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는 울산광역시 00군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이00이 ‘산불 진화를 위하여 동원된 헬기의 소음으로 인하여 사육 중이던 가축이 유산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여 발생한 환경분쟁조정신청사건에 대하여 헬기 소음에 의한 가축피해를 인정하여 00군에게 3백만9천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한 사례을 소개하기로 한다.
사건개요 및 배상결정의 의의
그간 건설공사장이나 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으로 인한 가축의 유·사산 피해 등의 배상결정은 있었으나, 헬기의 소음으로 인한 가축피해에 대한 배상결정은 2001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문제가 된 지역은 소방헬기가 급수한 저수지로부터 근접해있고, 산불 발생 지점은 축사로부터 2㎞ 정도 떨어져 있으며, 축사 주변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관계전문가는, 그 동안 사육한우가 외부의 소음에 의한 자극을 받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사육되고 있던 상태에서 소방헬기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헬기 소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강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유산·불임 등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소음을 발생시킨 00군수에게 분쟁조정 신청금 전액을 신청인 이00에게 배상하도록 결정하였다. 이번 결정의 의의는, 그간의 환경분쟁 조정이 공사장 소음·진동, 공장 대기·수질 오염 등에 대한 피해신청 및 배상결정 중심에서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다는 점과, 긴급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환경 피해일지라도 적극적인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는 점 등에 있다고 할 것이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재정결정 내용
신청인 주장
2005년 1월 9일 00군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동원된 헬기의 소음으로 인하여 불과 4일 후인 2005년 1월 13일 신청인의 임신한 암소가 유산하였으므로,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3백원의 피해배상을 하여야 한다.
피신청인 주장
2005년 1월 9일 14시45분경, 00군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자 동원된 헬기 3대 중 2대가 신청인의 축사 인근 저수지의 물을 취수하기 위해 20회 정도 왕복 운행하였으나, 헬기 소음으로 임신한 소가 유·사산하였다는 것은 그 사례가 없으며, 같은 시기에 임신한 소 2두중 1두만 유산하였고, 헬기의 취수지점과 신청인의 축사까지는 50m 정도 떨어져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헬기소음으로 유산하였다는 신청인의 주장은 수용하기 곤란하다.
배경상황
문제가 된 지역은 00군 지역 일원으로 신청인의 축사는 소방헬기가 급수한 저수지로부터 서북쪽에 10m(급수지점으로부터 50m) 정도 떨어져 위치하고 있고, 산불이 발생한 지점은 축사로부터 서쪽으로 2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축사 주변은 산과 전답이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2005년 1월 9일 14시45분경, 00군 화장산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하였고, 그 원인은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된다(피해면적 0.3ha).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헬기 3대가 동원되었으며, 이 중 2대가 산불 발생지점으로부터 2km 정도 떨어진 신청인의 축사 인근 저수지(만수위 1천평)에서 진화 용수를 취수하기 위해 20회(임차헬기 19회, 소방헬기 1회) 정도 왕복 운행하였다.
운항하였던 헬기 중 소방헬기의 기종은 KA-32T(러시아제)로서 운항속도 205km/h, 탑승인원 18명, 체공시간 3시간, 적재능력 5,000kg의 기능을 갖고 있고, 임차헬기의 기종은 BELL214 B-1(미국제)로서 운항속도 120knots, 탑승인원 17명, 체공시간 2시간 30분, 적재능력 3,630kg의 기능을 갖고 있다.
신청인은 2001년 5월경 당해지역으로 이사를 와서 2004년 9월부터 암소 3두를 반개방형 축사(약 40평)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그 중 임신한 소는 2두이며, 1두만 유산(암송아지, 수의사의 진단서 : 00군 제일동물병원 ’05.1.13)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005년 6월 8일 현지조사시, 신청인의 주장에 따르면 소방헬기의 비행 소음으로 축사 지붕인 슬레이트와 집의 창문도 흔들림을 나타냈으며, 축사 내의 한우가 놀라 안절부절하여 흥분상태로 몰려다니다가 1두는 축사 밖으로 탈출하는 등의 증상을 나타내어 사육 한우 1두가 유산되는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소음·진동도와 관련해서는, 피해지역의 헬기소음도를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2002년 11월 8일 재정한 바 있는 ‘중앙환조 02-3-161호, 강원도 영월군 소방헬기 소음·진동으로 인한 피해사건’과 관련하여 산림청에서 용역을 의뢰하여 00산업(주)가 2002년 6월 15일 측정한 헬기의 소음도를 참고토록 한다.
