로 공급될 전망이다.
김 국장은 효율적인 대기관리 정책을 위해서는 연료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급히 수혈(?)한 인물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자부의 전신인 동력자원부의 기획예산담당관실과 석유수급과?전력정책과 등에서 굵직한 업무를 맡아 왔고, 산업자원부의 에너지기술과장?원자력발전과장을 역임했다. 1990년대 말에는 전력산업구조개혁단에서 한전의 민영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김 국장의 당면 목표는 분명하다. 국내 대기질을 환경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기틀을 닦는 일이 그것이다.
▲대기정책과는 대기보전의 종합대책을 수립하며, 대기환경의 기준을 설정하고, 대기오염 측정망과 대기오염경보나 예보제도를 운영한다. 대기환경 규제지역 지정 업무를 총괄하며 자치단체별로 정할 수 있는 지역대기 환경기준을 승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지난 1997년에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등의 오염도가 높아 대기환경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1999년에는 부산과 대구, 광양만 일대를 오존 대기환경 규제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연료용 유류의 황 함유 기준을 설정하거나 연료의 제조나 사용 등의 규제에 대한 사항, 환경친화적인 대체연료의 개발 등을 담당한다. 황사 등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에 대한 국제협력과 저감대책도 수립하고 있다.
대기정책과장을 맡고 있는 이재현 과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교통공해과에서 오랫동안 대기오염 정책을 다룬 교통공해통으로, 꼼꼼하게 일을 챙기면서도 추진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년 간의 유엔환경계획(UNEP) 근무와 최근 환경경제과장을 맡으면서 국제환경업무와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리는 정책을 익힌 뒤 다시 대기보전국의 주무과장 역할을 맡게 돼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다.
▲대기관리과는 대기오염물질 오염원 관리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대기오염 배출시설의 범위와 허용기준 설정, 대기오염을 배출하는 산업시설의 감시와 단속기능, 악취 관리 기능 등 대기오염배출사업장에 대한 종합관리를 담당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질과 특정대기유해물질 관리를 담당하며 TMS(원격자동감시시스템) 등 과학적인 배출시설을 관리하는 기법도 개발하고 있다.
방의석 대기관리과장은 육사 출신으로, 한강환경청 지도과장으로 환경부와 인연을 맺은 뒤 교통공해과와 생활폐기물과를 거쳐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환경정책 업무를 수행해 왔다. 대학시절 익힌 이공계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과학적인 성격의 환경업무의 맥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화하고 친화력 있게 매사에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로 환경관리 업무를 추진해 오고 있다.
▲교통환경기획과는 교통공해 방지를 위한 중?장기 종합대책 수립, 저공해 자동차의 기술 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제작차의 배출허용 기준을 설정하고 제작차 저공해 장치 등 무?저공해 차량의 보급을 추진한다. 교통수단별 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사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친환경적 교통체계를 세우는 일도 맡고 있다.
김상배 교통환경기획과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그에게서는 ‘기획’이라는 용어가 떠나지 않는다. 환경부 기획예산과를 거쳐 홍보기획팀장을 맡았고 오랫동안 대(對) 국회 업무를 맡아 수행한 바 있어 환경부의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다. 김명자 환경부장관 시절에 환경부 홍보라는 특명을 무난히 소화해 낸 것과 순발력 있게 정책을 입안하는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어 교통환경 기획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교통환경관리과는 운행차의 배출가스를 점검하고 공해저감장치의 결함을 검사하는 등 운행중인 차량에 대한 환경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운행중인 경유자동차의 연료전환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고 매연여과장치나 산화촉매장치 등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보급을 담당한다.
장재구 교통환경관리과장은 춘천환경출장소장과 대기보전국, 자연보전국을 거치고 영산강 환경감시대장, 금강환경관리청 환경관리국장 등 현장 환경관리 경험이 풍부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올해 초 생활공해과장을 맡을 때 ‘새집증후군’ 관련 대책안을 마련하는 데 온 정열을 기울이기도 했다. 성실?노력형으로 신중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 직원들을 잘 다독거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생활공해과는 소음이나 진동 방지대책 마련, 건설공사장의 비산먼지 저감대책, 지하생활 공간 공기질 관리를 담당한다.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실내유해물질 관리대책도 생활공해과에서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 전자파의 유해성 점검과 관리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박일호 생활공해과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환경부 전산통계와 기획예산, 인사 분야에서 솜씨 좋은 일 처리로 위아래로부터 신임을 받았고, 특히 올 3월 적은 예산으로 제주에서 열린 UNEP 특별총회를 무리 없이 기획?관리했다. 대인관계가 좋으며 소신 있게 업무를 처리해 나가는 스타일로, 대기보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과의 수장으로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진면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총량제도과는 수도권 대기질을 10년 내에 OECD국가 평균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임무를 띠고 수도권 주변이나 산업단지 등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원 별 오염물질량을 파악하고 총량제로 관리하기 위한 선진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총량배출제나 사업장 오염물질 총량관리제, 배출권 거래제 등의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수송용 차량을 제외한 비점오염원의 관리도 맡게 된다.
30대 후반의 박광석 대기총량제도과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예산담당관실을 거쳐 지난 1997년부터 대기정책과에 근무하면서 대기정책 업무로 잔뼈가 굵었다. 환경 정책으로 유명한 미 델라웨어대에서 에너지환경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수도권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장으로 전격 발탁된 케이스이다.
산업화와 교통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1980년대초까지 아황산가스로 뿌옇던 전국의 대기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유지해올 수 있었던 데는 대기보전국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비록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오존 등의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지만 그동안 환경부의 대기규제정책 방식은 매우 획기적이었다.
대기보전국은 지난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 아파트 단지에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을 의무화해 수도권의 아황산가스와 먼지 배출량을 크게 줄이기도 하였다. 또한 아황산가스와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등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공장밀집지역인 울산과 여천 지역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해 아황산가스 오염도를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 수준으로 개선했으며 동시에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정책을 펴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 오존 오염이 심해지자 1995년도에 서울을 시작으로 주요 도시에 오존경보제를 도입했다. 대기보전국이 1992년 도입한 배기가스 리콜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도입한 선진 제도로, 국내 자동차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993년 자동차 휘발유에 들어가는 납 사용을 전면 금지해 무연휘발유 보급을 촉진함으로써 자동차 공해를 줄이는 데 획기적인 성과를 낳기도 하였다.
지난해에는 수도권 대기질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수도권대기질특별법」을 제정했으며,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을 제정해 현재 의료기관과 도서관?공연장 등 (17)개 시설에 대해 실내공기를 관리하도록 했다. 올해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 내부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인한 ‘새집증후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건축자재 사용을 규제하는 한편, 주민 입주 전에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등의 오염물질을 측정해 출입문에 공고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악취방지법」을 제정해 고무나 합성수지 등 악취발생 물질을 소각장 이외에서 소각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환경부의 업무는 현재의 삶의 질 못지 않게 미래의 삶의 질을 중요시한다. 또한 더불어 잘살기 위해서 생산하고, 먹고, 쓰고, 버리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규제를 해야 한다. 당장은 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 환경을 지키는 것이 미래의 삶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 미래의 삶의 비용 가운데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기보전국의 공기 지킴이들이 대기오염과 맞상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기개선 정책의 효과는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낸 만큼, 열심히 정책을 추진한 만큼 나타날 것이라고 믿으며 대기보전국 직원들은 맑은 하늘을 그리며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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