산림청에서 헬기 소음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산불 진화시에 투입된 소방헬기 KA-32T(러시아제)를 이용하여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한강 인근 2개소에서 헬기 운항시 항로 직하에서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취수지점으로부터 200m 이격거리에서 헬기 비행경로 직하의 등가소음도는 69.8~85.6dB(A), 최대소음도는 87.4~110.1 dB(A)로 나타났다.
전문가 의견
소방헬기의 취수지점이 가축피해가 발생한 목장과의 이격거리가 불과 50m 정도로서 저수지 인근에서 비행시 발생되는 헬기 소음이 직·간접적으로 목장으로 전달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소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신경자극으로 교감신경이 흥분하여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심박동의 증가와 혈압 상승, 말초혈관 수축, 자궁평활근 수축, 타액분비 감소, 위 운동 감소, 식욕 감퇴 등을 유발함으로써 유산, 유즙분비 억제, 소화기능 장애, 불안, 초조, 근육의 긴장, 신경과민 등의 증상을 가져온다.
소에서 임신 3개월 이후 확인되는 자연유산율은 한우의 경우 2~3%(평균 2.5%)로 추정되며, 신청인과 같이 유산의 원인이 집중된 목장에서는 10~20% 이상까지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신청인의 목장이 한적한 곳에 소재하여 사육한우가 외부의 소음에 의한 자극을 받지 않고 사육되고 있는 상태에 있다가 소방헬기 비행시에 발생된 소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한우에게 강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유산·불임 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한우 2두가 임신하고 있던 중 소방헬기의 소음으로 1두가 유산을 하고, 그 나머지 1두는 유산을 하지 아니한 원인은 2두의 임신 개월령이 3개월 여 차이가 있으며, 또한 유산 1두는 분만 예정일이 1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유산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의 인과관계 검토
피신청인은 헬기 소음으로 인한 한우의 피해(유산)를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신청인이 2005년 1월 9일 산불 진화에 동원한 헬기는 2002년 6월 15일 산림청에서 소음도를 측정한 헬기 KA-32T(러시아제)와 같은 기종으로서, 그 헬기의 소음도는 취수지점으로부터 이격거리 200m에서 최대 87.4~110.1dB(A)로 나타났다.
「소음에 의한 가축피해 평가방안에 관한 연구(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2001년)」보고서에 의하면, 가축의 피해 임계수준인 70dB(A) 이상에서는 유·사산, 폐사, 번식효율 저하, 성장지연 등의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소의 질병에 관한 발생내역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조회한 결과에 의하면, 2002년도에 경기도와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였으나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전국적으로 한우의 질병이 발생한 지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위와 같은 수준의 헬기 소음은 가축의 피해 임계수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을 조사한 관계전문가도 헬기 소음으로 인해 유산 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고, 한우의 유산이 헬기소음 외에는 특이한 질병에 의한 것도 아니므로 피신청인이 동원한 헬기의 소음으로 인하여 신청인의 한우가 유산하였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배상액 산정
피해액 산정식은 ‘소음에 의한 가축피해 평가방안에 관한 연구(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2001년)’의 가축피해금액 산정식의 예에 따른다. 이 경우, 한우가격은 농협중앙회가 발표한 유통정보자료에 의한다.
○ 유·사산 피해액 = 젖떼기 가격(300만원) ·피해두수(1두)
○ 이 사건 인지대 = 신청물가액(300만원) ·3/1000
따라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현장조사 결과, 전문가 의견, 관련자료 및 당사자의 주장과 진술 등을 종합하여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3백만9천원을 배상토록 결정하였다.